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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 넘쳐난다…포털 일평균 100건↑
[단독]이 넘쳐난다…포털 일평균 100건↑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8.04.03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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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기준 6개월 단독기사 조사 결과, MBN·중앙일보·JTBC ‘두각’

[더피알=서영길 기자] 한국 언론의 ‘단독’ 사랑이 거의 집착증 수준이다. 이는 수치로도 잘 드러나는데 하루 포털 사이트에 쏟아지는 단독 기사만 해도 줄잡아 100건이 넘는다. 정말 우리 사회에 단 하루 만에 이만큼의 단독이 쏟아질 정도로 중요한 이슈가 차고도 넘칠까.

“‘진짜 단독’ 기사들이 매일 이만큼씩 나온다면 우리 사회에 부패나 부조리한 게 하나도 없을 거다.”

한 기자가 언론사들의 단독 남발을 꼬집으며 한 말이다.

그의 지적처럼 언론이 하루에 적게는 수십 건 많게는 100여건의 단독 기사를 내며 열일을 하는데도 대중은 기자들을 향해 ‘기레기’라며 조롱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단독 타이틀을 단 기사가 그 이름값을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국 언론은 심각한 단독병(病)을 앓고 있다.

포털에 송출된 단독 기사 갈무리.

‘증상’의 심각성을 알아보기 위해 소위 메이저라 불리는 언론의 단독 기사를 수치화해 봤다. 우선 검색 엔진을 네이버로 정하고 메인 키워드를 ‘단독’으로 잡았다. 검색 기간은 지난 6개월(2017년 9월 20일~2018년 3월 20일), 영역은 기사 제목으로 한정하고 유형은 동영상·포토·지면기사로 뒀다.

검색 대상 언론사는 총 21개사로 종합일간지 10곳(경향·서울·중앙·한국·국민·동아·문화·세계·조선·한겨레)과 일간경제지 2곳(매일경제·한국경제), 지상파방송 3곳(KBS·MBC·SBS), 종합편성채널 4곳(채널A·TV조선·JTBC·MBN), 통신사 2곳(뉴시스·연합뉴스)이다.

그 밖에 조건으로는 편의상 ‘제외 키워드’를 넣었다. ‘콘서트·개봉·주택·MC·분양·선두·1위·공급·중계·상영·운영·공연·입장·오픈·무대·입점’처럼 단독과 의례적으로 같이 사용되는 16개 키워드가 그 대상이다. 이와 함께 단독 기사가 아님에도 제목에 ‘단독’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가 검색 결과로 잡힌 기사는 일일이 확인해 제외시켰다.

그 결과 21개 매체에서 6개월 동안 ‘단독’ 표기를 해 내보낸 기사는 6919건에 달했다. 이를 평균 내보면 매체별 단독 기사가 약 329건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검색 조건> 메인 키워드 : 단독 / 검색 기간 : 6개월(17. 9. 20~18. 3. 20) / 검색 영역 : 기사 제목 기준 / 검색 유형 : 동영상·포토·지면기사
<제외 키워드> 총 16개 : 콘서트·개봉·주택·mc·분양·선두·1위·공급·중계·상영·운영·공연·입장·오픈·무대·입점 (단, 제목에 단순히 ‘단독’ 키워드가 포함돼 검색된 기사는 제외함)

조사 대상 매체 중 가장 많은 단독 기사를 낸 곳은 MBN으로 총 87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단독 기사의 12.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어 중앙일보가 743건(10.7%)으로 2위였고, JTBC는 685건(9.9%)으로 3위를 차지했다. 4·5위에는 각각 세계일보(482건·6.96%)와 경향신문(480건·6.93%)이 올랐다.

가장 적은 단독 기사를 낸 언론사는 문화일보로 57건(0.82%)에 그쳤다. 연합뉴스도 근소한 차이(59건·0.85%)로 하위권에 랭크됐다.

내친김에 종합일간지 위주로 어떤 분야에서 가장 많은 단독이 나왔는지도 살펴봤다. 제목만 보고 임의적으로 분류했기에 각 언론사들의 기준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흐름에선 대동소이 할 것으로 판단된다. 분류에 앞서 분야를 ‘정치·경제·사회·문화·국제·스포츠’ 6개로 나눴는데, 예상대로 모든 신문에서 사회 분야의 단독 기사가 가장 많았다. 여기엔 최근 ‘미투’ 관련 폭로로 파생한 자질구레한 단독 기사들이 남발된 이유도 컸다.

이중 특징 있는 몇몇 신문만 보면 조선일보는 정치면 단독이 두드러졌다. 총 109건의 단독 기사 중 44건(40.3%)이 정치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에 비해 사회 분야에서의 단독은 57건(52.2%)으로, 타 신문의 60~70% 비율에 비해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다.

한겨레의 경우 사회면 단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총 344건 중 78.7%에 해당하는 271건이 사회 기사였다. 서울신문 역시 사회면에서만 205건의 단독이 양산되며 총 266건 중 77%에 달했다.

문화일보는 문화면에서 단독 기사 비중이 높았다. 총 57건 중 12건이 문화 관련 기사로 21%를 차지했다. 타 매체가 문화 분야에서 대부분 1%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대단히 높은 수치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타사 대비 국제 분야에 단독 타이틀을 많이 달았다. 중앙(총 743건 중 73건)과 동아(총 445건 중 44건) 양사가 똑같이 9.8% 비율을 보였다.

이와 함께 네이버에 등록된 전체 언론을 대상으로 하루치 단독 기사량도 조사해봤다. 날짜는 3월 20일(화)로 특정했다. 그 결과 이날 제목에 단독을 수식해서 출고된 기사는 119건으로 나타났다. 특별한 사건·사고가 없는 평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독의 남발이라 할 만하다.

‘일단 붙여’…민망함은 독자의 몫?

물론 단독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기사들을 싸잡아 저널리즘적 가치가 없다고 치부할 순 없다. 위 조사에서 나온 6919건의 단독 기사 중 사회적 의미가 큰 보도도 분명 있다. 이렇게 발굴한 단독 기사들이 여론을 환기하고 사회문제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문제는 상당수 기사들이 단독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뉴스들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앞서 언급한 네이버상에 노출된 하루치 단독 기사 몇 개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MBN이 이날 보도한 <[단독] ‘은혜를 원수로’…먹여주고 재워줬더니 흉기 폭행> 기사가 그 예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단순 사건을 다루면서 단독을 붙였다.

굳이 특이점을 찾자면 제목처럼 가해자가 은혜(돌봐줬지만)를 원수(폭행)로 갚았다는 내용 정도다. MBN은 또 가수 김흥국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서도 4건의 단독 기사를 냈다. 제목과 내용을 약간 수정해 올린 것이었다. 이로써 MBN은 이날 하루에만 6건의 단독 기사를 배출했다.

단독의 남발은 연예 매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날 TV리포트는 R&B 그룹 솔리드가 21년 만에 완전체로 방송국에 출근한다는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단독] “오빠들이 왔다”…솔리드, 21년 만에 완전체 출근길>이 해당 기사의 제목이다.

하지만 이들이 재결합했다는 소식은 이미 3월 초에 알려진 바 있다. 결국 ‘솔리드 완전체가 방송국으로 출근한다’는 신변잡기성 연예인 동정 기사가 단독이 된 셈이다. TV리포트는 이 외에도 솔리드 소식과 관련해 무려 24건의 사진 기사에 단독 타이틀을 달아 무더기로 포털에 전송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신문사에 재직 중인 A사진기자는 “하루에도 수백 건의 사진기사가 포털에 쏟아지다 보니 단독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연예매체 사진기자들 사이에선 단독 남발이 심하다. 조회수 올리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모두 알려진 일정이나 취재 현장에서의 비슷한 그림(사진)에도 단독이라고 붙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

추측성 기사에 단독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헤럴드경제의 <[단독] 성수 한강변 재개발 50층→35층 낮아지나>라는 기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취재 기자의 추측이 내용의 핵심이다. 물론 단독이란 표기는 해당 언론사 재량이지만 정확한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은 ‘설익은’ 기사에 단독을 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사안에 따라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독 타이틀을 단 몇몇 기사만 훑어봐도 단독 본래의 의미보다는 눈길 끌기 위한 ‘수식어’ 정도로 활용되는 일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기자 출신인 허광준 전 오픈넷 실장은 “단독 가치가 없다고 대중들도 판단할 수 있는 기사에 단독을 달아 내보내는 건 다른 목적이 있지 않고서는 그렇게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하며, 결국 클릭수 올리기 등 ‘돈’과 관련돼 있다고 원인을 진단했다.

일간지 B기자도 “2000년대 초·중반부터 언론들이 습관처럼 단독을 붙였던 것 같다”며 “클릭수가 수익으로 직결되다 보니 인터넷매체가 난립하면서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제목 장사’는 뉴스 유통의 주도권이 인터넷, 즉 포털사로 넘어 오면서부터 보이기 시작한 오래된 병폐지만 그 효과 면에선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기사 제목에 [단독]이란 표기가 있으면 뭔가 특별한 내용이 들어 있을 것 같은 기대 심리를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단독 딱지는 다매체 속보경쟁 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진 언론사들의 꼼수 자구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목 낚시질이 예전엔 ‘경악’ ‘충격’ 등으로 나타났다가 사회적 지탄의 목소리가 커지자 점잖은 버전인 ‘단독’으로 그 단어만 바뀌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더욱 강한 자극, 또 다른 차별화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변형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더피알 매거진 2018년 4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구독신청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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