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상업화, 포털 탓?
블로그 상업화, 포털 탓?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1.08.03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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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폐해를 두고 인터넷 포털업체의 책임론도 도마에 올랐다. 파워블로거의 ‘파워’ 가 포털의 지원사격과 양산에 따른 ‘만들어진 권력’ 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명승은 회장은 “국내에선 포털에 얼마만큼 기여하느냐에 따라 파워블로그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 블로거의 추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파블로거’ ‘인플루언서’ 등으로 성장하는 해외와는 자못 다르다” 면서 “파워블로거의 상업화 문제는 포털사이트가 만든 구조적 문제” 라고 꼬집었다.

국내 포털이 블로그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말쯤. 사이트 자체 검색의 질을 높이고, 트래픽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웹2.0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07 ~2008년부터 블로그 서비스를 본격 강화하기 시작해 특정 블로그에 인증 배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파워블로거를 선정했다.

 네이버는 2008년부터 약 1700개의 ‘파워블로그’ 를, 다음은 2007년부터 700여개의 ‘우수블로그’ 를 지정했다. 블로그의 상업적 활동이 빈번해진 것도 이 시기부터다. 문제는 이같은 ‘인증’ 이 질보다는 양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블로그 글의 수, 방문자 수, 댓글 수 등 트래픽 수치에 따라 파워블로그 배지를 달아준다. 다음 또한 인기도, 방문자 수 등을 기준으로 우수블로그를 선정하고 있다. 강함수 대표는 “포털들이 파워블로거 ‘임명’ 이후 별다른 검토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며 “선정만 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심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파워블로그 선정, 특정 분야에 치우쳐

포털사이트의 파워블로그는 무엇보다 네티즌을 끌어 모으는 데에 효과적이다. 노출도는 물론 신뢰도 측면에서 외부 객관성을 확보했기 때문. 블로그마케팅의 제1 타자도 이들이 주다. 블로그마케팅업체 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리스트업하는 파워블로거 명단 자체가 포털의 파워블로그 선정에 의해 이뤄진다. 사실상 포털이 지정하면 파워블로거가 되는 것” 이라며 “바이럴마케팅 등을 위한 의뢰 대상도 대부분 이들” 이라고 말했다. 파워블로거의 파워가 포털에 의해 만들어지고, 포털에 의해 또다시 파워가 확산되는 순환적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포털 파워블로그가 특정 분야에 치중돼 다양성을 잃었다는 비판도 속속 나오고 있다. 광고 유치가 쉬운 취미, 여행, 생활정보 중심의 블로그를 파워블로거로 선정, 결과적으로 블로그산업의 질적 성장을 저해했다는 논리다. 명승은 회장은 “네이버 파워블로거의 경우 상당수가 취미나 생활정보를 전한다” 며 “이같은 소비 중심의 블로그 운영이 파워블로거의 상업화는 물론 다양성 측면에서도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실제 네이버가 지난해 선정한 파워블로그 중 요리·인테리어·뷰티 영역은 130여개 정도. 문화·예술과 여행·레저 등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시사·경제·교육 분야에서는 50여개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이용 행태가 그렇다. 일반적으로 많은 이용자들이 생활영역을 선호하다보니 그 분야 블로그 수가 늘어나게 된 것일 뿐” 이라고 해명했다.

포털업체들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그간 “우리는 플랫폼을 제공할 뿐” 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더 이상 뒷짐 지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블로그 운영방침에서부터 파워블로그 선정까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며 “다각도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 이라고 밝혔다. 다음 관계자는 “현재 내부 검토중이다” 는 짤막한 답변을 내놓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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