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는 더 이상 간접 지원부서가 아니다
홍보는 더 이상 간접 지원부서가 아니다
  • 이원섭 (admin@the-pr.co.kr)
  • 승인 2010.06.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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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섭의 通通마컴

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윤추구이다. 기업이 가진 각종 가용자원을 동원해 경제활동을 통해 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것이 기업 설립의 본래 목적인 것이다. 따라서 기업 활동의 최고의 꽃은 두말 할 것 없이 세일즈라고 할 수 있다. 선진기업 일수록 그리고 소위 잘 되는 기업들은 세일즈 위주로 더 크게는 마케팅 중심적으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요즘같은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기업의 모든 조직원과 부서들이 마케팅 개념을 갖고 세일즈가 왕성하게 진행되도록 골몰해야 한다. 세일즈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기업의 홍보부서 역할도 이제는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과거 홍보부서에 근무하면서 회사에서 나의 가장 큰 역할은 무엇일까 하는 자문을 자주 했다. 스스로 내린 결론은 직접 돈을 벌어오는 부서원들처럼 경쟁회사와 경쟁제품보다 더 우월하게 시장에 포지셔닝 해주고 고객들이 우리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홍보나 현업의 세일즈, 부서나 다름이 있을 수 없는 전 사원 세일즈 시대가 된 것이다. 경쟁사는 고객에게 바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 우리 세일즈맨들은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이고, 우리의 기술력은 어떻고, 장점은 무엇이고 그간의 히스토리는 어떻고 하는 배경설명으로 세일즈를 한다면 바로 세일즈를 하는 기업이나 상품과의 경쟁에서 벌써 진 것이다.

IMC 관점에서 홍보해야

홍보부서가 물론 기업의 이미지나 브랜드 제고로 세일즈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미지나 브랜드 제고만으로 성공적 세일즈는 붕가능하다. 시장이나 고객에게 맞는 타깃 전략으로 제품의 기획부터 시장접근, 판매 그리고 사후관리까지 동일한 전략으로 하나의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시장에서 성공이 가능하다. 그래서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라는 것이 오늘날 홍보부서에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기업 홍보부서에서 업무를 추진하면서 느꼈던 것은 기업의 대 고객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너무 분산되어 있고 일관성이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제품의 기획단계인 시장조사는 전략부서의 책임하에 A라는 전문 리서치 회사를 활용해 이루어지고, 시제품이 만들어지면 또 다른 업체를 써서 고객반응도 조사를 하고, 제품이 완성되면 또 다른 업체를 통해 론칭 이벤트를 하고, 그 다음에는 홍보부서를 통해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 보통의 마케팅 활동 모습이다.

이 경우 각각의 업체를 통할 때 마다 중복적이고 동일한 내용의 분석 활동과 현황 파악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지불되는지 답답하기만 했다. 처음부터 하나의 컨셉트로 하나의 대행사를 통해 일련의 과정이 진행된다면 시간과 비용이 절감됨은 물론 내용도 훨씬 심화될 수 있는 것이다. IMC(통합마케팅 커뮤니케이션)가 필요한 이유이다. 글로벌 선진 기업들을 보면 마케팅 관련 부서들이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지를 알 수 있다. 마케팅이라는 큰 조직아래 전략 수립 부서, 홍보 부서, 세일즈 부서들이 통합된 마케팅 전략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는 방향으로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

마케팅의 교과서적인 이야기로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를 말하곤 한다. 이 네 가지 요소가 잘 믹스되어야 마케팅이 제대로 된다고 한다. 이중 홍보와 연관된 사항이 바로 Promotion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SP(Sales Promotion)이라고도 한다. 세일즈 촉진을 위한 여러 일들을 홍보부서가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바로 이런 관점에서 홍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기업의 세일즈를 촉진한다는 관점에서 홍보 업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소신을 가져 왔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홍보맨들, 특히 아주 오래된 홍보 임원들에게 이런 소신은 말이 안 되는 소리이다. 과거 문서 시절(지금처럼 컴퓨터로 신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활자를 뽑아 신문을 만들던 시절)의 “너 윤전기 앞에 손 넣어 봤어”라는 무용담을 강조하는 선배 앞에서는 나의 이런 말들이 정통 홍보를 무너뜨리고 변질된 홍보를 이야기한다고 이해되기도 했다.

과거 홍보가 CPR(Corporate PR)에서 MPR(Marketing PR)까지 발전한 적도 있어 홍보팀에서 MPR을 추진하는 것이 당연하기도 했지만 홍보부서의 명칭을 기획홍보나 전략홍보로는 용인이 되어도 마케팅홍보팀이라고 하면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선배들이 많다. 왜 MPR은 이해를 하면서 부서명도 그에 맞게 마케팅홍보팀으로 하면 안되느냐고 묻고 싶다. 실제로 필자가 일했던 회사에서 부서명을 ‘홍보팀’에서 ‘마케팅홍보팀’으로 바꾸고 나서 소위 전통의 홍보선배들이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홍보라는 이름 앞에 마케팅은 맞지 않는다, 홍보나 잘하면 되지 뭐 마케팅까지 하려고 하느냐는 핀잔을 많이 받았다.

‘찬밥’ 아닌 ‘고객과의 최접점 부서’

이런 사고가 있기에 홍보부서는 늘 찬밥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가 어려우면, 경영환경이 급박해 지면 제일 먼저 홍보 예산이 줄고 홍보 인력도 감원한다. 얼마나 속 터지는 일인가? 만약 세일즈처럼 현업부서라고 인식하고 있었다면 이렇게 쉽고 당연하게 홍보부서의 예산과 인력을 손댈 수 있었겠는가? 이렇게 된 이면에 가장 큰 책임은 바로 홍보부서원들에게 있다. 스스로의 역할과 회사에서의 포지셔닝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고 주어진 타성에 젖어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오늘과 내일이 다르고 미디어의 변화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변화하지 않는 조직과 사람은 감원의 첫 대상이다. 그런데 이런 위기감에 너무나 태연하게 대처하고 당연시하고 있다.

이제 홍보는 더 이상 간접부서나 지원부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한 지 오래이고 웹 2.0이니 소셜 미디어니, 실시간 웹 PR이니 하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홍보환경에 처해 있다. 시장의 주도권이 회사에 있지 않고 고객들에게로 넘어간 지 오래이다. 시장과 신상품의 주도권을 가진 고객과의 최 일선 접점 부서가 바로 홍보이다. 이제 제 밥그릇을 챙길 때가 되었다. 당당하게 더 이상 홍보를 지원이나 간접 세일즈를 하는 부서가 아니고 고객 최접점 부서가 홍보이고 이 최접점이 무너지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당연한 논리를 전 사에 당당하데 주장할 때가 되었다.

“돈 버는 부서 따로 있고 돈 쓰는 부서 따로 있다”라는 홍보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 돈을 벌어주는 최고의 핵심 부서가 바로 홍보라는 인식을 홍보부서원들 스스로가 가져야 하고 알려줘야 한다. 모든 기업과 직원들이 말한다. “이제는 마케팅홍보의 시대”라고. 입으로만 그렇게 말하게 하지 말고 진짜 가슴으로 느끼게 해줘야 한다.

아직도 우리 기술이 최고이고, 우리 제품이 최고이고, 우리 솔루션이나 서비스가 최고여서 시장이나 고객에게 선택 받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입으로만의 서비스를 현실로 바꾸어야 한다. 과거처럼 경쟁기업보다 더 좋은 상품이나 기술력 비교, 차이로 선택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차이는 거의 없다. 특히 우리 경쟁기업 정도의 수준이라면. 복잡하고 선택의 포인트가 다양해진 소비자의 선택 상황에서는 시장이나 고객의 반응과 평가가 훨씬 효과적인 세일즈 핵심이다. 그 핵심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바로 홍보부서이다. 회사 성공의 키는 고객이다. 그 고객들이 찾고 싶고,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사전과 사후에 잘 관리해 주는 회사 내 핵심부서가 바로 홍보라는 사실을 인지 시켜주어야 더 이상 홀대하지 않는다. 자기의 자리를 자기가 찾으려면 이제 스스로 머리를 깎을 때가 되었다.

이원섭

월간 컴퓨터 비전, 마이크로 소프트웨어, 정보경제 기자,편집장(한국 잡지협회 편집인상 수상)

한국 사보기자협회 우수 사보상/우수 웹진 수상, 2000

한국 IMC 연구회 총무이사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수립 컨설팅 전문회사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강의 : 행정자치부 공무원 연수원, 교육고학기술부, 이화여대, 한신대, 외대 대학원, 숙명여대, 동의대, 동서대, 한국병원홍보협회, 한국 여성과학인협회, IT Leaders,CEO Club, 흑자경영연구소, 한국출판인협회 등

저서 : 인터널 마케팅(2007, 공동 번역), 온전한 기업(2008, 공동번역)

연재 : 경영과 컴퓨터, 디지털컨텐츠(2005), 게임신문, 컴퓨터월드 등

블로그 : “ 이원섭의 通하는 마케팅, 通하는 커뮤니케이션”

http://space4u.egloos.com, http://blog.naver.com/wons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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