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주면 ‘객원기자 ID’까지…도 넘는 포털 뉴스장사
돈만 주면 ‘객원기자 ID’까지…도 넘는 포털 뉴스장사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8.07.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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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기사 송출→편집권 공유, 변종 영업 성행에도 뚜렷한 대책 없어
포털제휴언론사임을 내세워 유가로 기사를 송출하는 일에 언론사들이 직접 뛰어들고 있다.
‘포털제휴 언론사’ 타이틀을 내세워 기사 장사 하는 매체 일부는 객원기자 ID까지 판매하고 있다.

단체 관련 소식 및 콘텐츠를 포털 네이버와 다음을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하루 1만원 꼴로 매일 3개의 매체에 기사를 분량, 형식의 제약 없이 올릴 수 있습니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이른바 ‘포털 뉴스장사’를 하는 매체사가 영업을 위해 강조하는 문구다. 홍보성 기사를 포털에 송출해 주는 ‘게이트(gate)’ 수준을 넘어 돈을 받고 아예 편집권까지 손에 쥐어주는 형국이다.  

포털과 뉴스제휴를 맺고 있는 매체사들 사이에서 온라인 지면을 사고파는 행위는 공공연하게 있어왔다. 보통 대행사를 중간에 끼고 집행되는데, 매체 영향력에 따라 기사 한 건당 시세표가 공유되는 것도 예삿일이다. ▷관련기사: ‘조중동 33만원’, 사고 파는 온라인 지면

더 나아가 최근엔 미디어들이 직접 ‘기사 장사판’에 뛰어들고 있다. 대행사를 통해 받은 보도자료를 게재해주고 일정 금액을 챙기는 방식에서 이제는 연단위로 이용 아이디(ID)를 팔며 고객사를 유치하는 상황이다.  

한 매체사로부터 이 같은 제안을 받았다는 홍보인 A씨는 “클라이언트(광고주)가 내보내길 원하는 기사를 매체나 대행사가 받아서 가공 후 올리는 게 아니라, 객원기자란 이름으로 아예 클라이언트가 기사를 올리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 350~400만원 정도에서 홍보인들에게 제안서를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부정적 이슈 발생시 포털상에서 뉴스의 가시성을 낮추기 위해 밀어내기 하려는 관행을 파고든 것이다.  

이와 관련, A씨는 “악성기사에 대한 해명기사를 우리가 원하는 내용으로 바로 띄울 수 있기 때문에 여론을 희석시킬 수 있게 된다”며 “또 원하는 기사를 여러 개 송출하면 최신순 뿐만 아니라 관련도 순에서도 부정기사를 하단으로 밀어낼 수 있어 충분히 유혹적이다”고 말했다.

이런 식의 변종 ‘기사 상품’이 등장하게 된 데에는 뉴스 유통과 소비에서 포털 의존도가 큰 데에 기인한다. 미디어의 평가 척도가 포털제휴 여부로 나뉘는 국내 언론계 상황에서 매체의 영향력이나 정체성과는 상관없이 검색에 걸리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홍보 활동이 만연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 검색이나 큐레이션 페이지에서 뉴스를 보는 독자들에게 어떤 매체에 실렸느냐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다”며 “매번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요구 받는 실무자 입장에서도 윗분들이 좋아할 만한 기사를 포털뉴스 검색결과 맨 위에 띄워놓는 것만으로도 홍보의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일부에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사 관계자가 보내 온 보도자료 유가송출을 제안 내용.
언론사 관계자가 보내 온 보도자료 유가송출을 제안 내용.

실제로 이 같은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매체사를 살펴보면 미디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조악한 운영 행태를 보이는 곳도 있다. ㄱ매체는 보도자료성 기사가 바이라인(기자이름)도 없이 페이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ㄴ매체의 경우 메인화면에 4월 기사가 올라가 있다. 뉴스생산보다는 포털송출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포털제휴언론사’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온라인 뉴스 생태계의 물을 흐리는 일이 상습적으로 이뤄지고 있어도 현실적으로 이를 단속하거나 제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네이버·카카오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 규정을 보면 제15조에 ‘기사로 위장한 광고 전송’에 대한 제재안은 명시돼 있지만, 금전을 댓가로 기사를 게재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다. 

이에 대해 포털뉴스제휴평가위에 문의한 결과 사무국 관계자는 “(해당 건에 대해) 인지했으며 현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제평위에서 제재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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