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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진정성, 결국은 철학과 원칙의 문제
사과의 진정성, 결국은 철학과 원칙의 문제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8.04.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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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기업 전체의 생각, 경영품질 차원에서 검토해야
(자료사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딸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논란 열흘 만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선 "진정성이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위기관리에서 진정성이라는 건 대체 뭘까에 이어...

[더피알=정용민] 위기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사과에는 왜 항상 진정성 논란이 뒤따를까? 아무리 고개를 숙여도 왜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에 예외 없이 직면할까?

이는 사실에 근거한 생각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진정성(眞正性)이라고 볼 때,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니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게 되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회사라는 오명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는 사과하고 싶지 않은데도 어쩔 수 없이 기자들 앞에 나가 고개를 숙이는 대표이사의 경우,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다.

사과하고 싶지 않다면 왜 자신이 사과할 수 없는지를 밝히는 것은 개념 측면에서 차라리 진정성 있는 선택이다. 진정성을 일부에서는 선과 악으로 개념을 나누곤 하는데, 실제 진정성은 그 자체만으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일치 여부에 관한 것이지, 그래서는 된다 안 된다의 주제는 아니다.

물론 기업 위기관리 측면에서 대표이사 개인의 생각과 감정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하는 관점도 있을 수 있다. 기업을 위해서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기업 전체가 생각하는 그대로를 대표가 온전히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의 핵심이 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홍보담당자라면 이런 말을 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생(生)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면 회사 이미지가 남아나겠나?” “회사 내부의 생각을 어떻게 그대로 전달하나?”

대부분 회사의 철학과 원칙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경우다. 투명성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반사회적·반시장적·반소비자적인 철학과 원칙이 지배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기에 ‘그대로’ 커뮤니케이션이 꺼려지는 것이다. 위기관리 이전에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경영품질 차원에서 검토해야 맞다.

평소 생각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나

진정성(眞情性) 개념으로 보면 자사의 생각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니 매번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숙련의 문제일 수 있다. 일부는 진짜 자신의 숨은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한다.

사실 자사의 생각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면, 해당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라면, 자사 스스로의 생각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일부 홍보담당자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이게 표현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대표께서는 진짜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시는데, 이분이 원래 웃는 얼굴상이라서 덜 심각하게 보이는 게 문제지요”

이는 생각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기 힘든 경우다. 결국 지속적인 경험과 훈련이 답이다. 리더로서 만인에게 호감 가는 자세와 외모, 표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어로 풀어보면 생각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진정성(眞正性)은 어센티서티(authenticity)라는 단어를 쓴다. 반면 생각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해서 얻는 진정성(眞情性)은 신시어리티(sincerity)다.

기업에게 제대로 된 철학과 원칙이 있다면 진정성(authenticity)은 실현되게 마련이다. 또한 거기에 해당 기업이 제대로 훈련되고 경험되어 있다면 진정성(sincerity)도 부여 받게 된다.

만약 자신의 회사 위기관리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는 공중들의 반응이 있었다면,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자. 자사에게 어센티서티가 없었는지, 아니면 신시어리티가 부족했던 것인지. 거기에서 큰 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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