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인정보가 불법 스트리밍에 동원된다?
내 개인정보가 불법 스트리밍에 동원된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8.04.26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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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된 계정 해외접속 확인…비번 뚫는데 한 시간도 안 걸려

[더피알=조성미 기자] ‘스밍총공(스트리밍 총 공격)’ 음원순위를 높이려는 팬덤 사이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가수의 노래를 부각시키기 위해 음원사이트의 순위 산정방식에 맞춰 전략적으로 노래를 재생하는 움직임을 일컫는다.

이 과정에서 한 아이디당 한 시간에 한 번만 스트리밍으로 인정되는 점을 파악, 플레이리스트를 한 시간 단위로 짠다. 또한 플레이리스트 구성 시 팬덤끼리 응원하는 가수의 노래를 함께 스트리밍, 서로 화력을 지원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카카오 계정과 멜론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개인정보 도용 계정.

이처럼 품앗이를 통해 음원 순위를 올리려는 시도도 있지만, 돈을 주고 스트리밍을 대신해주는 ‘공장’의 존재가 최근 언론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불법적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아이디를 생성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최근 온라인 음원사이트 접속을 시도하던 중 가입하지 않은 계정을 발견했다. 알파벳 네 글자와 다섯 자리 숫자로 조합된 유사한 형태로, 본인인증 정보로 보유할 수 있는 3개의 아이디가 동시에 만들어진 것.

무단으로 개설된 아이디의 로그인 기록을 살펴본 결과 미국과 영국, 일본, 홍콩 등 해외로 파악됐다. 게다가 타인의 접속을 차단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로그인에 성공한 것까지 확인된 상황이다.

도용계정의 로그인 기록. ①비밀번호 변경 ②해외에서의 접속 시도 실패 ③변경된 비밀번호로 접속 성공

조작된 댓글로 여론을 호도한 일명 ‘드루킹 사건’으로 포털 사업자에 대한 책임론이 거센 상황에서 국내 음원 시장의 ‘큰손’인 멜론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플랫폼의 시스템을 유린하는 불법적 행위가 음원 순위 조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타인의 정보로 회원가입을 시도하는 경우, 타인과 개인정보를 공유한 것인지 외부에서 탈취한 것인지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정보보호에 취약한 아이핀을 이용한 인증을 폐지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적인 목적을 가지고 개설된 아이디의 비정상적 이용패턴을 파악, 해당 아이디의 활동을 차트에 반영하지 않고 아이디를 잠그는 조치를 취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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