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북·미 청와대 회동, 평창올림픽 계기 다시 조율될까
무산된 북·미 청와대 회동, 평창올림픽 계기 다시 조율될까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2.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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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WP “북한이 회담 두 시간 전 취소 통보”…중앙 “앞으로가 더 중요”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북-미 회동 불발

국민의례하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김영남 김여정, 펜스 대통령 내외. 뉴시스

[더피알=이윤주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추진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회동이 무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 배경과 향후 파장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펜스 부통령과 김정정 부부장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만날 계획이었지만 회담 두 시간 전 북한이 취소를 통보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이 먼저 회동을 제안했고, 펜스 부통령 방한 2주 전부터 논의가 시작됐다고 한다.

북한이 회담 직전 취소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펜스 부통령이 방한 기간 내내 대북압박 행보를 거듭했던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는 “북미가 대화의 입구까지 갔던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며 “폐회식 공간을 이용한 3각 하모니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남북미, 평창 폐막식서 북미회담 3박자 재조율 나서라

한국일보는 “우리 정부의 기획과 조율하고 북한과 미국이 수용하는 형식으로 3박자를 맞춰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북한이 막판에 트는 바람에 무산됐다고 한다”며 “북미가 대화의 입구까지 갔던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폐회식 공간을 이용한 3각 하모니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어 “취소 이유를 밝히지 않아 북한의 속내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펜스 부통령이 방한 기간 내내 대북 압박 행보를 거듭했던 점으로 미뤄 북한이 막판에 자존심을 내세워 틀어버린 것”이라며 “미국의 유연한 입장에 비춰 보면 북미대화 성사의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겨레: 아쉬운 ‘북-미 접촉’ 불발, 그러나 다시 시도해야

한겨레는 “상황을 돌아보면, 펜스 부통령이 대북 회동을 앞두고 평소보다 더욱 강하게 북한을 자극한 점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 입장에선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안 만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면서도 “그렇더라도 회동 2시간을 앞두고 만남을 취소하는 건 외교적 행동이 아니다. 안 그래도 믿지 못하는 북한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울 수 있고, 회동 실패의 책임을 북한에 돌릴 직접적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고 봤다.

아울러 “이런 내용이 뒤늦게 미국 언론에 공개된 건, 한국에서의 초강경 행보로 비판받는 펜스 부통령 쪽이 접촉 불발의 책임을 북한에 돌리려는 ‘언론 플레이’ 측면이 없지 않다”며 “성사도 되지 않은 ‘비밀 접촉’ 과정을 이렇게 언론에 공개하면, 북한은 앞으로 미국과의 접촉 시도마저 꺼릴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어쨌든 이번 사례를 통해서, 미국이 대북 예비접촉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점만은 확인할 수 있다”며 “북·미 모두 좀더 열린 마음으로 다시 접촉에 나서길 바란다. 이를 위해선 특히 평창 올림픽 이후 재개될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규모와 방식 등을 지혜롭게 처리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중앙일보: 펜스-김여정 회동 무산…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중앙일보는 “이제 남북, 북·미 간에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말아야 할 지경이 됐다”며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정반대의 일이 물밑에서 진행돼 온 것”이라고 봤다.

이어 “미 중앙정보국이 1월 하순께 북측이 펜스 부통령과의 만남을 원한다는 얘기를 듣고서 논의가 시작됐으며,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극소수 인원만 참석한 회의에서 북·미 회담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기밀급 내용까지 전했다”고 밝혔다.

중앙은 “비핵화에 대한 한·미의 기본 입장을 모르지 않을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려 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물밑에서 먼저 북·미 대화 의사를 보였다가 무산시킨 북한인만큼 다시 한 번 스스로 전향적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美 ‘비핵화 원칙’ 확인 후 테이블 박찬 北

조선일보는 “전후 사정을 보면 북측이 펜스 부통령을 만나 봐야 얻을 게 없다는 분위기를 파악하고 지레 포기했다는 쪽에 가깝다”며 “펜스 부통령은 한국에 와서 ‘나를 만나도 들을 얘기는 핵‧미사일의 폐기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정은도 보고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판을 깬 것”이라고 봤다.

이어 “북측은 미국과의 만남을 취소한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이른 시일 내에 평양에 오시라’며 정상회담 카드를 던졌다. 당장은 미국의 입장 변화가 어려운 만큼 남측과 먼저 대화하면서 시간을 벌고 남으로 하여금 미국을 변화시키게 하겠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선은 “미국이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협상은 없다’는 점에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뿐”이라며 “이런 사정을 북측에 분명히 전달해 북이 ‘통남봉미(通南封美)’라는 우회로를 통해 ‘핵 있는 평화’라는 자신의 목적지로 가겠다는 헛된 꿈을 버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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