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만든 ‘병맛 영상’…신한생명 맞나요?
작정하고 만든 ‘병맛 영상’…신한생명 맞나요?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6.0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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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최초 장삐쭈와 콜라보…파격적 콘셉트로 젊은 소비자와의 소통 시도
신한생명 X 장삐쭈 콜라보로 탄생한 '병맛 영상'. 화면 캡처
신한생명 X 장삐쭈 콜라보로 탄생한 '병맛 영상'. 내용이 상당히 아슬아슬(?)하다. 화면 캡처

[더피알=박형재 기자] 보수적인 조직문화로 알려진 금융권에서 작정하고 만든 B급 영상물이 나왔다. 신한생명과 장삐쭈 콜라보로 탄생한 ‘병맛더빙’이 그것. 남자 주인공이 갑자기 유방암에 걸리고, 대놓고 보험사를 소개하는 등 막장드라마 뺨치지만 이용자들은 열렬한 호응을 보낸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서 유명한 크리에이터 장삐쭈 특유의 애니메이션 더빙으로 진행됐다.
 

새벽 2시40분, 만취해 집에 들어온 과장은 아내의 등쌀에 쫓겨나 결국 회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한참 자다가 눈을 떠보니 부하직원들이 출근해 자신의 뒷담화를 하는 상황.
회사에서 잠든 걸 말하기도 민망하고, 그렇다고 몰래 숨어있자니 난감한 가운데 막내사원이 전화를 걸어온다.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민망함에 거품 물고 쓰러진 과장. 병원으로 실려간 그에게 아내는 왜 유방암인 거 미리 말 안했냐고 다그친다.
과장은 이럴 때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해놨다며 신한생명을 소개하는데...

영상은 급격한 전개만큼이나 파격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개X끼, X지랄’ 같은 비속어가 나오고, 주인공이 죽기 직전 보험 가입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또 과장의 가슴털이 신한 로고로 변하는 등 꼭 금융권이 아니라도 일반 기업에서 선뜻 시도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아슬아슬하게 담아졌다. 심지어 영상에 참여한 장삐쭈가 직접 “이게 컨펌나네ㅋㅋ”라고 올릴 정도.

일단 화제몰이엔 단단히 성공한 모양새다. 영상 공개 하루 만에 유튜브에서 64만번이 조회됐고, 좋아요 1만5000개가 붙었다. 장삐쭈 페이스북 페이지에선 조회수 27만번, 댓글 2000개가 달렸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신한의 경영방향 중 하나가 ‘따듯한 금융’인데 이걸 인플루언서와 함께 풀어보면 어떨까 싶어 캠페인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히며 “금융권에서 젊은층과 소통하기란 쉽지 않은데 이번 일을 계기로 젊은 금융으로 인식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병맛 콘셉트 시도에 대한 내부 우려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이런 시도가 보험업계 최초라 내심 걱정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라며 “혹시 모를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광고와 동일하게 내부 준법감시인의 컨펌을 받았다. 크리에이터와도 저희를 재밌게 홍보하는 방법에 대해 수개월 간 회의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안하던 방식인 만큼 비하인드 스토리도 흥미롭다. 우선 신한생명에서 먼저 콜라보 제안을 했는데, 장삐쭈가 고민에 빠졌다는 설명. 딱딱한 금융 브랜드를 재밌게 표현하는 건 ‘프로 더빙러’에게도 쉽지 않은 미션이라 캠페인을 완성하기까지 담당자가 마음고생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이유로 영상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실질적인 제작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2월부터 5월까지 아이디어 회의만 3개월이 소요됐다는 것이다. 영상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인 만큼 앞으로 2030 공감 콘텐츠를 더 늘려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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