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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가 ‘전경련 보이콧’ 선언한 이유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가 ‘전경련 보이콧’ 선언한 이유는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8.05.15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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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제안과 다른 지원 업체 선정에 강한 어조로 성토…전경련 측 “사실관계 달라 당혹스럽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뉴시스.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뉴시스.

“전경련과 관련된 스타트업 행사와 스타트업 관련 모든 내용에 보이콧 하겠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업계에서 이름난 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startup accelerator, 스타트업에 멘토링과 초기 자금 등을 제공하며 성장을 돕는 회사)’ 대표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지원사업자 선정 과정에 강한 비판을 제기하며 이같이 선언했다.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전경련이) 스타트업 지원을 CSR 차원에서 하고 싶다고 했다. 대기업 가운데 스타트업 지원하는 분의 소개여서 진정성이 있을 줄 알았다”고 언급하며 최근 겪었던 상황을 성토했다. 

전경련 측에서 ‘온리유(only you)’라며 먼저 협력을 제안해 ‘내정’으로 받아들이고 오랜 기간 준비 과정을 거쳤는데 한 마디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   

“상당히 장기 플랜이고 공간에 대한 인테리어 투자금도 많이 필요해서 꽤 오랫동안 머리 싸매 준비하고 협의하러 갔다”는 명 대표는 당일 전경련이 사전 양해 없이 업체 선정 식의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파트너로 발표를 하러 간 입장에서 숫자 하나 틀린 것을 가지고 20분을 물고 늘어지더라. 자기네들(전경련)이 원래 제시했던 무상 임대 조건을 마치 ‘10억원씩 주는 셈이다’라고 하질 않나”라며 불쾌해 했다. 

그럼에도 명 대표가 결정적으로 ‘뿔난 이유’는 선정 결과에 있다. 그는 “(발표 후) 바로 이어서 부회장 출장이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하더라. 그리고 열흘 뒤 오늘(14일) 연락이 왔다”며 “저희뿐만 아니라 당일 발표했던 곳도 아닌 제 3의 액셀러레이터에게 사업을 맡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경쟁 비딩(bidding)으로 지원사업자를 가린다는 점을 정확히 알려만 줬어도 공연히 ‘헛물’ 켜지 않았는데, 전경련 측의 이해하기 힘든 ‘갑질’로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양다리 플레이 황당...뒤통수 치다니”

명 대표는 “양다리 플레이에 황당하기도 하고 애초에 바빠서 정신없는 사람 붙들고 온갖 플랜을 다 가져간 뒤에 이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투자를 약속하고 함께 하자고 했던 파트너에게도 면목 없게 된 것”이라고 전경련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와 제 파트너가 제시한 대기업과 스타트업 연계 프로그램 가운데 비슷한 문구라도 나오면 아주 피곤하게 대처해줄 생각”이라고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벤처스퀘어와 같은 날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던 힐스톤파트너스 역시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명 대표의 글을 읽었다는 이 회사 황라열 대표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부회장이 출국했다가 돌아오면 결론 내주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어그러질 거라고 생각도 안 했는데 S사와 가겠다고 (전경련 측이) 통보하더라”고 설명했다. 그간 전경련 측과 5차례의 미팅을 가졌다는 것이 황 대표의 설명이다.

황 대표는 “(전경련 측에서) 프레젠테이션 하루 전날에 연락이 왔다. ‘무슨 프레젠테이션이냐’고 했더니 특혜를 준다는 말이 나올 수 있으니 형식적인 프레젠테이션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가보니 명 대표가 있더라”며 “서로 (우리 회사가) 내정돼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도 웃기지 않나. 그래서 둘 중 하나가 되면 나중에 같이 하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두 대표의 말을 종합하면 전경련 측에서 각각 ‘회사 내정’을 시사했다는 것. 그런데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면서 두 회사의 경쟁 구도로 흘러갔고, 결과를 기다리던 도중 경쟁에 참여하는지도 몰랐던 제 3의 업체가 선정돼 황당하다는 이야기다. 황 대표는 “임대사업 관련 수익도 (전경련에) 다 준다고 이야기했고 운영권도 다 가져가라고 했는데 왜 선정 안됐는지 궁금하다”고 허탈해했다.

전경련 “최종 선정 업체도 똑같은 과정 거쳤다”

그러나 전경련 측 입장은 이들과 다르다. 업체 선정을 진행한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명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봤는데 사실관계가 많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우선 경쟁 과정에 대해서는 “중재해 주신 분과 벤처스퀘어 측이 같이 왔을 때 다음 주에 임원들 앞에서 발표를 할 수 있겠느냐고 이야기 했고 본인들도 그러겠다고 했다”며 “완전경쟁 입찰처럼 진행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입소문과 여러 전문가 추천을 통해 업체들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의향이 있는 업체들이 발표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저희와 미팅 전엔 (내정이라고) 혼자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실제 만났을 때는 다음 주에 발표할 수 있겠느냐고 했고 (발표에 나설) 다른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두 업체에게) 다 이야기했다”며 “(명 대표 주장이) 사실관계 달라서 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S사가 최종 선정과 관련해선 “개별적으로 여러 업체를 접촉했는데 이번에 선정된 업체도 포함돼 있었다. 처음에는 저희 제안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접촉하지 않았다”며 “(벤처스퀘어와 힐스톤파트너스) 발표 전날인지 전전날에 참여의사를 전해서 저희가 (윗선에) 보고했는데 일단은 우리가 접촉한 업체이니 의견을 들어보자 해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사가) 제안을 넣은 날짜가 다르다보니 이후 (다른 날)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며 “(두 업체와) 똑같은 경쟁 절차를 거친 것은 사실”이라고도 밝혔다. 내부 검토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S사가 최종 선정 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두 업체만 (선정)돼야 한다는 규정이나 절차를 공지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이들 업체에 미리 알려주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S사 측에는 두 업체의 참여 사실을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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