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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바깥은 ‘미투 바람’ 거센데…직원 불신은 배로 커져
회사 바깥은 ‘미투 바람’ 거센데…직원 불신은 배로 커져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8.04.02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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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 대처 ‘신뢰하지 않는다’ 응답률 30%→70% 점프, “기업이 사회 인식 변화 따라가지 못해”

[더피알=서영길 기자] ‘미투’ 운동이 불러온 사회 각계의 인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 성추행·성폭행 문제를 전담하는 인사팀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는 대단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가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직장인 6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투’ 전후 인사팀의 대처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6.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불신 풍조는 여성 직장인에게서 조금 더 심했다. 인사팀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남성의 경우 73%인 데 비해, 여성 응답자는 80%에 달했다. 반면, ‘매우 신뢰한다’고 응답한 여성은 4%, 남성은 7%에 불과했다.

사내 인사팀 신뢰 수준(위)과 남녀로 구분해 조사한 신뢰도 비교. 자료: 블라인드

산업별로 보면 조사한 전체 53개 산업군 중 인사팀 대처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은 곳은 조선업(10점 만점 중 2.75점)이었고, 건축자재(2.85점), 방산(3.1점), 자동차(3.18점) 등이 뒤를 이었다. 업의 특성상 남성 직원이 많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평적 직장 문화의 대명사인 스타트업 조차 7점(6.69점)을 넘지 못했다. 산업별로 차이는 있지만 많은 직장인들이 성폭력에 대한 회사의 대처에 뿌리 깊은 불신이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불신감 팽배의 배경은 ‘미투 운동’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분위기와 온도차가 느껴지는 기업의 안일한 대처가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블라인드 미투(#MeToo) 게시판만 살펴봐도 인사팀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게시판에 ‘신고 후가 더 힘듭니다’라는 글을 올린 한 이용자는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참고인 조사까지 해놓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차라리 신고하지 말걸 그랬나’라는 후회까지 든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피해자는 회사를 나와야 했다.

블라인드 이용자가 미투 게시판에 올린 게시물 캡처. 자료: 블라인드

이에 대해 블라인드 측은 “미투 운동이 확산되며 피해자 보호, 관련자 처벌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높지만, 여전히 기업은 책임면피용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7년 말 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당시 ‘인사팀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30%가 채 되지 않았다. 불과 몇 개월 만에 눈에 띄게 높아진 수치”라며 “미투 운동을 통해 직장인 사회에서 성폭력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진 데 반해 기업의 대처는 인식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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