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0-15 18:44 (월)
[가짜뉴스 진단 ③] 지방선거 다가오는데…팩트체킹은?
[가짜뉴스 진단 ③] 지방선거 다가오는데…팩트체킹은?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8.03.23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적 규제-표현의 자유 ‘충돌 우려’, 공공영역 팩트체크 센터 역할 한계도 지적
국내에서 가짜뉴스(fake news)라는 말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며 각계 논의로 이어진지도 1년여가 흘렀다. 가짜뉴스의 진화 양상과 문제점, 대응방안 등을 심층취재했다.

내 맘에 안 들면 가짜뉴스?
기술로 더욱 교묘…기업도 타깃
③ 팩트체크 되고 있나

[더피알=서영길 기자] 가짜뉴스에 대한 수요는 정치 이슈가 많아지는 선거 시즌에 특히 강해진다. 자신의 정파적 색깔에 따라 지나치게 반갑고 기쁜 가짜뉴스가 도처에 깔리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역시 이럴 줄 알았어’ 내지는 ‘나만 이런 생각하는 게 아니었구나’ 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가짜뉴스들이 기사의 형태를 띠고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선거철이 가까워 올수록 가짜뉴스는 더 기승을 부리기에 언론의 팩트체크 기능이 강조된다.

이와 관련, 정연구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사회가 점점 자기주장이 강한 사회가 되면서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심리가 커졌다”며 “이런 심리를 자양분으로 가짜뉴스가 계속 생성되고 유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가짜뉴스가 그 개념부터 형태까지 진화하며 사회 병리현상으로 여겨지는 것에 비해 대책 마련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가짜뉴스의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법으로 규제한다는 점에 있어선 학계나 언론계는 물론 법조계에서도 대체로 반대하고 있다. 형법과 정보통신망법, 정정보도, 반론보도 청구 등의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떤 식의 표현이든 법으로 이를 규제하게 되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

이런 이유로 공공영역에서의 팩트체크 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지난해 3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주도로 ‘SNU 팩트체크 센터(이하 센터)’가 문을 열었다. 하지만 센터 자체가 주가 돼 팩트체크를 이끈다기 보다 언론사들을 가담시켜 그 결과를 단순 노출해 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최진순 한국경제 차장(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은 “센터가 스스로 기술력을 키워 고도화 된 팩트체크에 나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단순 매개자 역할만 하고 있다”며 “팩트체크 기능을 언론사에게만 맡겨 놓아서는 팩트체크 기관으로 제 기능을 하는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공적 플랫폼을 지향하는 기관이 뉴스의 진위를 직접 판별하는 건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팩트체크 자체가 이를 판별하는 주체의 관점과 주관, 평가 등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분야”라며 “공적 플랫폼을 지향하며 만들어진 센터가 어떤 방향으로든 직접 (팩트체크에) 나서는 순간 공정성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짜뉴스 문제는 근본적으로 언론에서 풀어야 할 사안이다. 센터나 위원회 같은 기관을 만들어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민간영역에서 snu 팩트체크 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포털 플랫폼과 개별 언론사 사이에서 단순 매개자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네이버 팩트체크 코너 화면 캡처


콘텐츠 가성비의 딜레마

결국 원론적인 얘기지만 언론 본연의 임무인 팩트체크 기능을 강화해 미디어 수용자들에게 다시금 신뢰를 가져오는 방법 외엔 뚜렷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또한 쉬운 게 아니다. 각 언론사마다 가성비가 떨어지는 팩트체크 분야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익명을 요한 한 언론인은 “어느 언론사나 탐사보도를 하고 싶어 하지만 대부분 여건이 안 된다”며 “팩트체크도 탐사보도의 딜레마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팩트체크 콘텐츠는 생산 속도가 느리다. 길 때는 일주일 걸릴 때도 있을 정도로 가성비가 좋지 않다”며 “속보경쟁에 매몰된 국내 언론에서 누가 이 분야에 뛰어 들려하겠느냐”고 현실적 한계를 언급했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그는 또 “우리 언론 특성상 기자들이 취재원과의 관계가 굉장히 밀착돼 있어서 취재원의 말을 객관적으로 팩트체크 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자기가 출입하는 정당 정치인의 발언을 거짓이라고 판명하는 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를 표방하며 지난해 6월 창간한 <뉴스톱>을 눈여겨 볼만하다.

뉴스톱의 김준일 대표는 “저희 기사량을 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띄엄띄엄 올라간다. 그만큼 가성비가 좋지 못한 분야가 바로 팩트체크”라며 “시의성도 중요하고, 속보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겐 정확성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팩트체크 과정에서 어떤 언론보도나 유명인의 발언이라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며 “저희는 모든 팩트체크 과정에서 원래의 소스(원본)를 본다. 그렇기에 콘텐츠 하나 하나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팩트체크 저널리즘은 쉬운 영역은 아니”라면서도 “그래도 모든 사실 관계 여부를 따져보고 확인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