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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약사의 소통방식에도 수술 필요하다
의사·약사의 소통방식에도 수술 필요하다
  • 유현재 서강대 교수 hyunjaeyu@gmail.com
  • 승인 2018.02.20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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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재의 Now 헬스컴] 갈등 상황서 반복되는 위험 행동…타깃 중심 콘텐츠 구조화 노력 필요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협의회 주최로 지난해 12월 10일 열린 '문재인 케어 반대 및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반대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 모습. 뉴시스

[더피알=유현재] 의사와 약사로 통칭되는 의료·의약 전문가들은 공부를 매우 잘한 사람들이다. 오랜 기간 많은 노력과 자기관리를 거듭해 현재 위치에 오른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전문가 그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커뮤니케이션(Strategic Communication)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사람의 눈으로 보면 의료·의약 전문가 그룹의 대국민 혹은 대정부 소통은 그다지 전문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심지어 전혀 전략적이거나 효과적으로도 느껴지지 않는 사례들이 관찰되고 있다.

제 3자의 시각에서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제 3자이기에 더욱 객관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 싶다.

벌써 5년 가까이 지난 일이다. 당시 의사협회 회장은 원격의료 등에 대한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매우 공적인 장소와 시간에’ 온 국민이 쉽게 볼 수 있는 환경에서 흉기로 자신의 목에 상처를 냈다. 말 그대로 ‘자해’를 감행한 것이다.

당시 언론보도와 기사 아래 댓글을 근거로 판단했을 때 해당 사건은 국민들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론 극단적 방법을 통해 일부 국민들은 그분이 의도한 대로 원격의료 등에 대한 내용과 시각을 달리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격과 실망이 깔린 복잡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2012년 9월 13일 '의료악법 철폐 위한 규탄대회'에서 의료계 종사자들이 도끼를 들고 얼음을 깨뜨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안타까운 반응들은 일선 의사들을 비롯한 관여도 높은 그룹에서도 분명히 존재했다. 당시 일부 보도에 의하면 의사는 물론 다수의 기자들도 그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그 이후에도 일부 의사들은 특정 이슈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표출하며 자해를 감행했다. 전진하고 있는 자동차 앞에 드러눕기도 하고, 화학물질을 몸에 끼얹은 다음 분신을 시도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너무나 과격한 방식을 동원해 일부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자 한 것이다.

극단적 방식의 반복이 주는 문제

의약 전문가인 약사 그룹에서도 지난해 말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상비약의 확대 정책을 놓고 정부와 대립하던 약사회 간부가 회의장에서 자해를 한 것이다. 다행히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또 다시 적잖은 충격과 실망을 느끼게 했다.

의사 및 약사 그룹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을 접하며 그들도 해당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기 이전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생활자’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증을 소지하고, 통상 평균 이상의 경제적 여유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국엔 매일을 열심히 살아내야 하는 사회구성원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협회 등의 단체도 결성했을 것이고 자신을 포함한 내부 구성원들의 권리와 이익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것이다.

조직을 위한 활동을 수행하다보면 정부에서 추진하는 관련 정책이나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 등이 주관적 판단에 의해 썩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고, 단체의 구성원 대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을 근거로 정부 및 사회 전체를 향해 의지 표명도 할 것이며, 때로 심각한 불만을 드러낼 수도 있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일부의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있어서 현상적으로나 명분으로나 주장의 전달 측면에서나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상황이 자꾸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 같은 상황이 간헐적이지만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정 방식이 반복된다는 것은 그룹 내부 일각에서는 그런 방식이 맞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7일 열린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 저지를 위한 대한약사회 전국 임원 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대의명분이나 의미, 가치 등의 잣대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의료 및 의약 전문가 그룹에 전략적으로 하등의 도움이 안 되는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돌발적 폭력 혹은 유사 폭력적 형태의 콘텐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

물론 의료 및 의약 전문가 집단에 속해 있지 않기에 그들 입장에서 무엇이 그토록 첨예하고 절박했는지 온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국민 한 사람으로서 판단해 봐도 하루라도 빨리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특정 집단 그룹의 이익을 대변하고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세련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싶다.

연구자마다 시각은 다를 수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각 주체가 성취하고자 하는 바를 상대, 즉 카운터파트와 ‘갈 데까지 가는’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주장이 있고, 그에 동의하지 않거나 아예 반대하는 카운터파트가 존재할 경우 사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그리 많지 않다.

절충 혹은 양보해 잔잔한 갈등상태를 유지하든가, 아니면 정말 명확한 적(敵)으로 규정해 ‘너 죽고 나죽고’의 상태를 만드는 것 정도일 것이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한다는 것은 ‘쌍방이 모두 죽는’ 시나리오는 가정조차 하지 않는다. 각자 경험하는 상처의 수준만 다를 뿐 결국은 서로 간 골만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주장만 있고 공감은 없는 원웨이

필자는 앞서 언급한 두 그룹의 웹사이트를 방문해 최근의 활동상, 소통 양상 등을 살펴봤다. 물론 웹사이트가 해당 그룹이 진행하는 일체의 사업과 커뮤니케이션 활동, 전략 등을 철저히 파악하기에 충분한 채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관찰만으로도 전략커뮤니케이션 전공자로서 다소 안타까운 마음이 든 게 사실이다.

제공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콘텐츠의 상당 부분이 소위 ‘공감’이나 ‘소통,’ ‘커뮤니케이션’ 등 상호(Interactive) 관계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미디어 콘텐츠하고 하기엔 어려운 특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매우 일방적이고 극단적이고 갈등 위주의 메시지와 이미지가 자주 발견됐다. 그러한 콘텐츠가 모두 내부 구성원들만을 위한 사항이라고 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최소한 두 그룹 모두 일선 집회에서 ‘국민’ ‘국민 건강’ ‘국민 및 정부와의 소통’ 등을 주장하는 사실을 감안하면, 소통의 주요 타깃을 선정하고 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에 근거해 콘텐츠를 구조화시켜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찬반의 시각차는 있을 수 있겠으나 특정한 정책의 형성과 실현을 위해 여론의 추이와 국민적 공감대는 그 어느 때보다 핵심적인 변수가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외상센터와 관련된 논의 및 예산 배정 등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일반 국민들이 사안에 대해 어떠한 시각을 견지하고 표출하는가에 대한 변수들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기능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제 3자의 시각에서, 최근 관찰되는 의사 및 약사의 소통은 전혀 전문적이지 않다. 치료와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믿는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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