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면…
11월이면…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1.11.08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광태의 홍보 一心

11월이다. 올해도 어느덧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느껴지는 것이 세월의 빠름이다. 눈 깜짝 할 사이에 한 해가 가버린다. 한 정신과 의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과거의 기억은 생생한데 최근의 기억은 뇌기능 퇴화로 저장이 잘 안 돼 과거와 현재의 간격이 좁혀지기 때문” 이라고.

11월이면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요절 가수들이다. 유독 11월에 요절한 가수가 많다. 가수 차중락이 1968년 11월 10일 28세로 제일 먼저 세상을 떠났고, 이어 배호가 1971년 11월 7일 30세, 김정호가 1985년 11월 29일 34세, 유재하가 1987년 26세, 김현식이 1990년 33세로 세상을 떠났다.

유재하, 김현식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연도는 다르지만 11월 1일 같은 날짜에 사망했다. 그래서 가수들 사이에서 괴담이 오고 갔다. 먼저 간 유재하가 김현식을 불렀다는 것이다. 그 이후 후배들은 두 사람 기일을 모아 11월 1일을 추모의 날로 정하고 매년 추모제를 열고 두 가수의 넋을 달랜다.

홍보맨, 당신의 노래가락 18번은?

민요 메들리로 유명한 삼태기 강병철은 1995년 11월 22일 43세, 남성 듀오 듀스의 멤버였던 김성재는 1995년 24세 젊은 나이로 11월 20일에 사망했다. 모두 7명이 20대에서 40대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우연의 일치라기보다는 동시성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이쯤 되면 가수 입장에서 보면 11월은 공포의 달이다. 역술가 이야기를 들어 보면 11월은 음력으로는 10월. 낙엽이 지고, 나무가 입을 다무는 계절로, 빨아 들일 물이 없어 자칫 순간적으로 생명을 잃기 쉬운 계절이란다. 이런 연유로 입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나무와 같은 운명을 갖는다고 한다. 직업 중 입을 제일 많이 사용하는 직업이 가수다. 그래서 11월에 요절가수가 집중돼 있단다. (그렇다면 입을 통해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 우리 홍보맨도 11월에는 행여 몸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어디 그뿐이랴. 세상을 떠난 이들의 노래들은 공통점이 있다. 왜 그리도 구구절절하게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고 있는지…. 이들은 자신의 히트곡이 암시하는 대로 세상을 떠났다.

가수 차중락은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을 불러 자신도 낙엽 따라 11월에 가버렸고, 배호도 ‘마지막 잎새’ 라는 노래로 자신을 마지막 잎새에 비유하면서 세상을 마감했다. 김정호도 그렇게도 가고 싶었던지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라는 노래로 뜻을 이루었고(?),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 노래는 그의 유서가 됐다.

김현식은 ‘떠나가 버렸네’ 라는 노래 속에 자신이 죽고 나서 팬들의 아쉬운 마음을 미리 대변이나 하듯 “그대 내 맘에서 떠나가 버렸네 사랑을 남긴 채…”를 남기고 정말로 떠나갔다. 강병철과 김성재는 솔로(Solo)곡이 아닌 관계로 가사 내용에선 벗어날 수 있었지만 11월이라는 계절의 굴레에서는 끝내 벗어날 수 없었다.

이와는 반대로 11월과 죽음을 떠나 자신의 소원을 노래가사로 만든 가수들이 있는데 이들은 노래 가사대로 뜻을 이뤘다. ‘수덕사의 여승’ 을 부른 송춘희씨는 아직도 결혼하지 않고 불교 포교사로 살아가고 있고, 송대관씨는 무명시절 고생 고생하다가 ‘쨍 하고 해뜰날’ 노래 하나로 인생 역전이 됐다. ‘바다가 육지라면’ 을 부른 조미미씨도 35세까지 미혼으로 지내다 재일교포와 결혼을 했다.

언어가 인간의 의식세계를 지배한다면 노래는 정서영역을 지배한다. 감정을 있는 대로 불어넣고 노래를 부르면 가사내용이 잠재의식에 연결된다. 치성이면 감천이라 했다. 옛날 우리 어머님들은 평생 장독대에 정한수 떠놓고 기도하면서 소원을 빌었다. 불가에서 3000배를 하게 되면 누구나 무념무상, 고도의 집중상태가 되면서 소원이 이뤄질 수 있는 내면 상태가 된다고 한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노래 한 곡을 3000번 이상 부르게 되면 그 노래가사 내용이 내면 잠재의식에 연결되면서 현실화된다. 일반적으로 가수가 히트곡을 내려면 3000번은 불러야 한다고 한다.

술자리가 많고 노래 부를 기회가 많은 우리 홍보맨들 혹시나 자신의 18번이 죽음, 비탄, 허무 등의 우울한 노래가 아닌지 살펴보자. 행여나 그런 곡을 부르고 있다면 얼른 바꾸자. 건강하게 오래 살고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달라는 곡으로 바꿔 지금부터 3000번에 도전해 보자. 그리고 소원을 이뤄 보자.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