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보기술(IT)인터넷도 우주로 간다
요즘 정보기술(IT)인터넷도 우주로 간다
  • 온라인뉴스팀 (thepr@the-pr.co.kr)
  • 승인 2011.08.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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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어디까지 발전할까. 전화선을 이용해 시작한 인터넷이 광섬유를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으로 진화하더니 지금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아마 인터넷이 처음 등장한 1960년대만 해도 무선으로 인터넷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 시절에는 스마트폰 자체가 공상이었을 게다.

그렇다면 무선 인터넷이 보편화된 지금, 다음 세대의 인터넷을 구상한다면 어떤 그림일까. 우주 인터넷은 어떨까.
우주 인터넷은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화성에 착륙한 우주 비행사가 눈앞에 펼쳐진 기막힌 풍경을 봤다. 그는 인류와 놀라움을 나누기 위해 장비를 꺼내 들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그는 지구에서 사진을 찍듯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지구로 전송했다. 어떻게? 바로 우주 인터넷이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콧방귀를 뀔 수 있지만, 우주 인터넷은 사실이다. 이미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과 구글이 첫 걸음을 내디뎠다.

우주 인터넷. 구글은 2005년부터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와 만화 같은 우주 인터넷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주 인터넷이란 지구와 화성, 화성과 달 등 행성과 행성을 오가며 무선으로 접속하는 초광대역 인터넷이다. 단순 행성 뿐 아니라 영화 ‘스타워즈’ 처럼 우주선과 우주선 사이에도 인터넷으로 교신하고 화성에 착륙한 무인 탐사선이 수집한 정보를 우주 인터넷을 통해 지구로 보낼 수도 있다.

인공위성=우주 인터넷 기지국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우주에는 지구처럼 와이파이라고 부르는 고정형 무선인터넷 접속장치나 이동통신의 기지국이 없는데 어떻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비결은 인공위성이다. 구글이 ‘행성간 인터넷’ (Interplanetary Internet)이라고 부르는 우주 인터넷은 와이파이의 접속 장치나 이동통신의 기지국 역할을 인공위성이 대신한다.
우주 공간에서 왜 인터넷이 필요할까. 지금은 우리가 지구에 발을 딛고 살지만 언제까지 우리의 생활공간이 지구에 한정되리라는 법은 없다.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우주는 그야말로 인류의 미개척지다.

이미 인류는 달에 첫 발을 디뎠고 이제 화성 목성 금성 등 다른 행성에도 무인 우주선을 보내고 있다. 사람이 탔든 타지 않았든 상관없이 그들이 머나먼 별에서 보고 듣는 것은 이제 인터넷을 타고 지구로 전송될 것이다.

우주 인터넷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인물이 바로 ‘인터넷의 아버지’ 로 통하는 빈트 서프 구글 부회장이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겠지만 빈트 서프 부회장은 1969년 미국 국방부에서 추진한 인터넷의 모태인 알파넷을 개발했으며, 인터넷 전송에 필요한 신호 규약인 TCP/IP를 설계한 인물로, 정보기술(IT) 분야에 살아있는 전설이다.

빈트 서프 부회장이 2007년 방한했을 때 그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이것저것 이야기 하던 중에 우주 인터넷을 언급했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 여러 가지를 물었다. 그는 우주 인터넷의 개요를 이야기해주며 “인공위성을 활용한 우주 인터넷이 본격화되면 태양계 탐사를 진행하는 우주선이나 행성탐사 차량과 인터넷으로 접속해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우주 인터넷은 꼭 우주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우주 인터넷이 활성화하면 지구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소위 ‘음영지역’ 이 사라진다. 유선 인터넷은 지상에 초고속 인터넷 선을 깔아야 하고, 무선 인터넷은 와이파이 AP나 이동통신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지구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터넷을 설치할 수 없는 곳이 많다. 히말라야 산맥처럼 사람도 올라가기 힘든 곳에 무슨 수로 중계기를 설치할 것이며, 아마존 밀림이나 사하라 사막에 어떻게 와이파이 접속장치를 꽂을 수 있겠는가. 중계기는 고사하고 당장 전기를 끌어들이기도 쉽지 않다.

구글, 2012년 달 촬영→지구 전송

하지만 우주 인터넷은 하늘에 떠있는 인공위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 같은 유선 시설이 필요 없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인공위성이 전파를 쏘아주는 만큼 어지간한 지역은 대부분 접속이 된다. 빈트 서프 부회장은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지구의 자전 때문에 신호 간섭과 전파 방해 등이 발생해 원활하지 못하다” 며 “우주 인터넷을 이용하면 이 같은 장애를 뛰어넘을 수 있어 휴대폰으로 지구 어디서나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다” 고 강조했다.

구글은 일부 실험에 성공한 우주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7월 9일 NASA가 발사한 미국의 마지막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에 삼성전자에서 만든 스마트폰 넥서스S와 애플의 아이폰4를 실어 보냈다. 우주인들은 두 가지 스마트폰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각종 실험 및 우주 인터넷 전송 능력을 시험했다.

넥서스S는 삼성전자가 구글의 두 번째 공식 스마트폰으로 만든 제품이다. 구글의 공식 폰이란 외부 제조업체가 만들지만 구글의 상표를 달고 나오는 제품이다. 그 만큼 구글이 인정하는 다른 안드로이드폰보다 엄격한 성능 시험을 거치게 된다.

넥서스S는 스피어스라는 소형 위성에 실려서 ISS 내부를 원격 측정하고 고화소 디지털카메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지구로 실시간 전송하는 실험을 했다. 아이폰4도 내장된 회전의(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해 ISS에서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 등을 측정하는 실험과 스마트폰을 우주에서 사용할 때 전자파 방출 정도 등을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구글은 이번 뿐 아니라 내년에도 우주 인터넷을 시험한다. 구글은 2008년 실시한 달탐사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한 카네기멜론대의 우주연구팀 등이 내년 말까지 달 표면에 로봇을 보내 아폴로 11호의 착륙 흔적 등을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우주 인터넷으로 전송하는 실험을 할 예정이다.

앞으로 우주 인터넷이 활성화하면 화성에 착륙한 우주 비행사가 눈앞에 펼쳐진 기막힌 풍경을 보고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우주 인터넷으로 지구에 전송하는 공상과학영화 같은 일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최연진

한국일보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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