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장고 중인 ‘지상파 중간광고’, 방통위 결론 또 미루나
10년 장고 중인 ‘지상파 중간광고’, 방통위 결론 또 미루나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8.07.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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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검토 중”…전문가 “응급실에 있는 지상파, 결정 늦으면 영안실 行”
십여 년을 끌어온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문제가 올해안에 결론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십여 년을 끌어온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문제가 올해 안에 결론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6‧13 지방선거 이후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여부가 여전히 모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 지상파 3사가 프로그램 쪼개기 형태로 사실상 ‘꼼수 중간광고’를 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장고(長考)만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방선거가 끝난 지 보름 이상 지났지만 여전히 방통위 입장은 애매모호하기만 하다. 방통위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실무적으로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고 위원회에서 논의될 사안”이라며 “위원회 입장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여부, 지선 이후로 늦춰져

10여 년에 걸친 논쟁 끝에 찬성논리와 반대논리는 이미 나올 만큼 나온 상황인데 아직까지도 결론을 못 내렸다는 이야기다. 이를 두고 한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중간광고 도입) 의지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실질적인 액션은 없다”며 “(신문과 케이블TV 등) 다른 사업자들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지상파 입장에서 보면 중간광고 도입은 절박한 과제다. 방통위가 최근 발표한 ‘2017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의 매출액은 3조683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50억원(7.88%) 감소했다. 이 중 광고매출은 2107억원이나 줄어들었다.

MBC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액(6655억원)이 전년보다 1639억원이 감소했는데, 이중 1005억원 가량이 광고에서 비롯됐다. MBC 만큼은 아니지만 KBS도 광고매출액이 전년 대비 541억원 가량 줄었다.

반면, 종편PP(Program Provider,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총 매출액은 같은 기간 1400억원 증가했다. 특히, JTBC는 2016년 1994억원에서 지난해 3111억원으로 1117억원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광고매출(2185억원)은 전년 대비 약 951억원 늘어났다. 

JTBC의 광고매출액이 MBC에 근접했다는 방송계의 소문이 허언은 아님이 입증된 셈. 바꿔 말하면 종편과 비등해질 만큼 지상파의 광고매출이 악화되고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게다가 지상파에선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1,2부로 나눠 그 사이에 광고를 넣는 ‘프리미엄 광고(Premium CM, 이하 PCM)’ 집행이 진작부터 일반화됐다. 시청자들에게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방통위가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여부를 되도록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관련기사: 지상파 중간광고, 제도보다 앞서 시행?

양윤직 오리콤 IMC미디어본부장은 “(방통위가 결정을) 늦추면 늦출수록 응급실에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을 영안실로 보내는 것”이라며 “중간광고 편성 여부에 따라 제작 편성도 바뀌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가 (방통위 결정에 따라) 빨리 준비해도 될까 말까인데 해묵은 논쟁이 아직도 벌어지고 있는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업계에서는 조만간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또 다른 지상파 관계자는 “그래도 올해 안에는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지상파 내부적으론 중간광고 도입에 대한 비관론이 나타나기도 한다. PCM을 도입했음에도 광고 매출 하락을 막지 못했기 때문. 이에 대해 지상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실기한 것 아닌가’라는 의견도 들린다”고 말했다. 논쟁이 길어지면서 중간광고 도입 시기를 놓쳤다는 의미다.

양윤직 본부장도 “안 그래도 넷플릭스를 위시한 디지털 플랫폼들이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별다른 정책변화 없이 결론이 내년으로 또다시 미뤄진다면 지상파는 완전히 주저앉을 것”이라며 “중간광고 도입도 골든타임이 있다. 되든 안되든 (방통위가)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케이블 방송업계는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견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의 광고매출이 떨어지고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지상파는 (케이블) PP시장에도 10여개 채널이 들어와 있고 이들은 PP전체 광고시장의 30% 이상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방송채널이 200여개나 되는데 방송업계 전체 사이즈로 보면 10% 정도의 (지상파 관련) 채널이 50% 이상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라며 “지상파 영향력이 떨어졌다고 해도 전세계 어느 방송 시장보다도 (우리나라에서는) 독과점적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중간광고 하나만을 갖고 방송환경의 형평성을 논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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