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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 대한 VIP의 흔한 착각들(2)
기자에 대한 VIP의 흔한 착각들(2)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8.07.09 14:1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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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코멘트는 인정 신호, 비밀은 없다…
VIP가 기자에 대해 갖는 흔한 착각 가운데 하나는 사석에서 기자에게 한 이야기가 비밀로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VIP가 기자에 대해 갖는 흔한 착각 가운데 하나는 사석에서 기자에게 한 이야기가 비밀로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 이 칼럼은 3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기자에 대한 VIP의 흔한 착각들(1)에 이어...

[더피알=정용민] 흔히 생각하기로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노코멘트라 하는 것 같다. 입을 다무는 ‘함구’가 곧 노코멘트라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VIP들은 유사시 조직에게 함구령을 하달하기도 한다. 아무것도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기자들의 관심이 적거나 없을 경우에는 뭐든 해도 괜찮다. 함구를 하건, 이야기를 하건 별 다른 문제는 생기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기자들의 관심이 극도로 고조됐고, 여러 경로로 적극적인 취재가 진행되고 있는 경우 함구하는 것은 반대로 코멘트가 되니 문제다.

법정에서도 판사는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을 것을 피고에게 권한다.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뒤집어서 생각하면 만약 아주 민감한 내용임에도 피고가 침묵한다면, 그 내용은 자신에게 불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당연히 답해야 하는 질문에 대해 과감하게 노코멘트 하는 기업의 VIP는 실제로는 커뮤니케이션을 성실히 하고 있는 셈이다. 유죄를 인정한다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기억하자. 노코멘트는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선택이다.

당신에게만 해주는 이야기야

친한 기자라서 우리에게 불리한 기사는 절대 쓰지 않는다. 이런 생각은 대체 누가 하고 있는 것일까? VIP 혼자 스스로 그리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 기자는 내 고향 조카뻘이라서 그냥 편하게 이야기했을 뿐이라며 뒤늦게 땅을 치며 후회하는 VIP들이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언주 바른미래당(당시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해 급식 파업에 대해 비판하면서 각종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기자와의 사적인 대화였다며 보도에 유감을 나타냈지만, 시민단체의 사퇴압박이 이어졌다. 사진: SBS 8시 뉴스 화면
이언주 바른미래당(당시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해 급식 파업에 대해 비판하면서 각종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기자와의 사적인 대화였다며 보도에 유감을 나타냈지만, 시민단체의 사퇴압박이 이어졌다. 사진: SBS 8시 뉴스 화면

기자에게 너만 알고 있으라는 이야기하는 것처럼 허망한 일이 없다. 기자에게 이건 기사화하지 말라 이야기하는 것처럼 순진한 발상이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하면서 하면 안 될 이야기를 하니 문제가 생긴다. 이런 게 기사화되면 곤란한데 하면서 곤란할 이야기를 하니 문제가 커진다.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의 모든 근원은 답변자의 ‘입’이다. 자신의 입만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다면, 기자를 넘어 언론까지 컨트롤하려는 담대한 시도까지 할 필요는 없어진다. 많은 기업 VIP들이 이런 이해를 무시하고 실수를 반복하니 문제가 커진다. 기억하자. VIP가 기자에게 하는 모든 말은 기사화를 전제로 한다. 예외는 없다.

기사 못 쓰게 하세요

모 회장님이 그랬다. 아침 출근길에 친한 기자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상당히 민감한 정보를 실수로 흘렸다. 기자는 우연히 특종을 잡은 셈이 됐다. 재차 더욱 디테일한 정보를 캐묻는 기자의 반응에 결국 회장은 무언가 잘못돼가고 있다는 감을 잡았다.

전화를 끊고 나서 회장은 자사 홍보임원에게 전화를 했다. “OO일보 OOO 기자와 통화하다가 현재 진행 중인 M&A 이야기를 해버렸다. 비밀준수계약이 걸려 있는 건이니 해당 기자를 만나 절대 기사를 못 쓰게 하라” 지시했다. 회장께서 말한 내용은 전부 팩트였다. 기자에게 아주 자세하게 설명까지 했다고 한다.

VIP가 기자에게 한 말은 일단 VIP의 입을 떠나면 ‘낙장불입’이 된다. 기사를 쓰지 못하게 할 방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때 가서 기자를 원망하고, 언론사를 탓하고, 저널리즘에 삿대질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홍보임원과 여러 직원이 해당 언론사를 찾아가고 밤새워 기자를 만나 애원하고 하는 모든 일들은 애초부터 불필요했던 것이다. 기억하자. 사후에 기사를 뽑아 낼 수 있다는 생각은 VIP 스스로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어디 기자? 그 신문 누가 본다고…

흥미로운 상황은 또 있다. VIP와 경영진 대부분은 언론을 독자수나 영향력 등으로 순위 매기는 습관이 있다. 메이저와 마이너를 나누는 것은 기본이다. 메이저 신문에 나는 기사는 매우 의미 있다 생각하는 반면, 마이너지에 동일한 내용이 실리면 별 의미가 없다 여긴다. 언론을 자신의 기준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다.

소위 마이너 언론에 긍정 기사가 나왔다는 보고를 받으면, 일부 VIP는 그런 신문을 누가 보느냐 하면서 그 영향력을 무시한다. 며칠 후 그 마이너 언론에서 자사에 대한 부정 기사를 실으면 이전의 그런 태도는 180도 달라진다. 기사가 민감하니 어떻게 해서든 해당 기사를 빼라는 지시를 내린다.

마이너 언론에 좋은 기사가 실렸을 때는 별 의미나 영향력이 없다 평가하다가도, 부정 기사가 실리면 그 의미나 영향력을 위협적으로 보는 이유는 뭘까? 그 언론이 별 영향력 없다 생각했다면 부정적인 기사라도 무시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이런 이중성은 언론을 차별하는 잘못된 습관 때문에 반복된다. 기억하자. 어떤 언론 기사도 일단 청와대는 읽는다. 국회의원들과 규제기관들이 읽는다. 수사기관들이 읽고 시민단체가 읽는다. 어떤 언론도 언제든 차별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광고 달라는 이야기 아니야?

일만 발생하면 VIP의 인상이 험악하게 바뀐다. 돈을 뜯으려 하는 언론사들 때문에 경영하기가 힘들다 여기저기 한탄한다. 자사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보도하는 많은 언론사들이 광고 영업 중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회사의 문제를 보기보다 언론 문제를 더 크게 본다.

그러다 보니 일선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을 광고영업 직원처럼 대한다. 광고를 줄 테니 기사를 쓰라, 쓰지 말라 요구한다. 더 큰 광고를 줄 테니 아예 기사를 통째로 내리라고까지 한다. 불리한 기사를 쓴 언론에 전화해 우리가 광고를 얼마나 했는데 이럴 수 있느냐 항의한다. 이런 식으로 기사를 쓰는 경우 앞으로 광고를 중단하겠다는 으름장을 놓는다.

언론을 돈으로 바라보다 보니 스스로 더 힘이 든다. 다가오는 모든 기자들이 두려워진다. 기사가 기사 그대로 보이지 않는다. 인보이스로 보인다. 당연히 평소 기자를 피하게 된다. 언론사와 가능한 거리를 두려한다. 그러다 문제가 터지면 도와줄 우군을 급히 찾는다. 평소 외면하던 기자에게 다가가 광고를 이야기 한다. 이런 단발적이며 비전략적인 대응이 반복된다. 기억하자. VIP의 언론 및 광고를 바라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회사와 직원들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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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2018-07-11 21:20:09
유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