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장 ‘大혼란’ 가시화”
“광고시장 ‘大혼란’ 가시화”
  • 최지현 기자 (jhchoi@the-pr.co.kr)
  • 승인 2011.09.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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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 디지털 전환 · 종편 후폭풍

 

 

다매체 시대에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선정, 공중파 디지털 전환 등 방송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광고계가 암중모색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31일 한국 광고문화회관 컨퍼런스룸에서 ‘방송통신융합 및 다매체 시대의 광고’ 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뉴미디어의 등장 및 종편 등과 관련해 광고 산업 규모와 방송의 디지털화에 따른 디지털 광고 전망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발표자와 토론자를 포함한 세미나 참가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 다매체,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광고 패러다임 및 기준이 필요하다는 데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그 방향성과 내용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하는 등 지극히 혼란스러운 양상이었다.

 

비관적 전망 속 새로운 광고 패러다임 모색

양유석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은 “IPTV, 스마트폰이 등장함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 이름으로 시청률을 행사하는 시대는 끝났다” 며 내년 12월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새로운 유형의 광고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매체가 다양해지고 기술적으로 진화한다고 해도 관건은 ‘매체’ 특성이 아닌 콘텐츠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수범 교수(인천대)는 ‘방송통신융합과 다매체 환경의 변화’ 라는 서구원 교수(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의 주제 발표와 관련해 “IPTV 등 뉴미디어의 유료 광고 시장이 성공적인가. 지상파가 과연 위기인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을 때 아무래도 (인프라가 있는) 지상파가 (여전히) 유리하지 않겠느냐” 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회자로 나선 김재휘 교수(중앙대) 역시 “(매체) 진화의 최종 승리자가 되려면 질 좋은 콘텐츠가 관건” 이라며 “광고 이외에 좋은 콘텐츠를 게임 등을 활용해 판매하는 식의 수익구조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전종우 교수(단국대)는 이은선, 윤태웅 교수팀(홍익대 광고홍보학부)의 주제 발표 ‘방송통신융합 및 다매체환경의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매체이용 형태’ 와 관련해 “뉴미디어를 단말기 개념으로 봐선 안 된다” 며 콘텐츠 중심으로 개념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로 소주 광고를 어디서 봤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주의 경우 TV 광고가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극장에서 본 광고를) TV에서 봤다고 대답하는 등 어디에서 무슨 광고를 봤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아울러 그는 광고 서비스 모델도 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출 위주 기반의 광고 모델이 붕괴하는 중인 상황에서 크로스미디어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기존에는 광고주가 광고비 지불을 통해 광고를 컨트롤했지만, 지금의 SNS 환경에선 비즈니스 수익 모델이 없다. IMC 전략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 며 “조합이 아닌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지영 파트장(KBS N)은 TV를 보지 않는 10~20대를 고려한 새로운 광고 모델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웹기반이나 양방향 등의 접근은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뉴미디어 플랫폼이 효과가 없다는 사례로 해충방제업체 세스코가 舊매체인 ‘홈페이지’ 게시판을 유머스럽게 운영함으로써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과 에버랜드 ‘페이스북’은 전혀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디지털 광고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았다.

장창범 상무(금강오길비 미디어본부)는 ‘방송통신융합 및 다매체 환경에서의 광고 산업의 전략과 과제: IPTV 양뱡향 광고 효과측정 및 발전방향 중심으로’ 주제 발표를 통해 디지털 광고의 효과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2012년 아날로그 시대가 가고 디지털 시대가 오면서 빅뱅이 일어날 것” 이라고 전망하면서 디지털 광고에 대한 마인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광고주에게 산삼(디지털 광고)이라고 설명해줘도 먹지를 않는다” 고 지적, 디지털 광고가 넘어야할 문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종편 광고영업 본격화…위기감 확산

정용태 대표(스톤앤메이플)는 ‘방송통신융합 및 다매체 환경에서의 광고 트렌드와 광고효과 제고를 위한 방향’ 발표에서 불과 몇 년 전까지 다른 영역이었던 방송과 통신 영역의 통합이 급물살을 탐에 따라 광고매체환경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사업자들은 대안이 없는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광고처럼 시장이 인정하는 강력한 매출원을 보유하고 있어서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하더라도 흔들림 없는 사업자 외에는 방송통신 융합 환경이 초래하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반가워하기 보다는 새로운 경쟁자를 두려워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

이와 관련해 김해룡 교수(건국대)는 ‘크로스미디어 광고를 할 수가 없다. 우리 CEO가 지상파에 꽂혀 있기 때문’이라는 한 기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현실적으로는 뉴미디어 광고를 한 단계 한 단계 진행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편과 관련된 광고시장 위축에 대한 혼돈과 우려도 제기됐다. 이지영 파트장은 “종사자로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며 “종편과 관련해 이미 위기를 느끼고 있다. 방송 시장이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고 토로했다.

양유석 방통전파위원장은 “방송 환경 변화에 비해 광고시장 변화는 느리다”며 “핫이슈였던 미디어렙도 소문만 무성해 답답한 상황” 이라고 말했다.

최영택 대표(온전한커뮤니케이션)는 “종편 채널과 광고시장 변화에 따른 미디어렙 논의가 지지부진한 틈을 타 종편에서 이미 광고 영업을 진행 중” 이라고 지적한 뒤 “광고 파이 확대와 기존 파이 경쟁 중 과연 정부의 의도는 무엇이냐” 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전종우 교수는 “매체가 증가했다고 광고 산업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며 “나중에 어떤 매체가 공중파가 누렸던 영광을 누릴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광고 시장은 더 어려워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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