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이재명’에게 필요한 승자의 자세
‘정치인 이재명’에게 필요한 승자의 자세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06.14 16:3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로답지 못한 인터뷰로 논란 자초,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과 대비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당선 확정 직후 진행된 각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노컷뉴스 화면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당선 확정 직후 진행된 각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노컷뉴스 화면 캡처

[더피알=강미혜 기자] 정치인은 공인(公人)이다. 공과 사를 막론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데 있어 인색함이 없어야 한다. 민의를 대변하는 언론의 질문에 성실히 임하고, 필요하다면 트레이닝을 받아서라도 스스로를 ‘교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가 된 이재명 당선인은 ‘정치 프로’답지 못한 태도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방송 인터뷰 과정에서 그가 보인 신경질적 반응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에게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 당선인은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 의혹에 유독 민감한 모습을 보이며 당선의 기쁨을 만끽하는 자리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었다.

TV조선 앵커의 질문에 

“다른 얘기하시면 안 됩니까? TV조선의 관심사는 오로지 그거 같아요. 경기도정을 어떻게 할지, 이 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이야기하면 좋은데 정치부인지 연예계 예능인지 잘 모르겠어요.”

JTBC 앵커와의 대화 중 

“어떤 책임이요? 그런 얘기 한 일 없는데요.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이라고 그렇게 가정해서 말한 적 없습니다. 본인(앵커)이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가 봐요.”

이 당선인의 불편한 심기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정점에 달했다.

MBC 앵커 : 선거 막판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셨어요. 앞으로 도지사가 되시면...

“네. 감사합니다. 잘 안 들리는데요.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MBC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당선자가 불편한 질문을 듣자마자 '예고'대로 인터뷰를 종료했다. 노컷뉴스 화면 캡처
MBC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당선자가 불편한 질문을 듣자마자 '예고'대로 인터뷰를 종료했다. 노컷뉴스 화면 캡처

뉴스 생방에서의 질문을 핀잔으로 맞받아치는 것도 모자라, 자기 할 말만 한 뒤 일방적으로 인터뷰를 종료해버리는 행동은 평소 SNS를 통해 격의 없이 소통하는 ‘정치인 이재명’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더욱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비하인드 영상에서 그는 “대변인, 인터뷰 더 이상 하지마” “엉뚱한 질문을 계속해서 안 돼. 약속을 어기기 때문에 다 취소해” “인터뷰하다가 딴 얘기하면 끊어버릴 거야” “예의가 없어” “다 커트야”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아집스러운 면모를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이 당선인의 이런 모습은 같은 날 경남지사로 언론과 마주한 김경수 당선인과 강한 대비를 이뤘다. 김 당선인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의혹에 대해 의연하면서도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이제는 그런 일방적인 흠집내기나 흑색선전, 그런 낡은 정치, 구태 정치는 더 이상 경남에 발붙이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도민들의 수준 높은 정치의식이 만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선 도민들께 감사를 드리고요. 특검은 제가 먼저 요구했던 (것), 그리고 특검보다 더한 조사도 받겠다고 했고요. 당시에도 이미 야당 추천 특검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도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충분히 문제없음을 보여드렸고 특검도 우리 국민들께서, 도민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선의 의미와 유권자를 향한 감사, 그리고 경남지사로서의 자격과 검찰조사의 자신감을 동시에 어필한 답변이었다. 

선거는 승자 독식 게임이다. 국민이 위임한 막강한 권한이 당선인에게 집중된다. 그런 만큼 권한 이상의 무거운 책임과 사명까지 안으며,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사회적 감시와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설령 ‘엉뚱한 질문’이 날아오더라도 겸손한 태도로 응대해야 한다. 그것이 승자의 자세다.

인구 100만의 도시에서 그보다 10배 큰 1300만의 도정을 이끌게 된 이재명 당선인에게 지금 필요한 건 10배 넓은 아량과 포용이다. ‘굳이’ 하는 변명은 주권자에 대한 예의가 될 수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halloelims 2018-06-15 09:51:39
정부부처나 관공서, 공공쪽에서 일해본 분들은 잘 알꺼예요...언론이 갑중에 갑이라는것을..ㅠ 언론이 밤이던 주말이던 이런거 상관없이 아무때곤 전화걸어 (자료)요구를 하면 무조건 응해야 하고, 정말 말같지도 않은 질문과 악의적인 언행을 일삼아도 기자님덜이 혹시 언짢으시까봐 행여나 기분 나쁜척 못하고 허허실실 웃어주어야 하는 이런 X같은 상황들...그런데 저는 이재명도지사 처럼 때로는 강성으로, 일부러라도 이런 모습을 언론에 의도적으로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언론의 지독한 갑질아래 우리 홍보인들 눈치보며 정말 되도안되는 그런 질문에 다 답변을 해야 합니까. 전 아니라고 봐요. 언론에 대해서도 할말은 하고, 언론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말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