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맨’ 스티브 잡스 “매주 수요일 3시간 광고 협의”
‘PR맨’ 스티브 잡스 “매주 수요일 3시간 광고 협의”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1.10.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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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도 직접 관계 맺고 애플 홍보에 깊이 관여

IT업계의 큰 별, 혁신의 아이콘, 천재적 마케터, 치밀한 전략가….

수많은 수식어로 대변되던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갑작스런 타계는 전세계에 충격 그 자체였다. 지난 10월 5일(미 현지시간)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믿기 힘든 애플의 공식 성명 이후 잡스는 ‘전설적 존재’로서 끊임없이 대중에 회자되고 있다.

▲ 故 스티브 잡스
그를 잃은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세계 곳곳에서 추모 물결은 가실 줄을 모른다. 애플의 웹사이트 내 별도 개설된 페이지에는 지금까지도 애도의 메시지가 실시간 올라오고 있으며, 오프라인상에선 잡스의 생애를 담은 전기와 관련한 서적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시장에서 싸늘한 반응을 얻었던 아이폰4S도 ‘잡스의 유작(遺作)’으로 인식되면서 사전주문에서만 100만대가 팔리는 등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각계 전문가들 역시 잡스 사후 그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다. 잡스의 인생철학을 비롯해 경영스타일과 리더십, 마케팅전략, 화법 등이 다시금 조명 받고 있다.

‘위대한 CEO’에서부터 ‘훌륭한 예술가’, ‘괴팍한 독재자’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주장이 혼재되는 가운데,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의 해석만큼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실정. 단지 몇몇 해외언론을 통해 ‘잡스는 생전에 기자와 직접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했을 정도로 애플의 커뮤니케이션에 깊이 관여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3시간 동안 광고에 대해 논의할 만큼 창의적 광고물에 신경을 많이 썼다’ ‘잡스 시절 애플은 철저히 과묵한(tight lipped)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사했다’는 정도의 내용들만 접할 뿐이다. 


“최고의 이슈메이커…존재 자체가 PR”

그렇다면 PR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잡스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까. 잡스에 대한 PR 전문가들의 관점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천재적이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존재 자체가 곧 PR이었다는 것.

김영한 앱컨설팅 대표는 “잡스의 한 마디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을 갖고 있었다. 언론에도 연일 톱기사감을 물어다(?)주는 최고의 이슈메이커였다”면서 “광고나 홍보효과를 놓고 보자면 대단한 전략가가 아닐 수 없다. 두 번 다시 나타나기 힘든 최고의 PR맨”이라고 극찬했다. 정진혁 (주)SNS Bakers 대표 또한 “모든 면에서 뛰어난 PR·마케팅의 대가”라고 평했다. 정 대표는 “잡스는 광고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놓았고 마케팅 트렌드를 이끌었다. 온라인상에서도 수많은 추종자를 몰고 다닌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 인플루언서(Social Influencer)이자, 오디언스를 움직이는 막강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잡스는 누구나 인정하는 탁월한 스토리텔러(이야기꾼)이기도 했다. ‘프레젠테이션(PT)의 귀재’라고 불릴 정도로 메시지 전달력에 탁월했다는 점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관련, 이승봉 프레인 사장은 “제품을 꺼내 보이는 제스처, 무대 전체를 활용하는 자연스런 움직임, 차분하지만 단호한 어조, 짧은 대화체, 쉬운 용어 사용, 화면을 이용하는 능력 등 프레젠터(Presenter)의 모범을 보여줬다”면서 “거기에 잡스만의 진정성이 더해져 언제나 신뢰도 높은 최고의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스토리텔러로서의 본질과 관련해 “자기의 강점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최대로 부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스토리를 잘 전달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진정성’ ‘일관성’ ‘상호작용’…“PR의 정석 쌓아”

이와 함께 일관성 있는 자세로 대중과 소통하고 개인브랜딩에 성공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종혁 교수는 “잡스는 핵심적 자기만의 컬러,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와 같다”며 “일관성은 PR에서 가장 단순하고도 기본이 되는 원칙이지만 절대 아무나 지킬 수 없다. 잡스는 누구나 알지만 하기는 어려운 PR의 정석을 쌓았다”고 강조했다.

김찬석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PR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손꼽히는 상호작용에 주목하면서 “잡스는 매체를 중심으로 일방 전달되던 종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공중과의 쌍방향 형태로 바꿨다”며 “한 마디로 공중 중심의 세상을 연 사람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PR에서 또다른 핵심적 요인이 바로 메시지다. 잡스는 메시지 차별화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부가가치를 형성하고 마켓 리더십을 갖는지 정확히 파악했다. 그만의 감각적·창의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일반 대중의 인식 기저마저 변화시켰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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