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페친] “디지털 노마드? 그냥 디지털 거지!”
[알쓸페친] “디지털 노마드? 그냥 디지털 거지!”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5.24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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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 독자 조상은씨를 만났습니다

더피알 페이스북에서 열심히 좋아요를 눌러주는 독자들이 궁금해서 만든 코너. 이른바 ‘알쓸페친’. 알아두면 어딘가에 (큰) 쓸모 있을 그들과 직접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더피알=이윤주 기자]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데 거침이 없다. 셀프로 뼈 때리는 유머를 구사한다. 쾌활한 웃음소리로 슬픈 감정을 승화시킨다. 디지털 콘텐츠 에디터 조상은 씨를 수식하는 문장들이다.

알쓸페친으로 만나면 대부분 나이나 직업 등 정보를 모르니까 민망해하시더라고요. 무슨 말을 하냐면서(웃음). 상은 씨는 최근 기사 댓글로 많은 관심을 주셔서 알쓸페친 후보로 점찍어두고 있었어요.

쓸데없이 눈에 띄었네요. 하하. 되게 민망한 게 며칠 전 KBS 프로그램에 출연했거든요. ‘끝까지 깐다’라는 혁신 프로젝트예요. 콘텐츠 관련해서 패널로 출연했어요. 이젠 어디 가서 허튼소리 하지 말고 말 잘하고 다녀야겠어요.(웃음)

(웃음) 저도 찾아봐야겠네요. 단골 질문인데, 더피알은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안지 얼마 안 됐어요. 전문 매체를 찾다 보니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발견하고 구독하게 됐어요. 마케팅이든 PR이든 내용이 알뜰살뜰하게 잘 모여 있어야지 꿀 정보를 얻어가잖아요. 기사가 좋아서 자주 읽고 공유해요.

콘텐츠 에디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대학교 다니면서 재미 삼아 에디터 알바를 했는데 (일당을) 좀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아르바이트 대신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정보성 매체였는데 취재하러 다니다 보니 입소문이 나고 기자님과도 친해지다 보니 지금까지…(웃음)

졸업 후 창업을 하기도 했어요. 콘텐츠 블로그 마케팅을 맡다가 업체 대표님이 혹시 창업해 볼 생각 없냐며 멤버로 들어오라고 했거든요. 4~5개월 만에 망했죠.(쓴웃음)

그럼 지금은 자발적인 프리랜서인가요?

자발적인 프리랜서라… 반반이에요. 전 아직도 이게 제 업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사람이나 좋아하는 일에 빨리 질려 하는 스타일이에요. 어디에 소속 돼 있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사람들과 호흡 맞추는 일은 재밌지만 직장생활에선 많이 배려해야 하잖아요. (다른 사람과) 조율이 힘들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왔어요.

알쓸페친에서 프리랜서는 처음이에요.

그냥 백수에요.(웃음)

디지털 콘텐츠 에디터로 살아가는 상은 씨.

디지털 에디터의 세상은 어떤가요.

모바일 시장 자체가 크잖아요. 일반적인 매체 기자로 일하는 것보단 글을 베이스로 깔고 모바일까지 접근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텍스트로 전달하는 건 글 쓰는 사람들의 기본인 거고, 도식화시키고 기술화하는 건 글 쓰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어빌리티(능력)인거죠.

제가 큐레이션 콘텐츠를 제작하다보니 테크니컬 라이팅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제안서, 기술리포트 등을 작성한다던지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이요. 유저가 누군지 알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글을 쓰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이걸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직업으로 만들려면 공부가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요즘 주변에 프리랜서 콘텐츠 에디터가 많더라고요.

워낙에 많죠. 그런데 어느 정도 여력 있고 바탕이 있는 사람들이 프리랜서를 할 수 있는 거지, 막무가내로 하다가는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살고 그게 반복되면… 그리 좋지 않아요. 제가 약간 그런 타입이여서. 왜 내일 없는 것처럼 사는 사람 있잖아요. 불나방 같은.

비트코인을 해야 했어. 펀드를 열심히 해야 했는데…. 망했어요.(웃음)

(웃음) 프리랜서라고하면 로망이 있잖아요. 출근 안 하고 집에서 멋지게 일하고요. 요즘은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죠.

뭘 디지털 노마드야, 그냥 보기 좋으라고 만든 거지. 솔직하게 말하는 거예요. 평소 경력이 많은 사람이야 디지털 노마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제가 겨우 27살밖에 안 됐는데 없죠. 노마드인데 디지털은 아냐. 노마드인데 거기에 가로치고 (거지) (상그지) 붙여야죠.(웃음)

그래도 출퇴근 없는 자유로움이 있잖아요.

돈이 있으니까 자유가 있는 거예요.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회사에서 커피값 내주고 밥도 주기 때문에 그대가 자유로운 것이지, 일정 부분 가이드나 울타리 없이 엄마아빠 눈총을 받으면서 집에서 일하는 건…(말잇못) 아마 부모님은 제가 몇 년째 노는 줄 아셨을 거예요. 그래도 집에 있는 게 제일 편해요. 밥 주잖아요. 가끔 용돈도 주고, 얼마나 행복해요.

드라마 작품을 준비할 때 작업실이 필요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작업실 구하는 게 만만찮은 현실이더라고요. 다시 디지털 노마드로.(웃음) 엄마 짱. 아빠 짱. 아파트 가진 사람 짱.

드라마 작품이요?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요. 지금도 준비하고 있고요. 사회현상을 반영한 가족 얘기예요. 각 가정마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잖아요. 지금 거의 완성돼서 다다음주쯤 제출할거에요.

와~ 멋져요.(웃음)

하나도 안 멋져요. 지금 손가락 빨고 있어요.

인터뷰가 끝난 뒤 연락이 왔다. 한 일간지 자회사에 소속돼 2년간 콘텐츠를 제작하게 됐다고. 그러면서 방송에 출연했던 캡처 컷을 보냈다.

“여성 정치인 OOO같다는 후기를 들었죠.. 글렀어요.. 다음 생은 다시 태어나고 전 이제 빨간색을 혐오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KBS '끝까지 깐다' 출연 당시 조상은씨.
KBS '끝까지 깐다' 출연 당시 조상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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