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강미혜 기자] 이달 17일부터 중앙일보 토요일자가 없어지고 일요일에 발행되던 중앙선데이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광고비 감소에 따라 제작비를 줄여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되지만 중앙 측에선 “주말판 강화”라고 설명했다.

토요일에 나오게 되는 중앙선데이는 면수와 구성에서 변화를 준다. 기존 토요일자 신문(28개면) 보다 8개면이 많은 36개면으로 제작되고 ‘욜로(YOLO)’ ‘인사이트’ ‘비즈니스&머니’ 등의 섹션이 신설된다.

배포 지역도 전국구로 확대된다. 중앙선데이는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제한적으로 볼 수 있었는데, 앞으론 전국 일간지인 중앙일보 배포망을 활용한다.

다만, 발행일자가 일요일에서 토요일로 변경됨에도 중앙선데이란 제호명이 ‘중앙세터데이’로 바뀌지는 않는다. 중앙 관계자는 “지면과 내용을 풍성히 해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간 읽는 주말용 신문을 표방한다”며 “선데이 이름은 그대로 가져간다”고 밝혔다.

‘토요판 중앙선데이’를 위해 올 초 중앙일보는 중앙선데이를 자회사로 분사하고 시니어 기자들을 대거 이동시킨 바 있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선데이 취재·제작 인력은 20여명에서 30여명으로 늘어났는데, 이중 차장대우급 이상이 17명에 달한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을 언론계에선 생존을 위한 중앙미디어그룹 차원의 체질 개선 노력으로 보고 있다.

종이신문 구독률의 전반적인 감소 추세 속에서 중앙일보의 경우 삼성광고 물량이 급감한 여파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종이신문 단계적 철수설과 인력 구조조정설 등 흉흉한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전직 중앙일보 관계자는 “구조조정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고도 지난해 비(非)취재부서를 중심으로 상당 수준의 인력 이탈이 일어났다. 경쟁 언론사로 옮겨간 이도 많다”며 “중앙선데이 토요일 발행도 결국 비용 절감과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토요일자 발행을 위해 금요일에 투입해온 인력이 필요 없어지면서 자연스레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일요판(기존 중앙선데이) 제작·배포도 하지 않기에 비용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 측은 “중앙선데이에도 (주중 발행 신문처럼) 스트레이트 기사가 많이 들어간다. 선데이 토요판을 위해 본지 기자들도 많이 관여할 수밖에 없다”며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결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앙일보·선데이의 변화는 언론계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중견 언론인은 “모양새는 음울하지만 종이매체 비중을 경량화하는 건 세계적인 경향”이라며 “확립된 오너십,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신문 매출 감소를 전략적·정서적으로 감당할 만한 데는 중앙을 비롯한 일부 메이저사 뿐이다. 변화를 담담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미디어 환경 변화와 기술 진보의 양상 속에서 안타깝지만 이(언론) 산업은 완연한 사양산업”이라고 진단한 뒤, “결국 언론도 20세기 경쟁구조에서 빚은 매체력 즉 업력, 평판, 발행부수 등의 가치를 내려놓고 네트워크와 뒤섞여야만 하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 특색 없는 대형 매체가 현재의 고정비용을 감당하고 구성원의 경제지위를 맞추면서 끌고 가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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