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페친] 여권 가지고 다니는 ‘디지털 총괄 관제사’
[알쓸페친] 여권 가지고 다니는 ‘디지털 총괄 관제사’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6.22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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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 독자 박성기씨를 만났습니다

더피알 페이스북에서 열심히 좋아요를 눌러주는 독자들이 궁금해서 만든 코너. 이른바 ‘알쓸페친’. 알아두면 어딘가에 (큰) 쓸모 있을 그들과 직접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더피알=이윤주 기자] 간혹 유독 ‘내가 알쓸페친 후보요!’라는 듯 아우라를 풍기는 독자들이 있다. 이번 만남의 주인공 박성기 유오워크(UOWORK) 시니어어드바이저도 그랬다. 

직접 만나보니 알 것 같았다. 자기를 믿는 느낌, 즉 자신감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IT개발자로 업계에 발 디딘 그는 현재 더 넓은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어떤 일을 하세요?

여기(인터뷰는 유오워크에서 진행됐다)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에요. 전 고문을 맡고 있는데, 지인 부탁으로 잠시 도와주고 있어요. (국내에서는 나이 어린 사람이 ‘고문’이라고 하면 이상하게 보더라고요. ‘시니어어드바이저’라고 표기해주세요) 사무실을 제공해주니 저도 좋죠.

제 일의 축은 ‘커뮤니케이션’과 ‘융합’이라고 볼 수 있어요. 기업에 투입돼 IT를 베이스로 디지털 전략에 대한 자문과 설계, 팀 빌딩 그리고 실행까지 주로 앞단에서 진행하는 일을 해요. 마케팅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빠져요. 한 마디로 컨설팅이죠.

뭔가 복잡한데요? 조금 더 설명해주세요.

전 보고서만 써주고 빠지는 컨설팅은 하지 않아요. 대신 인큐베이팅으로 사람을 키워놓고 성과를 내는 걸 보고 나오죠.

앞서 설명한 디지털 전략이라고 함은 소셜미디어 운영부터 자산관리(페이스북은 홍보 업무가 아니에요. 디지털 자산이라는 개념으로 봐야 해요), 위기대응, 다른 부서와의 협업 등을 총망라해요.

기업 브랜드와 문화에 맞춰 정책을 만들고 윗분들을 설득하는 일도 돕죠. 그리고 일이 진행되면 전 뒤에서 지켜봐요. 마치 총괄 관제사처럼요. 소셜미디어 실무자들은 각각의 비행기고요. 전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걸 전체적으로 보면서 ‘방향 틀어라’ ‘고도 내려라’식의 관제를 해요. 무사히 비즈니스가 안착할 수 있도록.

노트북 바탕화면도 아시아나 비행기네요.

얼마 전 아시아나항공 100번째 탑승이었어요. 승무원들이 프라이빗하게 케이크를 챙겨주시더라고요. 펑펑 울었어요.

사실 제가 궁극적으로 맡고 싶은 일이 항공사일이에요. 대행 업무 말고 직접 들어가서요. 우리나라 항공사 디지털 전략 자체가 엉망이거든요. 아시아나항공에서 연락주길 기다리고 있어요.(웃음)

(주머니에서 여권을 꺼내며) 전 언제든지 출국할 수 있도록 여권을 항상 가지고 다녀요.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외나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도록 말이죠. 때론 주민등록증 대신 쓰기도 하고요.(웃음)

레디가 되어있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어요. 전 항상 준비가 돼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요.

박성기 유오워크 시니어어드바이저. 사진=이윤주 기자
박성기 유오워크 시니어어드바이저. 사진: 이윤주 기자

IT 관련 위기관리 업무도 하신다고요.

네. 위기는 기업 내부에서 유출되는 부분이 많아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병원 문진하듯 물어봐요. “악성코 드가 있었나요” “자료가 빠져나간 거 같은데 PC 좀 볼 게요” 등 보안부터 인프라까지 다 살펴봐요. 여기서 위 기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나오거든요.

실무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공통적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겠네요.

역시나 공부를 안 한다는 거죠. 사실 페이스북 플랫폼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은 페이지 쓰는 법이 아니라 비즈 니스 관리자를 통한 자산관리부터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특색 등이에요. 코드 심는 것도 중요한데 실무 자들은 모르거든요. 그래서 실무자를 위한 모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또 자기만의 단편적인 경험을 갖고 그게 전부인양 여기는 분도 굉장히 많아요.

이번에 한 미디어 기업에 10명 정도의 컨설턴트와 PR에이전시가 모였어요. 그런데 ‘이런 경우엔 페이스북에 어떻게 올려라’ ‘유튜브 콘텐 츠는 많이 올려라’ 등 자기네들 위주로 일반적인 얘기만 했대요. 저는 기업의 현 상황에 따라 기업문화부터 미래 계획, 필요한 실무자의 역량과 퍼포먼스 등을 종합해서 들려줬죠.

평소 실무자에게도 쓴소리를 하는 것처럼, 더피알에도 피드백을 해주신다면.

비교가 기분 나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더피알을 PR계의 미디어오늘이라고 생각해요. 업계 정보지이자 비평 지죠. 제가 더피알을 정말 잘 보거든요. 굉장히 알차요. 일주일에 하루 몰아서 봐요. 그리고 페북을 통해 더피 알 기사를 꽤 많이 공유해요. 반드시 제 인사이트와 함께요. 혼자만 알고 있으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또 일부러 ‘최고예요’ ‘멋져요’ 등 긍정적인 사인을 함께 해요. 그러면 제 친구 타임라인에 뜨거든요. (페이스북) 시스템을 아니까 이용하는 거죠. 이게 가끔은 공유하기 이상의 효과를 내더라고요.

바라는 게 있다면 좀 더 (기사 톤을) 세게 쓰셨으면 좋겠어요. 기자가 주장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니까 전문가 입장으로 말하는 거겠지만요. 또 인사이트는 좋지만 조금 더 (기사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페이스북 GDPR 기사를 읽으며) 이 기사는 엄청 힘들게 쓰셨을 게 보이네요. 그런데 이런 디지털 관 련한 기사에서 가끔 자잘한 팩트체크를 좀 더 잘 하셔야 할 것 같아요.

팩트가 틀리는 게 있다면 당시에 바로 말씀해주셔야죠.(웃음)

심한 게 아니라 그냥 넘어갔어요. 더피알 디지털 관련 자문위원을 꾸려 팩트체크를 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장소를 제공하고 더피알과 콜라보로 마케터 꿈나무를 만들고 업계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해요.

더피알이 미디어뿐 아니라 여러 담론을 담을 수 있는 매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자 부탁이기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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