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외면한 민심, 그 의미는?
보수 외면한 민심, 그 의미는?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6.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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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광역단체장 선거결과, 14 : 2 : 1 더민주 압승…조선 “크게 가진 권력일수록 큰 책임 따른다”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Today: 6·13 지방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을 찾아 선거개표종합상황판에 광역단체장 당선 표를 붙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을 찾아 선거개표종합상황판에 광역단체장 당선 표를 붙이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이윤주 기자] 13일 치러진 제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대구·경북·제주를 제외한 14곳을 석권한 것. 같은 날 진행된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총 12곳 중 11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 2곳, 국회의원 1곳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한편, 이번 선거는 최종 투표율이 60.2%로 집계되면서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투표참여율을 기록했다.

△경향신문: 보수야당의 참패,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경향신문은 “보수야당의 궤멸적 참패다. 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의 원인은 여러 가지”라며 “우선 여당과 치열한 정책 경쟁을 벌이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사사건건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으며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한 데 대한 반발이 컸다”고 봤다.

이어 “한국당은 급기야 역사적인 한반도 데탕트 흐름조차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며 냉전보수의 몽니를 부렸다”며 “무엇보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무참한 패배를 맛보고도 구태의연한 수구정당 행태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던 게 많은 시민의 등을 돌리게 했다”고 밝혔다.

경향은 “관심은 향후 보수야당의 재편이다. 보수진영은 통렬한 반성으로 재기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종북 이데올로기로 시민을 편가르기했던 극단적인 정치로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는 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게조차 밀려 3위에 그쳤다. 대통령과 각을 세워 보수 표심을 끌어모으겠다는 손쉬운 정치로는 새로운 보수를 갈망하는 시민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한겨레: 민심은 ‘평화’ 택했다

한겨레는 “1995년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래, 이처럼 한 정당이 영호남을 넘나들며 대부분 지역에서 승리한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마디로 뿌리깊은 지역구도의 벽이 허물어진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 1년에 대해 국민들이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보수의 궤멸’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고 할 만큼 충격적”이라며 “보수의 추락에는 시대 흐름을 꿰뚫지 못하고 시대착오적 언행을 일삼으며 사사건건 훼방놓기에 급급했던 야당 정치인들 책임이 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좌충우돌식 행보가 대표적이다. 민족의 운명이 걸린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쇼’로 비하하고, ‘지방선거 동시개헌’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등 일련의 무책임한 행태에 유권자들이 철퇴를 가했다”고 봤다.

반면 “정부여당은 선거 결과를 놓고 자만에 빠져선 안 된다. 지난 1년의 성과와 잘못을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며 “나라 경제를 더욱 꼼꼼히 살피고 서민의 살림살이에 주름살 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권력이 오만에 취하면 순식간에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진다는 것이 자유한국당 추락의 또다른 교훈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조선일보: 입법·행정·사법에 지방 권력까지 쥔 文 정권, 독선 경계해야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가 정말 이런 성적표를 받을 정도로 국정을 잘 운영했는지는 의문”이라며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비현실적 정책 강행으로 실물 경기는 더 안 좋아졌다. 일자리 늘리기, 복지 확대, 최저임금 인상,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정도로 가야 할 길 대신 국민 세금을 퍼붓는 포퓰리즘으로 일관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도 마찬가지다. 갈라진 국민을 통합하겠다더니 적폐 청산이라며 1년 내내 보복만 했다”며 “대중의 환호를 받을 수 있었지만 두고두고 우리 사회에 문제가 될 것이다. 정부 인사엔 ‘내로남불’이 너무 많고 노골적이어서 일반화됐다고 느낄 정도다. 적폐를 청산한다면서 자신들 스스로 쌓은 폐단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비난했다.

조선은 “그런데도 선거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전 정권에 대한 끝없는 검찰 수사로 지난 정부에 대한 국민 분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제 대한민국 입법·행정·사법·지방 등의 모든 권력이 한쪽으로 쏠렸다. 2020년 총선까지 거의 2년 동안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을 일도 없다. 이런 조건에서 정권의 오만과 독주가 일어난다”고 경고했다.

△중앙일보: 문 정부에 힘 실어주고 보수야당엔 개혁 요구했다

중앙일보는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이합집산과 내홍만 일삼았던 보수 정치권이 민심의 철퇴를 맞은 건 당연한 결과였다”며 “심하게 기운 운동장에서 벌어진 선거였지만 유권자들은 소중한 참정권을 지키는 성숙한 주권의식을 보여줌으로써 역대 최악의 무관심 선거라는 오명을 던져 버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참패한 야당에 대한 국민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금의 모습은 국정 농단으로 국격을 떨어뜨린 집단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는 판정인 것”이라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여배우 스캔들, 다소 실망스러운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만 봐도 보수 야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은 “여당도 승리에 자만할 게 아니다. 엄밀히 말해 이번 승리는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 야당이 지리멸렬했기 때문이며 남북과 북·미 간 평화 분위기 조성,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에 편승한 결과”라며 “자칫 작은 실수나 오점에도 유권자들로부터 한순간에 외면받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행정부의 지나친 독주에 제동을 거는 정권 내의 쓴소리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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