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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시장 젠더 역할 변화에 주목해야”
“동남아 시장 젠더 역할 변화에 주목해야”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6.25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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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바시시 다스굽타(Subhashish Dasgupta) 칸타밀워드브라운 상무
수바시시 다스굽타(Subhashish Dasgupta) 상무.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넘나들며 마케팅·리서치 분야에서 18년 이상 커리어를 쌓아왔고, 한국에 온지는 이제 1년 3개월을 막 넘겼다. 현재는 광고 관련 조사 가운데서도 크리에이티브 영역과 관련한 고객 문의를 담당한다. 사진: 성혜련 기자
수바시시 다스굽타(Subhashish Dasgupta) 상무.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넘나들며 마케팅·리서치 분야에서 18년 이상 커리어를 쌓아왔고, 한국에 온지는 이제 1년 3개월을 막 넘겼다. 현재는 광고 관련 조사 가운데서도 크리에이티브 영역과 관련한 고객 문의를 담당한다. 사진: 성혜련 기자

[더피알=안선혜 기자] “(기술)혁신이 엔진인 건 맞지만, 운전석에 앉아 회사 방향을 끌고 가는 건 마케팅이다.”

리서치기업 칸타밀워드브라운에서 크리에이티브 부문 전문가로 있는 수바시시 다스굽타(Subhashish Dasgupta) 상무는 제품 차별화가 쉽지 않은 시대이기에 마케팅 영역에서 더 큰 기회를 보고 있었다. 디지털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가는 광고 생태계에서 소비자들의 어떤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보았다.

TV 시대 크리에이티브와 디지털 시대 크리에이티브에 차이가 있다면.

둘을 나눠 말하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디지털 시대에 바뀐 점도 많으나 아닌 것도 많다는 걸 항상 기억해야 한다.

우선 달라진 건 전달 방식이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가 가장 기본적인 소통 매개 수단이 됐다. 매체 포맷이 바뀐 거다. 게다가 인스타그램, 스냅챕, 왓츠앱 등 새로운 플랫폼들이 계속 나오면서 마케터가 소비자가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다양한 스타일에 맞춰 소비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가령 유튜브는 5초 안에 소비자 관심을 끌면 되지만, 페이스북은 스크롤을 통해 피드를 내리고 음소거까지 된 상태로 노출된다. 소리도 나지 않는 광고로 관심을 끌어야 하는 거다. 각 특징이 다르기에 어떤 디지털 채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콘텐츠도 달리 편집해야 한다.

프로그래매틱(자동 맞춤형 광고)으로 구체적 타깃팅도 가능하게 됐다. 특정 시간에 특정 메시지를 특정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동시에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통제력은 커졌다. 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있으면 이를 차단하는 게 손쉬워졌다.

디지털 변화에 따라 다양한 소통 방식이 새로 생겨나고 있지만,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의 역할은 계속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 변화에 따라 다양한 소통 방식이 새로 생겨나고 있지만,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의 역할은 계속 강조되고 있다.

바뀌지 않은 건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의 역할이다. 최근 45개국 1만4000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광고가 본인이 하고 있는 활동의 방해요소로 작용한다’고 답한 사람이 지난 3년보다 훨씬 증가했다. 디지털에서나 전통매체에서나 사람들이 광고에 주목할 수 있게 하는 건 매우 중요요소인 거다. 사람들이 광고를 받아들이고 공유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 목적이 무엇인지 핵심 메시지와 함께 명확히 전달하는 게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중요하다.

프로그래매틱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나 디지털 툴이 나오면 마케터는 신기한 마음에 툴에만 집착할 수 있다.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본 아이와 같다. 하지만, 이 툴을 활용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디지털에서 세분화된 타깃팅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매체 집행 뿐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영역도 이런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는 추세인데, 글로벌에서는 어떤가.

그(타깃팅) 덕에 미디어가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관련해서는 DCO(Dynamic Creative Optimization)가 화두다. 데이터에 기반해 개인 맞춤형 광고를 만들어주는 디스플레이 애드(배너광고) 기술이다.

광고에는 시각화, 모델, 메시지, 배경음악 등 다양한 요소들이 들어간다. 어떤 사람이 타깃인지에 따라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이 요소들을 조합해 적절한 맞춤형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 똑같은 장소라도 휴양지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선베드, 와인 등을 부각시켜 보여주고,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고객에게는 윈드서핑과 같은 활동을 보여준다. 아마 웹서핑을 하다 한번쯤 경험했을 텐데 인지하지 못했을 거다.

DCO의 진짜 장점은 머신러닝으로 구현된다는 거다. 계속 정보가 쌓이면, 이 누적된 정보로 어떤 제안이 먹힐지 예측도 가능하다. 가령 젊은 여성에게 와인을 보여줬을 땐 반응이 별로였는데 윈드서핑으로 접근하니 좋았다면, 이를 바탕으로 유사한 특성을 지닌 고객들에게는 선제적으로 윈드서핑으로 어필하는 식이다. 매우 개인화된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DCO는 아무래도 로어 퍼넬(lower funnel) 단계에서 영향력이 크다. 구매 직전에 각 사람에 맞는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제안해서 리타깃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거다. 디지털이 매출 향상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도 되고,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가 더 넓은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머신러닝이 세세한 부분을 관리하면서 알아서 자동화된 광고를 내보내는 동안 전략 브랜드 캠페인을 짜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다.

디지털에서 광고를 집행하는 많은 마케터들이 성과 측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세일즈 연결에 대한 압박 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 디지털에서 성과 측정 기준을 어떻게 잡으면 좋을까.

두 가지 논의가 있다. 첫 번째는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설정하자는 거다. 임프레션(impression·노출횟수), 뷰어빌리티(viewability·가시성), 브랜드 세이프티(brand safety) 문제 등을 따져 이 광고가 진짜 보였는지, 그렇다면 진짜로 봐야하는 사람이 본 건지 등 세부적인 사항을 꼼꼼히 측정하고자 하는 니즈다. P&G나 유니레버같은 글로벌 브랜드를 포함해 퍼블리셔(매체사) 가운데는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곳이 이런 기준 설정을 시도하고 있다. 가령 몇 초 동안 노출됐으면 조회됐다고 하는 방식이다. 이런 접근은 간결하기는 하다. 하나의 기준에 모두가 동의하면 그대로 정하고 적용하면 된다.

그런데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과연 디지털이 ROI(투자수익률)를 주고 있는가, 마케터가 애초에 어떤 목적을 갖고 있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딱 답이 있다기보다는 에이전시, 퍼블리셔 양단이 서로 오픈 토론해야 성과 측정이 가능하다.

목표는 캠페인에 따라 달라진다. 가령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진행한 유튜브 캠페인에서는 인지도가 얼마나 더 향상됐는지가 성과 지표가 된다. 리타깃팅 목적 캠페인에서는 매출 향상 내지 프로모션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했는지를 성과로 따질 수 있다.

한국에 오기 직전에는 동남아 지역에 있었다고 들었다. 한창 뜨는 시장인데 특징이 뭔가.

동남아는 아주 흥미로운 지역이다. 작은 나라들이 한 군데 밀집해 모여 있다. 얼핏 보면 다 비슷해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각 나라마다 문화·지정학적 특성이 굉장히 다르다.

그렇기에 각 시장마다 소통 방식도 달라져야 하는데, 그래도 3~4가지 트렌드를 꼽아보자면, 우선 광고를 볼 때 감성과 이성을 똑같이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면이 있다. 감정의 동요와 흥미를 주는 것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이런 재미에 더해 실제 제품 기능이 무엇인지 상세 정보까지 함께 전달해야 한다.

두 번째는 셀러브리티(유명인, 이하 셀럽) 활용이 많은 편이고 잘 받아들여진다. 특히 현지 셀럽이 보다 효과적이다. 국제적 스타도 간혹 활용되고 결과는 나쁘지 않지만 이럴 경우에도 현지화가 필요하다.

동남아에서는 젊은 사람들의 인구 비중이 굉장히 높다. 밀레니얼이나 Z세대 같은 30대 이하가 많다. 소비자 그룹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의 특징은 굉장히 에너제틱(energetic)하고 세상과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이 밝다는 거다. 이런 젊은이들의 특성을 광고에서 보여줘야 한다. 서양과는 좀 다른 점이다. 서양의 같은 세대 젊은이들은 반항적이고 비판적 면모가 많은데, 동남아는 긍정적 에너지가 강한 편이다.

여성의 역할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정을 돌보는 등 전통적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나, 직장과 사회에서 남성과 동일하게 혹은 더 성공하는 역할로 변하고 있다. 광고에서 여성 역할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굉장히 중요하다. 예전에는 냉장고나 세탁기, 식기세척기 같은 가전제품 광고에만 여성이 출연했다면 이제는 자동차, 휴대폰, 컴퓨터 같은 브랜드에서도 여성 모델을 자주 기용한다.

동남아 시장에는 한국 기업들도 많이 진출해 있다. 혹시 한국 기업의 활동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없나.

한국 기업들은 동남아에서 굉장히 잘하고 있다. 젊은 세대 비중이 큰 시장이라 말했는데, 이들이 뷰티, 패션, 음악에 있어 한국의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짙다. 한국인 스타를 모방하려는 경향도 강하다. 뷰티 브랜드는 물론 삼성, LG, 현대차 같은 글로벌 브랜드야 당연히 인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한국 브랜드도 상당히 잘 되고 있다.

일례로 유니레버가 지난해 AHC의 카버코리아를 3조원에 인수했다. 동남아를 포함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들이 잘 하고 있는 상태다. 외국 기업이 이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하는 시도들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 (로레알의 스타일난다 인수 등의 사례가 있다.)

한국에 온지 2년째다. 국내 시장의 특성은 어떤 것 같나.

이제 15개월 됐다.(웃음) 한국은 긴 역사와 다양한 문화를 지닌 나라다. 동시에 기술 발달도 잘 돼 있어 혁신적 요소가 많다.

로컬 브랜드가 대단히 강하다. 화장품 브랜드도 그렇고,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IT기업도 강세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삼성, 현대 같은 자국기업도 있다. 한국 사람들 역시 이들 브랜드 제품이나 서비스 품질에 대한 신뢰가 있다. 해외 브랜드에 대한 동경이나 고평가 성향이 별로 없는 편이다. 때문에 외국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와 바로 성공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로컬 브랜드를 사거나 파트너십을 맺어 진출하지 않는 이상 시장 안착이 힘들어 보인다.

수바시시 다스굽타 상무. 사진=성혜련 기자
수바시시 다스굽타 상무. 사진: 성혜련 기자

예전에는 빅모델들이 광고에서 TV 전파를 장악했다면, 요즘에는 아이돌 중심으로 디지털 노출이 많은 듯하다. 해외도 비슷한 흐름인지?

해외에서도 같은 상황이다. 카일리 제너(Kylie Jenner·미국 유명 모델)가 뭘 사용했다하면 모두가 따라한다. 다만, 최근엔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눌 수 있다. 카일리 제너처럼 진짜 셀럽이 영향력을 미치는 경우와 특정 주제에 전문성을 가진 마이크로 인플루언서(micro-influencer)가 영향을 주는 경우다.

가령 커피를 잘 내리거나 만년필 마니아 등 어떤 주제에 몰두하는 이들이 가진 전파력도 굉장히 크다. 어떤 물건이나 주제를 꿰고 있으면서 특정 브랜드에 얽혀 있지 않기에 사람들이 보다 신뢰를 갖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 셀럽은 특정 브랜드와 계약관계로 맺어져 있다 보니 좋아하면서도 받아들이는 게 조금 다르다. 인플루언서들도 협찬을 받기는 하나, 좀 더 진정성 있게 물건에 대한 애정을 갖고 알린다는 인식이 있다.

여러 브랜드와 장기 전략 파트너십을 진행해왔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시점에서 전략의 수정도 불가피했을 듯하다.

두 가지 큰 변화가 있다. 예전에는 소비자 대상 조사만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면 이제는 앱, 소셜미디어 등 굉장히 다양한 채널에서 데이터를 가져 온다. 폭넓은 데이터 소스를 바탕으로 훨씬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 번째 변화는 이제 더 이상 제품만을 갖고 차별화시켜 살아남기 어려워졌다는 거다.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해도 1~2주 안에 카피 제품이 나온다. 심지어 더 싸게 내놓는다. 제품 중심 전략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이유다. 회사 구조 자체도 예전에는 R&D(연구개발)에 중심을 뒀다면 지금은 마케팅이나 소비자 이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회사 운영을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아직도 혁신이 엔진인 건 맞지만 운전석에 앉아 회사 방향을 끌고 가는 건 마케팅이 됐다. 이 부분에 있어 기업이 어떻게 소비자 중심으로 변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이 강조되고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회사는 많지 않아 보인다. IMC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IMC 역사가 이제 10년 정도 됐다. 최근에 애드 리액션(AD reaction)이라는 글로벌 조사를 진행했는데, 90% 마케터가 스스로 통합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는 50% 이상이 별로라고 응답했다. 마케터 인식과 소비자 평가가 엇갈린 거다.

IMC는 모든 채널을 통합적으로 아울러야 한다. TV나 리테일(유통), SNS, PR, 디지털, 무엇이 됐든 다양한 채널을 결합시켜 캠페인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모델이나 음악, 로고 등이 모든 채널에서 통일성 있게 사용되면 좋다.

TV에서는 이런 콘셉트를 활용했는데, 디지털에서는 좋은 아이디어가 없다고 다른 회사들이 하는 걸 따라하는 식의 접근은 지양돼야 한다. 처음부터 확고한 빅 아이디어를 가져가야 한다.

가장 약한 연결고리를 보면 그 체인이 얼마나 튼튼한지 알 수 있다고들 한다. IMC에서는 모든 채널의 크리에이티브가 다 잘 구현돼 있어야 한다. 디지털이든 프린트든 가장 약한 채널조차 좋은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여 각 채널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채널별 역할과 특성 파악은 필수다. 각 채널에 최적화된 맞춤형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TV에서 트는 광고와 유튜브 광고는 달라야 한다는 맥락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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