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업 위기관리 최첨단 레이더 ‘소셜 분석’
[기고] 기업 위기관리 최첨단 레이더 ‘소셜 분석’
  • 주정환 기자 (webcorn@the-pr.co.kr)
  • 승인 2011.08.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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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 ⑤ - Social 분석

소셜미디어는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고객 인사이트의 원천으로서도 큰 가치를 지닌다. 소셜 분석이 실질적으로 기업과 기관에게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소셜 분석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 및 정부, 기관 등의 담당자들에게 그 유용성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리트머스로서의 소셜 분석

2009년 11월 28일 국내 이동통신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도 볼 수 있는 아이폰의 예약 제품 발송 및 개통 행사가 열렸다. 아이폰 출시에 대한 시장 반응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당시 리서치회사에 근무하고 있던 필자는 출시 당일부터 3일 간 트위터, 블로그 공간의 글들을 ‘아이폰’ 이라는 키워드로 수집해 네티즌들이 아이폰 출시에 대해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 지 퀵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아이폰 출시를 열렬히 기다려왔던 네티즌들의 빠른 사용 후기와 함께 출시 행사의 열기 등을 전하는 긍정적인 시장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느린 배송에 대해 불만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요 언론 매체에 실렸다.


이처럼 소셜 분석은 제품 출시 직후 시장 반응을 가늠하는데 탁월한 기능을 발휘한다. 만일 디자인에 승부를 건 휴대폰을 출시하고 초기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데 정작 소셜 웹 공간에서는 디자인보다는 해당 제품의 버그나 다른 성능에 대한 글의 비중이 더 높다면 기업은 이에 대해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품의 버그 이슈로 인해 우월한 디자인이 전혀 부각되지 않을 경우에는 재빨리 버그를 해결해 펌웨어 업데이트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버그 이슈의 확대를 막아야 하고, 디자인 보다는 기타 성능에 대한 이슈가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면 자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초점이 잘못돼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정부 역시 새로운 정책을 실시하기 전 또는 실시 직후 소셜 웹 공간을 수집해 분석함으로써 그 정책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정책의 일부 시책 중 개선해야 될 부분은 없는지 확인해 정책의 전개 방향을 조정해 나갈 수 있다.

소셜 분석에서 앞선 경험을 가진 기업들은 시장의 초기 반응을 알려주는 소셜 분석의 리트머스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품 출시 초기 소셜 데이터의 양, 글의 속성 등과 같은 축적된 소셜 데이터 특성과 제품의 여러가지 속성을 결합해 향후 매출을 예측하는 분석 모델이 개발 가능할 것으로 선진 기업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를 현재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구글과 IBM은 실제로 소셜 글의 양이 매출 데이터의 선행지수로 작동하고 있음을 발견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위기 구원투수로서의 소셜 분석

단 한 명의 블로거 글로 인해 델의 기업 명성 및 주가까지 하락한 사례에서부터 고객의 제품 A/S 요구를 묵살했다가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된 도시바 사례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소셜 웹 공간에서 화난 고객의 게시글이 순식간에 전파되고 큰 파장을 일으켜 흡사 바이러스나 전염병과 같이 번지는 경우를 매일같이 보고 있다. 소셜 웹 공간에서는 단 한 줄의 고객 불만 글이라도 그 글을 쓴 이가 누구이며 그 내용이 얼마나 호소력이 있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오고가는 길목에 노출되었는가에 따라 그 영향력이 일파만파 확대될 수 있다. 이러한 소셜미디어의 특성으로 인해 소셜 분석은 특정 기업 또는 기관에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잠재적 위기 요소가 되는 게시글은 무엇인지 위험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는지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하는 상태인지 등을 진단하는 데도 유용한 역할을 한다.

위기 상황은 보통 기업 또는 기관이 적절하게 대처할 경우 이슈발생→확산, 전개→소강, 잔존의 3단계를 거쳐 진화되지만 회피, 침묵과 같은 부적절한 대응은 이슈의 소강은 커녕 이슈의 재점화로 연결돼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아래는 실제 위기 상황이 발생해 매일 2~3시간 단위로 소셜 웹 공간을 모니터링 했을 당시 위기 상황의 전개 양상을 나타낸 그래프로 소강, 잔존에서 재점화로 이어지는 기미를 포착해 보고함으로써 기업에서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이슈 확대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던 사례다.(참고로 아래는 실제 프로젝트 당시와 모양만 비슷하게 보이도록 가상의 값들을 입력해 만든 그래프임)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소셜 웹 공간을 열심히 모니터링하고 분석해야 하는 이유는 위기를 회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다. 고객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은 없는지, 고객이 이 사태에 대해 기업이 어떻게 대처해 주기를 바라는지 살펴보고 신중하고 적절하게 조치해야 한다. 사실 최상의 위기관리는 예방인데 소셜 모니터링 및 분석을 주기적으로 실행할 경우 위기를 사전 예방할 만한 이슈를 조기에 찾아내 미리 대처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찾아가는 고객 서비스 툴로서의 소셜 분석

소셜미디어 시대를 맞아 고객은 기업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끊임없이 기업과 제품, 브랜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렇게 게릴라처럼 사방팔방에서 기업에 대해 이야기를 쏟아 내는 고객들에게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에 대해 엠파워드(Empowered)라는 도서에서는 기업 내 임직원들 개개인 역시 스스로의 판단으로 개별 고객에게 즉시 응대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공간인 소셜 웹 공간에서 기존의 상명하달식 조직체계는 적합하지 않으며 권한을 이양받은(Empowered) 임직원만이 힘을 갖춘(Empowered) 고객들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권한 이양받은 임직원이 불만을 털어 놓은 고객의 글을 발견하자마자 즉시 응대할 경우 불만 고객이 오히려 브랜드 옹호자가 될 수도 있다.

고객 인사이트 보고로서의 소셜 분석

소셜 분석의 또 하나의 가치 중 하나는 고객의 적나라한 목소리를 통해 고객 행동 이면의 ‘동기’, 즉 ‘Why’를 알게 해 준다는 점이다. 소셜 분석의 이러한 가치를 일찌감치 알아본 해외 및 국내 리서치 업체들은 유관 상품을 개발해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사실 소셜 분석은 전통 리서치를 일부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측면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혹자는 ‘Listening is the new asking’ 이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우선 소셜 분석은 고객이 질문에 답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소셜 웹 공간에 올려 놓은 글을 분석하기 때문에 질문하는 방식과 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는 리서치와는 달리 전혀 편향되지 않은(unbiased)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소셜 분석의 또 다른 장점은 신속하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리서치의 경우 조사 설계, 조사 대상자 선정 및 컨택, 조사 수행에 이르기까지 최소한 1~2주는 기본으로 소요된다. 반면 소셜 분석은 수집 및 분석과 관련해 자동화 시스템 또는 프로세스가 존재할 경우 단 하루 만에도 조사 결과를 손에 받아볼 수 있다. 한편 고객 인사이트 발굴에 탁월한 소셜 분석의 잇점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자사의 R&D 및 상품 기획 프로세스 자체에 소셜 분석 과정을 포함하는 기업도 늘어 실제로 A전자 B사업부는 신규 모델에 대한 소셜 분석을 NPD(신제품개발) 프로세스에 편입시켜 신제품 버그에 대한 초기 대응에 활용하고 있다. 소셜 분석을 통해 제품 혁신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델(Dell) 사의 경우 ‘아이디어스톰’이라는 고객의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아이디어 발굴 커뮤니티를 아예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나침반으로서의 소셜 분석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서에게 있어 소셜 분석 결과는 명확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

소셜 분석은 광고 전략 수립의 백데이터로서도 탁월한 기능을 발휘한다. 자사 및 경쟁사 브랜드에 대해 고객이 자주 쓰는 단어가 무엇인지 키워드분석을 진행할 경우 고객에게 쉽게 다가가고 받아들여질 만한 콘셉트 및 메시지 개발에 활용할 수 있고 광고 모델에 대한 평판 분석을 통해 광고 모델 선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G 광고대행사의 경우 20~30대 타깃인 화장품의 광고모델에 대한 네티즌들의 광고 평가 게시글을 수집해 광고 전략수립 및 광고주 설득용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정부 및 공공 기관의 경우 정책과 관련해 논란이 심한 이슈가 있을 경우 소셜 모니터링 분석을 통해 오해가 있거나 허위 사실이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해명을, 설명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정보를 릴리스하는 등의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할 수 있고 국민의 여론을 정책 방향 결정에 반영할 수 있다.

성과 측정 도구로서의 소셜 분석

소셜 분석은 수행을 위한 방향성 수립뿐만 아니라 수행에 대한 성과를 측정하는 데도 유의미한 도구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 활동이 주목을 받으면서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ROI에 대한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는데 소셜 분석은 소셜 마케팅 활동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PR 활동에 대한 성과 측정에도 활용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휴대폰 모델 출시 후 디자인의 강점을 부각하는 오프라인 PR활동이 전개되는 와중에 소셜 웹공간에서는 해당 제품의 디자인보다는 다른 특성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면 해당 PR활동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럴 경우 PR활동의 방향을 기존 디자인 이슈에서 소셜 웹 공간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는 다른 특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디자인에 대한 PR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제품 관련 기사의 양과 소셜 웹 공간의 글의 양을 트렌드 그래프로 비교해 보면 아래 그림처럼 기사가 집중되는 시기에 소셜 웹 공간에서의 대화도 집중되는 경향이 일반적인데 기사가 집중되는 것에 비해 소셜 웹 공간에서의 대화가 활발하지 않을 경우 원인을 파악해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성과 측정을 위해 소셜 분석을 할 경우에는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수립이 가장 중요하다. 이 KPI는 소셜 마케팅 활동의 목적을 무엇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자사 관련 소식들을 주기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소셜 웹 공간에서 자사에 대한 인지도(Brand Awareness)와 고객의 관여도(Brand Engagement) 및 입소문(Word of Mouth)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면 소셜 웹 공간 속의 자사에 대한 글의 양, 소셜 웹 공간에 공유된 링크를 통한 자사 사이트로의 방문 유입 수, 소셜 웹 공간에 공유한 글의 조회수, 댓글 수 등 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적 별 지표는 소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매체가 블로그냐, 트위터냐, 페이스북이냐에 따라 다시 상세하게 정의될 수 있다. 아래는 블로그 운영 시 목적별 KPI의 예시로 기업들은 자사 소셜 마케팅 활동 목적을 구체화해 매체별로 고객에게 바라는 행동을 기술하고 이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를 정의함으로써 자사만의 소셜 마케팅 활동 성과 측정 매트릭스를 만들 수 있다.

의사 결정 플랫폼으로서 소셜 분석

지금까지 열거한 소셜 분석의 유용성은 궁극적으로 바이럴 전략, 광고 메시지 전략과 같은 기능 차원의 전략에서부터 경쟁사 대비 차별화 전략, 시장 환경 분석에 의한 신제품 출시 전략과 같은 장기적 기업의 생존 전략에 이르기까지 관할하는 의사 결정 지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즉 소셜 웹 공간의 다양한 데이터가 기업의 다양한 비지니스 기능으로 통합 돼 적절한 의사 결정으로 귀결되는 프로세스가 일상화될 것이다. 소셜 웹은 검색을 통해 상시적 접근이 가능한 공간이기 때문에 그 분석 기능의 성능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기업이 됐든 중소기업이 됐든 의사결정의 근거로 소셜 데이터를 중요하게 받아들일 것은 자명하다. 떠오르는 새로운 미디어와 관련해 통찰력 높은 책과 기사를 쓰고 있는 브라이언 솔리스(Brian Solis )의 경우 ‘The future of business is social’ 이라는 기사에서 두 가지 도식화 이미지를 통해 이러한 관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소셜 웹 공간의 데이터가 적절한 필터링 과정을 거쳐 고객 서비스, 제품 개발, 마케팅, HR, 재무, 영업 부문으로 흘러들어 가 의사 결정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로 인한 비즈니스 수행 자체의 변화 흐름 중 특히 주목할 부분은 소셜 CRM이라는 영역으로 SAS, ORACLE, IBM과 같은 대형 IT기업들까지 뛰어들어 소셜 분석 기술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요한 것은 소셜미디어 발전으로 우리 주변에는 금광과 같이 파면 팔수록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소셜 데이터가 널려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토양이자, 석유, 젖줄’ 로 까지 비유되는 데이터들을 어떻게 유의미하게 분석해 활용할 것인가가 새로운 화두인 것이다. 

김선영

샤우트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부장 (소셜인사이트 LAB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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