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인가 혐오니즘인가
페미니즘인가 혐오니즘인가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7.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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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천주교 성체 훼손 등 과격한 남성 혐오 도마 위…한국일보 “워마드, 모욕이나 위해 방식으로 분노 해소할 권리 없어”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Today: 워마드

 

페미니즘 관련 시위에 나온 참가자가 팻말을 쓰고 있다. 뉴시스
페미니즘 관련 시위에 나온 참가자가 팻말을 쓰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이윤주 기자] 지난 12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워마드’, ‘성체 훼손’이 올라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에 게재된 천주교 성체 훼손 사진으로 인해 하루 종일 논란이 된 것.

‘여성(Woman)’과 ‘유목민(Nomad)’을 합친 의미의 워마드는 페미니즘을 주창하지만 요즘은 남성 혐오 성향의 커뮤니티로 평가된다.

문제가 된 해당 게시물을 올린 워마드 회원은 천주교가 여자 사제를 인정하지 않으며 낙태죄 폐지도 반대한다고 성체를 훼손한 이유를 밝혔다. 워마드에는 임신중절이 합법화될 때까지 성당을 불태우겠다는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도를 넘어서는 수준의 주장들이 나오자 ‘페미니즘’이라기보다는 ‘혐오니즘’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일보: 무분별한 혐오 표출로 남성중심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한국일보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게시판의 남성 혐오 표현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며 “최근 워마드의 한 회원이 성당에서 받아온 성체에 예수를 모독하는 낙서를 한 뒤 불로 태운 사진과 함께 ‘천주교에서는 예수XX의 몸이라고 XX 떨고 신성시한다‘며 ‘여성 억압하는 종교들은 다 꺼져라’는 글을 썼다. 천주교가 ‘여자는 사제도 못 하게 하고 낙태죄 폐지 절대 안 된다’는데 대한 반발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천주교 측이 유감을 나타내는 등 파문이 커지자 한술 더 떠 ‘임신중절이 합법화될 때까지 매주 일요일 성당을 하나씩 불태우겠다’는 협박문까지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워마드의 실질적 목표가 남성 우월적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면 자유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하는 이런 혐오 게시물과 관련 댓글이 그런 목표 달성에 효과적일지도 의문”이라며 “급진적인 여성주의자들은 당한 대로 되갚는다는 ‘미러링’이 의미 있다고 보는 듯하나, 일시적인 감정 배설에 불과한 혐오 표현으로 얼마나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워마드의 분노는 의미 있으나 그것을 모욕이나 위해라는 방식으로 해소할 권리는 그들에게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워마드의 도 넘은 혐오, 어떤 차별도 해결 못한다

서울신문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남성 혐오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는 그동안 과격한 남성 혐오글로 자주 논란을 빚어 왔다. 익명의 인터넷 공간이라지만 이렇게까지 몰상식적인 분노 행위를 일삼을 수 있는지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성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적 논의는 어떤 순간에도 존중되고 지지받아 마땅하다.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거나 불평등을 강요하는 사회는 더이상 방치할 수도 존속할 수도 없다”며 “그렇더라도 신념을 표현하는 방법이 사회 구성원들의 보편적 가치와 공동선을 훼손한다면 동의를 얻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성 평등은 어느 한쪽 성이 다른 한쪽을 증오해 쟁취하는 전리품이 아니다. 여성의 불편과 불이익을 강요하는 법과 제도의 손질이 시급하다. 하지만 무차별적 남성 혐오는 더이상 묵과될 수 없다”며 “혐오 사회의 불씨를 댕기는 도 넘은 개인의 일탈 행위들은 성평등 사회를 오히려 후퇴시킬 뿐”이라고 일침했다.

△국민일보: 극단적 페미니즘은 공감 얻을 수 없다

국민일보는 “남성중심적인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제3차 ‘혜화역 시위’도 그런 연장선상이었다. 당시 참가자들은 불법촬영 수사가 편파적이라며 여성들이 몰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외쳤다”고 밝혔다.

이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압받고 차별받는 현실에 저항하는 이런 페미니즘이 최근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여성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이라며 “남성중심적인 사회 구조가 이처럼 공고하니 개선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성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는 여성들의 주장을 정부와 우리사회 구성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러면서도 “일부 여성들이 도를 넘게 남성 혐오를 부추기고 있어 우려된다”며 “3차 혜화역 시위에서도 일부 참가자들은 자살을 촉구하는 은어인 ‘재기해’라는 말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혐오를 드러냈다. 경찰에게도 한국 남성을 벌레라고 비하하는 ‘한남충’이라고 몰아붙였다. 이런 극단적인 혐오 표출은 성평등 사회를 열어가는 데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성들의 반발을 부르고 남녀 간 증오심만 부추기는 악순환을 부를 뿐“이라고 봤다.

아울러 “페미니즘은 여성이 겪고 있는 성차별 구조에 대한 저항이지 남성에 대한 공격이 돼서는 안 된다. 양성평등 사회를 실현하는 데는 남녀가 따로 일 수 없다. 여성은 물론 남성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어내야 성차별이 없는 세상으로 더 빨리 나아갈 수 있다”며 “그러려면 페미니즘도 극단적 남성 혐오와는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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