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 유한양행 광고가 갖는 의미
90년 전 유한양행 광고가 갖는 의미
  • 신인섭 (1929insshin@naver.com)
  • 승인 2018.04.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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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섭의 글로벌PR-히스토리PR] 한국 광고史에 기념비적, CSR 개념도 최초 도입

▷해방 전 한국 광고의 뿌리를 보다에 이어...

[더피알=신인섭] 1927년 12월에는 한국 기업의 역사 뿐 아니라 광고 역사에도 기념비로 남을 만한 유한양행 (柳韓洋行)광고가 등장했다. 1927년 12월 8~10일 연재한 개업 광고는 몇 가지 측면에서 독특했다.

(왼쪽부터) 1927년 12월 8~10일 사흘간 티저식으로 연재한 유한양행 광고. 필자 제공

첫째, 사흘 연재였고 둘째, 티저(teaser) 형태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셋째, 매체 사용이 대담했고 창의적이었다.

유한양행은 세 번의 광고를 모두 신문 1면에 실었다. 처음엔 1면이 12단이던 무렵 7단 크기의 광고였고, 그 뒤에는 7단의 절반 크기였다.

넷째로는 광고 내용이다. 맨 먼저 실린 광고에는 회사 이름과 업종, 상표, 개업일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으며 이튿날에는 간추린 영업 제목,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모든 영업 목록을 자세히 적었다.

해방 전후를 막론하고 이러한 개업 광고는 전무후무했다. 9살에 선교사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온 뒤 모국으로 돌아온 32세 청년 유일한(柳一韓)의 대담한 작품이었다.

유한양행은 또 한국 최초로 기업이미지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제창, 시행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광고를 한국에 도입한 회사였다. 서양에서조차 아직 CSR이란 말이 생소하던 시대였음을 생각하면 유일한은 말 그대로 '선각자'였다.

유한양행은 광복 이전 1930년대 한국의 모든 약방과 병원에 붙어 있던 <세계적 강장제(世界的 强壯劑) 네오톤> 인체 영양작용 컬러 포스터를 남겼다.

유한양행의 네오톤 컬러 포스터. 필자 제공

신인섭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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