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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내부 브랜딩, 어떻게 해야 할까
스타트업의 내부 브랜딩, 어떻게 해야 할까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6.19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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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가이드라인‧채용 시스템에 공들여…현실적 고민과 갈등 상존

[더피알=이윤주 기자] 기업의 대표 컬러는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파란색의 페이스북, 노란색의 카카오, 빨간색의 넷플릭스 등 동일 색깔을 유지하면 업의 확장과 함께 자연스레 소비자들에게 쉽게 각인될 수 있다. 전용폰트, 포스터, 캐릭터 등도 이에 해당한다.

비단 바깥에서의 이미지 정립에만 도움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견고한 내부 브랜딩을 위한 일종의 비주얼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이제 막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사내 곳곳에 ‘우리 브랜드의 느낌’을 공유하려는 소품과 장치들을 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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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개인 대 개인 간) 금융 렌딧은 금융기업의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깨기 위해 ‘민트색’을 대표컬러로 정했다. 부드럽고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가기 위함이다. 회사와 관련된 모든 콘텐츠 역시 민트색으로 통일하고 있다. 

렌딧의 웰컴키트는 전부 민트색으로 구성돼 있다. 렌딧 제공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사내 구석구석에는 인상적인 글들이 붙어있다.

예컨대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의 경우 △쓰레기는 먼저 본 사람이 줍는다 △휴가시 퇴근시 눈치 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 △가족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는다 등의 재치있는 문구로 윤리적이고 인간적인 직장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인성 우아한형제들 이사는 “같은 규칙 안에서 혁신해야 한다고 회사 안에서 그 누구도 직접 말하지 않지만, 이런 그림을 보면서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배달의민족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 포스터.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의민족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 포스터.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민은 또 사옥에서 올림픽공원이 내려다보인다는 이유로 각 층마다 스포츠 선수 한 명씩을 선정해 테마 공간으로 꾸몄다. 공통된 규칙 안에서 역발상을 시도한 선수들로, 육상 단거리에서 최초로 앉아서 뛰기를 시도한 토마스 버크, 야구에서 최초 커브볼을 던진 투수 캔디 커밍스 등이다.

채용의 중요성

스타트업의 내부 브랜딩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1순위는 역시 사람이다. 우승우 스타트업 브랜드컨설턴트는 “내부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채용이다. 스타트업 성격에 맞지 않는 사람을 뽑을 경우 적응기간이 한없이 늘어나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여기어때 역시 창립 3년차부터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직원이 280명까지 늘어나면서 빠른 변화와 성장, 내부 구성원 물갈이, 인력 수급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등 내·외부적으로 변화가 상당했던 탓이다. 

이에 내부브랜딩을 위한 사내 홍보채널을 두 가지 틀로 잡았다. 직원 로열티를 높이는 내부PR과 외부인에게 직원들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브랜딩 활동이 그것이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문지형 이사는 “내부 직원에겐 우리가 멋진 비전을 갖고 세상을 바꾸는 회사라고 알리고, 구직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회사로 비치도록 어필하고 있다. 일하는 동료를 멋지게 포장하는 것도 채용PR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기어때 '면접전용룸' 전경. 여기어때 제공

여기어때에 있는 ‘면접전용룸’은 이러한 가치관을 잘 보여준다. 한쪽 벽면의 화이트보드는 기존 근무자들의 응원 메시지로 가득하다. “나도 입사했다 너도 할 수 있다” “인천 출신 무조건 붙을 거야” 등의 인간적인 응원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식도 면접자의 긴장을 풀기 위한 장치다.

더불어 신입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의 정보를 충분히 전달해 학습하고 동기부여 프로젝트를 따로 진행한다. 성공 경험을 계속 심어주는 것 또한 내재화의 한 가지 방법이기 때문이다. 새로 합류한 사람이 빠르게 조직문화를 익히고 적응하도록 돕는 연착륙 시스템인 셈이다.

브랜드가 내부 구성원들에 스며들어 그들의 생각과 일상이 돼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다. 

장인성 이사는 “큰 회사는 시스템으로 움직이기에 사람이 바뀌어도 큰일나지 않는다. 반면 스타트업은 한 사람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많아 규모가 작을수록 개별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리 야놀자 피플파트너실 실장은 ‘몰입도’ 개념을 들었다. “대기업처럼 톱다운(하향식)으로 시키는 게 아니라 무에서 유를 만들고 이를 얼마나 생존과 연결하느냐가 정말 치열한 곳이기에 개별 구성원의 몰입도가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이미나 렌딧 이사는 “우리는 브랜딩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스타트업이 많은데, 사실 브랜딩이 어떤 작업이라기 보단, 우리가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모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회사만의 스토리를 찾아내, 주변에 말하고 다니는 것이야말로 비용과 시간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손쉽게 자신을 홍보하는 방법이란 조언이다.

새겨들을만한 현실적 고민

그럼에도 스타트업이 내부 브랜딩 과정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고민은 넘쳐난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개인적 경험에 비춰 미리 예단하는 상황을 주의점으로 꼽았다. 초기 멤버들이 새로 들어온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놓고 “초반에 우리가 해봤는데 안됐어요” “다 해봤어요”라며 막아버린다는 것이다.

A씨는 “커뮤니케이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법을 경험하지 못한 2030대가 많은 조직일수록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백(back)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안타까워했다.

40대 초반인 B씨는 스타트업의 조직문화에서 흔히 겪는 세대 간 갈등을 언급했다. 이전까지는 “우리만 재밌으면 돼!”라는 분위기였는데 회사가 커지면서 체계를 갖추기 위해 대기업 경력자를 영입했더니 소위 코드가 안 맞는 것이다.

B씨는 “새로운 역할 분담이 기존 구성원에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고 진행해야지, 급격한 변화는 큰 반발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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