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포·퓰·리·즘
  • 지영만 (admin@the-pr.co.kr)
  • 승인 2011.10.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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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만의 삶&소통

 

요즘 세상은 말 그대로 카오스(chaos), 혼돈과 무질서 그 자체입니다. 일본 대지진의 공포가 조금 잊혀지는가 싶더니 아열대성 집중호우가 몰아쳐 산사태와 홍수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연이어 들이닥친 태풍 무이파는 아물지 않은 상처를 후비고 지나갑니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재정위기 문제만 해결되면 조용해질 것 같았던 세계경제는 미국의 디폴트니 더블딥 운운하며 불안 불안하더니 급기야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습폭격으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며 패닉에 빠져들었습니다. 지난 7월, 미국 의회가 재정적자 증액한도를 놓고 갑론을박 할 때만 해도 내년 대통령과 의회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입지 때문에 시간 끌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이번 사건(?)의 주체인 S&P 존 체임버스 의장은 “미국의 재정적자 수치는 부차적이다. 미국정치의 무기력이 더 큰 문제” 라고 지적하면서 심각한 상황을 알면서도 근본적인 해법을 이끌어낼 생각 없이 정치적인 계산 속에서 소모적인 논쟁만 되풀이한 것이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정치인의 ‘달콤한 사탕’ 경계해야
그리스의 재정적자도 정치인들의 극단적인 포퓰리즘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국민을 먹이고 입히는 무한책임자로 전락한 비대한 공무원 조직의 비효율성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하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가진 국민들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포퓰리즘으로 선진국에서 쇠락한 대표적인 국가로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표방한 페론의 인기영합주의가 문제가 되었으며, 영국은 영국병이라고 불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from the cradle to the grave)’ 라는 복지정책으로 전 국민이 부담해야 할 과도한 복지부담과 세금부담이 국민들로부터 근로의욕을 잃게 한 것입니다.

‘포퓰리즘’ 은 대중주의, 인기영합주의 등으로 번역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1980년 미국에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양대 정당인 공화, 민주당에 대항하기 위해 인민당(populist party)이 농민과 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제적 합리성을 도외시한 정책을 표방한 것으로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선심성 정책을 펴는 것이 대표적인 포퓰리즘이라고 합니다. 세상이 빚 난리로 일촉즉발의 붕괴위기에 빠져들고 나라 빚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생생하게 체험하고 있는 시점에 반값 등록금,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 무상복지 정책제안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중에서도 하위에 속하는 저 부담 조세율(25.6%)로 가면서 보편적 복지수준으로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보편적 복지가 잘 돼 있다는 스웨덴의 조세부담율은 51.1%로 세계 1위이며 스웨덴도 90년대 경제위기 이후 매년 1% 이상 재정흑자 원칙 하에서 복지 재정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조세재원 마련과 향후 재정 고민은 염두에도 없이 누가 먼저 화끈한 공약을 내놓는가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걱정스럽습니다. 2000년 초에 ‘획일적 복지는 예산을 낭비하고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으며 게으른 나라를 건설하자는 것’ 이라고 주장하던 야당대표는 2011년 신년 회견 때는 국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가 필요하고 이것은 시대적 요구라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모든 정치 사안이 첨예하게 대치되고 좌파 우파로 갈라서 반대 주장만을 외쳐 되던 여, 야가 한 목소리로 합창하며 설쳐대니 정말 국민을 위한 것인지 내년 선거에서 정치적 입지를 위한 꽁수인지 판단이 안 될 수밖에 없습니다. 복지예산은 4대강 개발 같은 단발성 사업이 아니어서 한번 정해지면 계속 지원돼야 하는 ‘영원한 지출’ 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작은 액수로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국가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고 합니다. 유권자들에게 달콤한 사탕을 무리하게 나눠준 댓가가 나중에 우리 자녀와 후손들에게 어떤 결과를 안겨줄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피땀 흘려 이뤄놓은 위대한 국민적 성과가 정치가들의 이기적인 포퓰리즘 때문에 사라지지 않기를 소망해 봅니다.

 

 

 
지 영 만

어니컴(주) 부회장/
한국항공대 전자공학과 졸업/서울대 행정대학원 정보통신방송 정책과정 수료/
순천향대 산학연 정책과정 수료/NYU(NewYork University) 마케팅과정 수료/
1979년 삼성전자 입사/1998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이사)/
2001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상무)/2005년 제일모직 마케팅 및 홍보 담당 상무/
2007년 제일모직 남성복 컴퍼니장(전무)/2009년 제일모직 경영고문
스프링웨이브(주) 부회장
(사)스마트개발자협회장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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