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CEO 홍보교육 절실하다
오너·CEO 홍보교육 절실하다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1.10.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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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 一心

최근 한 중견기업 오너 행태를 보면서 오너들에 대한 홍보 교육이 그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져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돈만 있으면 광고로 기사를 다 막을 수 있다는 어이없는 사고의 발상, 자신들은 34년간 다국적 기업과 싸우면서 높은 품질과 윤리경영으로 한국 유일 토종 중견기업을 만들었다며 광고로 사회적 비난을 차단해 보려 했다.

오너의 막장 경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는데 뜬금없이 웬, 자화자찬 광고? 홍보의 ABC도 모르는 오만함이 메시지에 도배돼 있었다. 아무리 홍보의 문외한이라 해도 이건 아니다. 오히려 불난 자기 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라고 할까? 이건 자살골인데….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기업이 위기에 몰리게 되면 생리적으로 자신의 변명부터 내세우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상식적으로도 일단 급한 불은 꺼야 한다. 여론을 생각해 일단 자신의 잘못부터 인정하고 사과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순리다. 그래야 불길을 잡을 수 있다.

아직도 뭘 잘 못했는지도 모르는 오너의 그 도도한 자세.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지금까지 자신의 권위에 묻혀 살아온 탓인가? 그래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가? 우리 주변 중견기업 오너는 물론,대기업 CEO들 중에서도 홍보에 대한 몰이해가 많다.

특히 요즘 언론사들의 경영환경이 안 좋다 보니 광고의 민감도가 뛰어나 웬만한 기업 불리기사는 잘 다루지 않는다. 이런 연유로 어쩌다 회사의 불미스러운 일이 기자들에게 노출되기라도 하면 “돈을 그렇게 물 쓰듯 하면서 그거 하나 못 막나?” 하면서 홍보책임자에게 핀잔을 주는 오너나 CEO들도 있다. ‘기사=광고’ 라는 공식이 성립 되기라도 한 듯 말이다.

그런 식견 때문인지 비전문가를 홍보책임자로 앉히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반면 평소 홍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경영에 홍보를 잘 활용, 위기에서 회사를 구하고 마케팅에서 큰 실적을 올리며 주가 관리도 잘 해 회사를 훌륭하게 반석에 올려놓은 오너나 CEO들도 많다. 특히 요즘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을 하면서 좋은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오너들도 있다.

“홍보 총책임자는 회장”

홍보 하면 그래도 삼성이 제일 잘 한다. 그래서 삼성브랜드가 세계 일류 브랜드가 됐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부회장 시절 처음으로 간부들을 용인연수원으로 불러 모아 첫 강의를 했는데 다름아닌 홍보부서장 교육이었다. 남달리 홍보에 관심이 많은 이 회장은 그 자리에서 삼성 홍보 총책임자는 바로 자신이라며 홍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 계열사에 홍보조직을 만들어 놓았으니 홍보책임자는 회사의 모든 경영회의에 반드시 참석하라는 지시도 했다.

그 이유로 회사 사정을 잘 알아야 홍보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위기사태 발생 시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앞으로 시대는 제품을 파는 시대가 아니라 회사이미지를 파는 시대라며 공중과의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용 사장도 상무시절부터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고 그 덕에 홍보에 대한 감각도 남다르다. 이부진 사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호텔신라 한복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피해자에게 달려가 직접 사과부터 하는 진정성으로 조기에 사태를 진화시켰다. 평소 홍보에 대한 기본 소양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오너나 CEO가 홍보에 대해 기본 지식이나 관심이 지대하면 그 회사는 반드시 잘 되게 돼 있다. 특히 위기 발생 시 그 역량은 돋보인다.

그러나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피죤의 경우는 다르다. 이 회사가 1회 광고비로 쓴 것만 해도 5억은 족히 될 것이다. 게다가 회사이미지 실추로 인한 매출 감소, 종업원 사기 등… 그 피해는 이루 다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회사 존립 자체가 문제 될 수도 있다. 이게 바로 홍보가 회사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시대가 변했다. 일반 대중이 미디어를 갖고 매 순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오너도 CEO도 반드시 홍보에 대한 기본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닥칠 재앙을 거스를 수는 없다. 제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말았으면 한다.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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