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가 말하는 PR 성공의 법칙
‘나가수’ 가 말하는 PR 성공의 법칙
  • 온라인뉴스팀 (thepr@the-pr.co.kr)
  • 승인 2011.09.26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철한 동국대 광고홍보학과 조교수

 
#.이야기 하나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사회공헌활동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20여 년 넘게 우리나라 숲을 만들고 가꾸자는 단일한 주제로 유한킴벌리를 존경받는 기업, 일하고 싶은 기업, 대한민국 으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분명 나무를 베어 제품을 만드는 기업인데 우리의 마음 속에는 나무를 심어 산소 만드는 회사로 생각되니 역시 PR에서 통용되는 지각(perception)이 현실(reality)이라는 격언을 잘 드러내는 사례라 하겠다.

필자의 생각에는 그래도 유한킴벌리에서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PR인이라면 벌써 몇 번쯤 다른 주제를 시도해 보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칭찬도 너무 같은 내용이면 진부하듯이 조금 다른 분야, 다른 각도에서도 사회공헌도 하고 PR도 하는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거의 대부분의 외부 PR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사회공헌에 대해 자문을 구했을 때의 응답은 “그냥 하던 것 하라”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이유로는 캠페인은 이렇게 오래해야 한다거나 지금까지 쌓아온 좋은 이미지를 후속 캠페인이 망쳐놓을 수도 있다는 우려, 또는 우리나라에도 오래 지속되는 캠페인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당위론이 제시되었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제는 색다른 PR, 색다른 사회공헌활동이 필요하다. 그 근거는 현재 가장 핫(hot)한 ‘나는 가수다’ (이하 나가수)에서 찾을 수 있다.

 

#.이야기 둘

PR에서 누가 회사의 입(spokesperson)이 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사람은 사람과 대화하고 싶고 교감하고 싶다. 회사에 대한 이야기도 애니메이션으로 나타난 동물보다는 실제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 소비자는 내가 왜 이 회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지, 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얼마만큼 가치있는 것인지, 내가 믿고 존경할 수 있는지, 사회에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좋은 회사인지 아닌지, 제품을 구매해도 좋은지 아닌지 얘기할 상대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회사의 목소리는 누가 전달해야 하는가? 물론 맨손에서 시작해 최고의 회사로 키워낸 창업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PR이라는 것에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은 창업자가 직접 자신의 입으로 홍보하는 것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존의 훌륭한 기업들이 이제는 창업자 단계에서 계승자 단계로 넘어간 경우도 많다. 그래서 PR 컨설턴트들은 외부에서 그 대답을 찾기도 한다. 국민의 신뢰가 있는 아나운서, 인기 연예인, 외국 최고의 MBA 경력자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 방법은 쉽고 효과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감동이 없다. 가장 최근 정답은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가장 뜨겁게 사랑하며 자부심으로 가득하고 실제로 어려운 일을 극복하고 성과를 낸 경험이 있는 홍보 실력이 뛰어난 자사 직원이다. 나가수에 따르면 말이다.

 

#.이야기 셋

PR에서 평가는 어려운 문제이다. 누구나 PR의 효과에 대해 과학적 데이터를 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효과측정 비용이 충분하게 제시되지는 않는다. 학계에서 PR을 투입(inputs)과 산출(outputs), 결과(results)의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해 각 단계별로 나눠 목표를 제시토록 하고 이를 토대로 평가하는 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제시한다. 투입단계의 평가는 PR 메시지의 창의성, 의미전달성 등의 질적인 차원, PR 매체 활용의 적절성 등 주로 PR 기획에 대한 평가이고, 산출은 제작한 PR의 제작과정을 통해 얻어진 개별적인 프로그램이 얼마만큼 목표한 대로 전달되었는지를 주로 평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시청률, 열독률, 언론에 게재된 메시지 수, 행사 참가자 수 등이 있다.

가장 중요한 PR평가는 결과에 대한 측정인데 개별 캠페인이 전체적으로 효과가 있었는지 판단하는 것으로 주로 목표공중의 인지, 태도, 효과 등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효과 측면에서 제시한 목표를 PR이 얼마만큼 이뤄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늘 이렇게 교과서적으로 PR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PR 결과 차원에서의 성과 평가는 종종 다른 방식으로 제시되는데 그 중 하나로 기업 또는 브랜드에 대한 시상이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시상식에서 수여하는 최고의 브랜드 상이나 최고의 기업상, PR협회나 학회에서 제시하는 상을 수상하게 되면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PR이 올 한해 수고했다고 평가하게 된다. 그렇다면 PR의 평가를 나타내기 위한 상은 누구에게 받는 것이 가장 좋을까? 나가수에 따르면 다른 권위있는 주체가 주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해 소비자들이 수여하는 상이 가장 권위있고 가치있다.

‘나는 가수다’ 는 이미 오랫동안 자신의 음악 영역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가수들이 모여 경연을 통해 순위를 매기는 리얼리티(reality) 프로그램이다. 출연하는 가수들이 가수다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을 없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다는 의미는 자부심의 표현인 동시에 국민들이 원한다면 초심으로 돌아가 경쟁하고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는 뜻이다. 또한 자신이 잘하는 것만 안전하게 하지 않고 시청자가 원한다면 변신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나가수에 시청자들이 감동하는 이유는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시청자들의 선택을 갈구하며 선택에 감사하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바대로 PR해야 한다. 반(反)기업 정서에 탄식하기 보다는 하나의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얼마만큼 눈물과 땀이 있었는지를, 실수도 있었지만 잘한 점도 있다는 것으로 실제로 회사를 밑바닥에서 키워낸 자가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스스로 최고의 기업인데 굳이 이미지 깎일까봐 안주하지 말며 스스로를 무대에 내세우며, 내가 경쟁 기업들과 같은 방식으로 PR하는 것은 급이 아닌데라는 한계를 지우지 말며 소비자들에게 PR 성과에 대해 가장 존경받는 기업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직접 물어봄으로써 평가받아야 한다. 혹시 우리 기업이 1위를 못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두려워하는 PR 실무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 최고경영진이나 PR 책임자들은 알기를 바란다. 나가수에서 시청자들이 하위등수 심지어는 꼴찌를 한다고 해서 비웃고 조롱했는가? 아니면 혼신의 힘을 다한 것에 대해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하고 그 결과에 대해 미안해 했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