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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위기관리는 왜 ‘답정너’가 됐을까
대한항공 위기관리는 왜 ‘답정너’가 됐을까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04.27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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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언론취재에 홍보실은 “확인이 어렵다” 일관…‘전략적 무능’ 선택?
대한항공 일반노조·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오너일가의 갑질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강미혜 기자]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갑질 논란은 위기관리에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란 새로운 원칙을 널리 각인시키는 중이다.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각종 제보를 앞다퉈 보도하는 과정에서 언론들은 질문을 던지지만 홍보실의 답은 늘 하나로 귀결된다.

“확인이 어렵다.”

뭘 물어도 동어반복이니 자못 궁금해진다. 관리 불능으로 인한 자포자기인가, 아니면 법적 다툼을 대비한 노림수인가?

이에 대해 언론법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언론이 영상을 보여주면서 사실관계를 묻는데 기업 입장에서 ‘맞다’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니다’ ‘모른다’ 하면 거짓말이 될 수도 있으니 질문하는 사람도 다 예상하는 그런 식의 대응을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딱히 법률적 판단이 깔린 것 같지는 않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거침없이 확산되는 갑질 파문을 일일이 감당할 수가 없으니, 긍정도 부인도 아닌 ‘전략적 무능’을 차선책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jtbc에서 보도한 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로 추정되는 갑질영상. 대한항공은 "화면 속 인물이 이명희씨 인지는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통상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면 가시적으로 가장 바빠지는 부서는 홍보와 법무다.

홍보는 여론법정에서, 법무는 법률재판에서 변호인의 역할을 맡는다. 이 과정에서 각각 역량 있는 외부 펌(firm)을 고용해 최선책을 도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한진가 리스크에선 ‘전략적 무능’ 못지않게 궁금증을 자아내는 또 하나의 장면이 있다. 여론법정 대표선수로도 변호사를 내세우고 있는 대목이 그렇다.

실제 물벼락 사건이 알려진 직후 언론대응도 홍보실이 아닌 로펌 변호사에 일임해 의아함을 자아냈었다. 대한항공 자체 홍보 인력만 해도 수십 명에 달하는데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바깥으로 돌린 것이다. ▷관련기사: 대한항공은 오너가 안티였다

다만, 사건 발생 초기엔 로펌과 함께 컨설팅 회사에도 손을 내밀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복수의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최초 물벼락 논란이 점화됐을 당시 대한항공은 이슈관리를 위한 PR컨설팅사를 수소문했다.

하지만 사측이 파트너사 선정을 미루는 사이 추가 폭로가 뒤따르며 여론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 오히려 PR컨설팅사 쪽에서 수임을 고사하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고 한다.

익명을 요한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쪽으론 간접적으로 (위기관리 요청이) 들어왔는데 PR의 범위, 하는 영역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갔다고 판단해 노(No)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한진가의) 새로운 갑질이 매일매일 터져 나오는 지금과 상황에서 누군들 뭘 할 수 있겠느냐”며 “대행사 구성에 난항을 겪을 정도라면 위기관리 판은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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