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스로 좋은 관계 만들기
좋은 소스로 좋은 관계 만들기
  • 이명주 (admin@the-pr.co.kr)
  • 승인 2011.07.0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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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주의 生生홍보

 

#. 준비된 소스의 힘

홍보담당의 하루는 아침에 신문을 펼치면서 시작한다. 구김없이 반으로 접혀 있는 신문을 처음으로 펼쳤을 때의 인쇄내음은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 정겹게까지 느껴진다. 1시간 일찍 출근해 여유있게 신문을 보며 세상과 소통하는 그 시간만큼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홍보업무의 또 다른 매력이다.

신문에 실린 많은 기사를 볼 때마다 기사를 쓰려면 참 많은 소스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여러 사례를 트렌드와 잘 엮어서 쓴 기사는 그 노력이 배로 느껴진다. 모르긴 해도 사전에 준비해 놓은 소스들이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기자들이 하루에 받는 이메일 양이 몇 백 개나 되는데, 그 중에서 반드시 써야할 기사를 잘 찾아내 기사화하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자칫 중요한 기사를 누락시키는 일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보팀에서는 중요한 보도자료를 보낸 뒤에는 반드시 확인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해 출입기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보도자료 내용을 핵심만 간결하게 설명하고 나면 기사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그만큼 클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메일 본문도 핵심적인 내용을 잘 간추려 설명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또한 기자들이 사전에 정보를 수집하듯 홍보담당도 자사의 보도자료를 내보내기 위해 시장동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 인터뷰는 ‘양날의 칼’

기자들이 가장 많이 요청하는 것이 경영진 인터뷰이다. 특히 기사 소스 발굴이 어려운 화학부문은 경영진 인터뷰를 통해서라도 기사를 쓰려고 한다. 하지만 경영진 인터뷰는 실무자가 바로 결정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기자들의 요청을 들어줄 수 없어 난처한 경우가 많다. 보통 인터뷰는 경영 상 변화가 있거나 새롭게 비전을 발표하는 등 특이사항이 있을 때 진행된다. 더욱이 언론에 알릴만한 큰 소스가 있어야 인터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에 쉽사리 진행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그동안 경험해본 바로는 인터뷰는 ‘잘되면 평균이고, 잘 안되면 오히려 역효과’ 를 보는 양날의 칼과도 같을 때가 있다. 인터뷰를 하고 난 뒤에도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기사가 나오기로 되어 있는 그날은 긴장한 채 모니터링을 계속해야 한다.

얼마 전에도 모 회사에서 경영진 인터뷰 때문에 회사가 발칵 뒤집혔다는 얘기를 들었다. 으레 그러듯 기사가 나오기 전날 인터넷으로 내용을 확인했는데, 인터뷰할 때 얼떨결에 이야기한 비공식적인 내용이 기사화되었던 것이다.

결국 실무자들이 언론사에 찾아가 전후좌우 설명을 하고 팩트(사실)에 맞는 표현으로 수정하느라 고생했다는 후문이다. 일단 기사화되면 사실이라도 논리가 다르기 때문에 내용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그 기사를 수정하는 동안에도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보며 홍보담당은 더욱 간담이 서늘해졌다고 한다.

 

#. 기획기사의 묘미

보도자료나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진 기사 외에 가끔 누가 봐도 잘 기획해 쓰인 기사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한 기사를 통해 평상시 정보수집을 차근차근 해두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종종 연락을 하는 모 기자는 사전정보 수집에 강하다. 매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다음 주에 특이사항이 있는지 묻는 전화를 정기적으로 한다. 주요 관심사는 물론 경영진, 사업부문의 새로운 이슈 등이다. 경영에 늘상 새로운 소스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주로 ‘없다’ 고 응답하게 되지만, 간혹 어떠한 자료들은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규모 있는 기사의 소스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럴 때면 그 기회를 잘 살려 좋은 홍보소스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난주에도 담당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사업부문에서 신제품, 준공, 연구개발 등의 새로운 뉴스가 있는지 그리고 CEO 동향에 대해 물어왔다. 마침 얼마 전 준공한 해외공장으로 시찰을 가셨다고 하니 그 내용이 바로 다음날 3단 이상으로 크게 기사화됐다. 이전에 수집해온 정보들을 잘 조합해 짧은 시간에 절묘하게 기사화했는데, 생생한 현장방문 사진도 첨부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관심분야의 기사를 쓰기 위해 출입처의 기업정보를 하나 하나 평소에 모아두는 그 기자는 그래선지 굵직한 기사를 종종 쓴다. 늘 기획기사를 쓰기 위해 준비하며 노력하는 그는 올해 들어온 후배도 그렇게 단단히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들었다.

이제는 매주 금요일이면 한 주 동안 있었던 일이며, 다음 주에 어떤 일들이 있는지 미리 살펴본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잘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굳이 가공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양질의 기획소스가 된다. 아울러 기사를 통해 돈독한 관계도 만들 수 있으니 일거양득의 기회라 생각한다.

기자와 홍보담당은 어떤 관계일까? 때로는 친한 듯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매우 어려운 관계가 되기도 하는 상호간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사이다. 평소엔 웃으며 상호 협조하며 지내다가도 의견이 맞지 않거나 쟁점이 발생하면 팽팽히 맞서게 되는 묘한 관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극히 공식적인 감정으로 움직여야 하는 그런 사이지만, 좋은 소스로 만났을 때 그 누구보다도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명 주

삼양사 홍보팀 홍보기획담당 부장

한국사보협회 부회장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서강대 언론대학원 졸업

서강대 영상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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