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설립…“태풍의 눈 될 수도”
네이버 노조 설립…“태풍의 눈 될 수도”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04.0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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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선언문 발표, “네이버 조직문화 수직 관료적으로 바뀌어…변화 필요하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네이버 사원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사내 조직문화에 대한 누적된 불만과 노동가치 대비 열악한 근로조건이 노조 결성의 이유다. 전 국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의 특성상 네이버 노조 활동이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네이버 사원 노조는 2일 선언문을 발표하며 “네이버는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그 출발은 노동조합”이라고 출범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네이버 노조 사이트 모바일 화면 캡처.

노조는 네이버의 경직된 문화가 회사의 발전과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초기의 수평적 조직 문화는 수직 관료적으로 변했고, IT산업의 핵심인 활발한 소통문화는 사라졌다”며 “회사의 소통이 필요한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투명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네이버는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우리의 자부심은 실망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뉴스배치 조작과 댓글조작 의혹 등 포털 뉴스서비스를 둘러싼 잇단 논란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또 “회사의 엄청난 성장에도 불구하고 복지는 뒷걸음질치며, 포괄임금제와 책임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노조는 ▲사회의 신뢰를 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네이버 만들기 ▲투명한 의사 결정 및 수평적인 조직 문화 만들기 ▲열정페이라는 이름 하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IT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이란 세 가지 목표를 내세웠다.

네이버의 이번 노조 결성을 놓고 업계 한 관계자는 “IT업계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오래 전부터 문제시 됐던 사안”이라며 “IT 쪽은 노조가 많지 않은데 선도기업인 네이버의 변화 움직임이 업계 전체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네이버의 경우 (포털과 메일 등은) 국민 서비스나 다름없다”며 “노조에 많은 힘이 몰리게 됐을 때 파업 등이 일어나게 되면 그야말로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노조 출범이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한편, 네이버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 형태로 결성됐다. 정식 명칭은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지회’다. 현재 ‘투명한 네이버 함께 만들기’란 이름의 노조 사이트(naverunion.com) 및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등을 통해 노조원을 모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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