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따로 재능 따로”…투잡 신풍경
“일 따로 재능 따로”…투잡 신풍경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3.09 1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라인 재능마켓 인기, 제2의 월급·가능성 평가의 장으로

[더피알=이윤주 기자] 재능을 공유하며 부수입도 올리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이들은 ‘재능 마켓’을 통해 자기홍보에 나서고 수강생들과 직접 만나 실력을 인정받는다. 잘만 하면 스스로 멋진 투잡(tow job)을 만들어갈 수 있다.

재능 마켓은 말 그대로 자신의 재능을 타인에게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이다. 외국어 레슨부터 호신술 강의, 프리다이빙 심지어는 잘 만드는 요리법을 전수하기도 한다. 직장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엑셀, 파워포인트, 프리미어프로 등의 실용 팁 관련 수업도 눈에 띈다.

수업료는 5000원부터 시작해 횟수와 시간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아울러 고정된 수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 일정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은 직장인들에게는 큰 이점이다.

재능공유 사이트 탈잉에서 원데이 메이크업 수업을 진행하는 문예람(24세) 튜터의 본업은 연기자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탈잉에서 한 주에 약 20명 정도의 수강생과 메이크업 시간을 갖는다.

문예람 튜터 수업 사진. 탈잉 홈페이지 캡처

문 튜터는 “메이크업에 대해 누구보다도 관심이 많고 노하우도 있기에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며 “수업을 하다 보니 제대로 잘 가르쳐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본격적으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배우면서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업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은 수강생들의 외적변화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내적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을 바라볼 때”라며 “그런 뿌듯함이 지칠 때 계속할 수 있게끔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만족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재능마켓인 크몽에서 활동 중인 13년 경력의 디자이너는 “회사 업무와 병행하면서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물론 부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좋지만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스스로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후기를 통해 밝혔다.

대형 포털사이트 기획 팀장 역시 “이력은 좋은데 자소서 때문에 합격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니 많이 안타까웠다. 이후 대학교 강연도 하고 잡사이트 자소서 첨삭 컨설턴트도 했고, 재능 플랫폼을 이용하게 됐다”며 “합격의 기쁨을 전해주는 취준생의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전문가를 매칭해주는 '숨고(숨은 고수)'의 레슨 카테고리. 숨고 홈페이지

마켓에서 레슨을 진행하는 이들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갖고 있는 재능으로 별도의 수익이 창출된다는 점이다. 고정 수입으로만 살아가기 어려운 평범한 사람들에게 또하나의 월급, 주급 개념이 되는 셈이다.

또 하나는 자격증과 경력 등 전문 이력이 없더라도 누구든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직업을 바꾸려는 사람들이나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의 장이 되기도 한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김지연(32세) 씨는 “아직 시도해보진 않았지만 주의 깊게 보고 있는 마켓”이라고 관심을 나타내며 “외국어, 컴퓨터 기능 같은 건 흔하게 배울 수 있는 아이템이다 보니 그런 것 말고 생활 속에서 사소하지만 막상 잘하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은 분야가 뭘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크라우드 펀딩이나 재능마켓들의 콘텐츠를 보면 이제는 누구라도 무엇이든지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다”면서도 “시작하게 되면 금전적으로 엮이게 되고,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