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 대한 VIP의 흔한 착각들(3)
기자에 대한 VIP의 흔한 착각들(3)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8.07.11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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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조치는 양날의 검, 친분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기자에 대한 VIP의 선입견은 태도에서부터 묻어나기 십상이다.
기자에 대한 VIP의 선입견은 태도에서부터 묻어나기 십상이다.

※ 이 칼럼은 3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기자에 대한 VIP의 흔한 착각들(1)
▷기자에 대한 VIP의 흔한 착각들(2)에 이어...

[더피알=정용민] 형사나 민사 소송이라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가지고 언론 취재에 맞서는 VIP가 있다. 든든한 로펌을 통해 언론사와 기자와 데스크에게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

부정 이슈를 물고 늘어지는 기자를 상대로 분풀이 소송을 하기도 한다. 소송의 승패를 떠나서 기자에게 오랜 고통을 주는 것이 전략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이 부분은 여러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찬반에 대한 의견도 갈린다. 그러나 언론에 대한 법적 대응은 분명한 득과 실이 존재한다. 양날의 검이라는 의미다. 분명히 주의해서 다뤄야 한다. 특히 VIP의 개인적 감정 때문에 무리하게 휘둘러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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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가 보았을 때 법적 조치가 당연해 보이는 경우만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반면 취재 중인 기자의 취재를 제한·차단하기 위해 행해지는 법적 조치나, 기자와 언론사에게 본때를 보여주는 식은 권장되지 않는다. 기억하자. 기업도 하루 이틀 사업 할 것이 아니라면, 언론사나 기자도 그렇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 속의 의미를 읽어야 한다.

언론사 회장에게 직접 이야기 할게요

기업 VIP들은 대부분 인맥이 두껍고 넓다. 여러 언론사 회장이나 사장들과 다양한 관계로 얽혀 있다. 그래서 기업 VIP들은 언론을 스스로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간단한 요청의 경우 언론사 경영진과 통화해 VIP가 직접 해결하기도 한다.

문제는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다. 기업 VIP는 언론사 VIP에게 자연스럽게 도움을 요청한다. 자신과 친하니 당연히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언론사 VIP의 입장을 생각해 보자. 그들은 거의 매일 어려운 사안이 발생한 여러 기업의 지인들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언론사를 경영하는 자리에 있는 자로서 편집권을 넘는 권한을 행사하는 것도 한 두 번이다. 대부분은 곤란한 입장으로 마무리된다.

기업 VIP는 그의 비협조(?)에 섭섭한 마음을 가지겠지만, 그들 나름대로 언론사 내에서는 고민이 많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기업 VIP가 언론사 VIP에게 급히 도움을 요청할 정도의 사안이라면 어느 한두 언론사의 침묵으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은 이미 아닌 경우다.

기업 VIP는 위기 시 친한 언론사 VIP를 곤란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자사 위기관리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기억하자. 친한 언론사 VIP는 119가 아니다.

기레기들…

최근 유행하는 기레기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VIP가 있다. 평소 자신이 생각하던 기자에 대한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보는 듯하다. 가끔 황당한 기사를 보면 그런 생각은 더 굳건해진다. ‘그럼 그렇지’가 반복되면서 기자들에 대한 인식은 더욱더 부정적이 되어간다.

사람은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느낌은 잘 눈치 채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느낌은 금방 눈치 챌 수 있다고 한다. 좋아하는 감정보다 싫어하는 감정이 더 숨기기 힘들다는 의미다.

선진적인 VIP는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는 능력을 지닌 능력자다.
선진적인 VIP는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는 능력을 지닌 능력자다.

기자들도 VIP를 만나면 그런 느낌을 읽을 수 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주 앉은 VIP가 취재 중인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어느 정도 감이 온다. 평소 기자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많이 해온 VIP의 경우에는 당연히 기자에게 부정적 느낌을 강하게 풍기게 된다. 표정 한 조각, 단어 한 조각, 표현 한 조각이 기자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부정적 태도와 인상이 기사와 보도에 그대로 묻어나게 되는 것이다. 기자도 사람이다. 선진적인 VIP는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는 능력을 지닌 능력자다.

그런 능력이 없거나 그런 능력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언론 응대와 활용은 불가능하다. 기업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큰 의미와 가치 그리고 기회를 포기해 버리는 셈이다. 기억하자. 기자를 좋아하자. 최소한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도 주자.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하자. VIP와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회사를 위한 일이다. 회사를 둘러싼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일이고 사회를 위한 일이다. 절대 개인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며, 감정이 지배하는 대화가 돼서는 안 된다.

평시 이해와 훈련과 경험을 바탕으로 항상 전략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경영 커뮤니케이션이 곧 언론 커뮤니케이션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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