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8-23 22:33 (금)
기업 현장 ‘워크 다이어트’로 주 52시간 적응 중
기업 현장 ‘워크 다이어트’로 주 52시간 적응 중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7.16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탄력근무제, PC오프제 도입… 줄어든 업무시간에 맞추려 유·무형적 강제 수단 병행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첫 출근일인 지난 2일 오후 LG유플러스 본사 업무용 PC에 오후 6시가 되면 컴퓨터가 꺼진다는 알람창이 열려 있다. 뉴시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첫 출근일인 지난 2일 오후 LG유플러스 본사 업무용 PC에 오후 6시가 되면 컴퓨터가 꺼진다는 알람창이 열려 있다. 뉴시스

[더피알=박형재 기자]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워크 다이어트’가 재조명받고 있다. 근무시간 총량이 줄어든 만큼 불필요한 서류결제나 회의를 없애는 업무효율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많이 꺼내든 카드는 ‘유연근무제’다. 하루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자율적으로 정해 주 40시간 안에서 일하는 방식이다.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바쁠 땐 야근하고 한가할 땐 빨리 퇴근하는 식으로 정해진 시간을 맞춰나간다. 회사 사정에 따라 야근이나 휴일 근로가 불가피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분위기다.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하는 기업도 부쩍 늘었다. 오전 7~10시 사이에 자율적으로 출근하고, 퇴근도 출근 시간에 따라 각자 다르게 가져간다.

삼성전자는 7월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재량근로제’를 시행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주 단위인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제도다. 예컨대 한 달 근무일수가 25일이라면 총 200시간(25일×8시간) 내에서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업무량에 따라 근무시간을 정하면 된다. 다만 ‘주 단위’로 최소 20시간은 채워야 한다.

재량근로제는 업무수행 수단이나 근로시간 관리에 대해서 직원에게 완전한 재량을 부여하는 것으로,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노사가 사전에 합의한 시간만큼 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법적으로 신제품이나 신기술 연구개발 업무에 한해 적용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업무 중 특정 전략과제 수행 인력에 한해 적용하고 구체적인 과제나 대상자는 별도 선정할 계획이다.

이밖에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은 주 52시간 정책 이전부터 사무직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KT는 사내 캠페인을 통해 정시 출퇴근 문화 정착과 불필요 업무 줄이기를 추진하고 있다.
KT는 사내 캠페인을 통해 정시 출퇴근 문화 정착과 불필요 업무 줄이기를 추진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유연근무제와 함께 직원들을 강제로 퇴근시키는 방법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PC오프(PC-OFF)제다. 퇴근시간이 되면 회사 컴퓨터를 자동으로 종료시켜 야근 등 초과근무를 제한하고 직원들의 퇴근을 독려하는 것이다.

LG전자는 6시 30분이면 회사에서 불이 꺼지고, 사무실 문이 잠긴다. 회사 인트라넷에도 접속할 수 없다. 부득이하게 야근하려면 사전에 담당 임원에게 결제를 받아야 한다. 특정 부서의 야근이 많으면 해당 임원은 인사 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CJ그룹 역시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루 8시간 근무를 하고 나면 PC가 자동 종료되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CJ관계자는 “퇴근 30분 전부터 PC화면에 업무 종료 시간이 큼지막하게 뜨고, 야근을 하려 해도 그룹장이 부재중이면 결제를 맡기 어려운 등 기본적으로 ‘칼퇴근’을 장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PC온’ 제도를 추가로 도입했다. PC오프제의 부작용으로 너무 일찍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업무시간 20분 전에 컴퓨터가 켜지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제도 연착륙을 위해 나름의 해법을 찾고 있지만, 문제는 본래 하던 업무량이 하루아침에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야 할 일이 산적한 직원들도, 생산성 하락이 우려되는 회사 입장에서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관건은 관행적으로 굳어진 지금의 업무 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여부다. 기업들이 내놓는 해답은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초과 근무만큼 쉴 수 있게 해주면서 유·무형적인 강제 수단을 병행한다. 시간이 줄어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각종 묘안을 짜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