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도 양보다 질…‘군살’ 빼는 법
업무도 양보다 질…‘군살’ 빼는 법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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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줄이고 의사결정 단계 최소화…사내 캠페인 통해 조직 슬림화 기치로 내걸기도

기업 현장은 ‘워크 다이어트’로 주 52시간 적응 중에 이어... 

[더피알=박형재 기자] 주요 기업들은 선택적 근로시간제나 탄력근무제 등을 도입하며 주52시간 시대에 대처하고 있다. 문제는 근무시간이 줄어든다고 업무량까지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야 할 일이 산적한 직원이나 생산성 하락이 우려되는 회사 모두 고민이 큰 상황.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시간당 업무효율을 높이는 워크 다이어트(Work Diet) 시도가 늘고 있다. 

워크 다이어트는 ‘낭비 업무를 줄인다’는 뜻이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낭비뿐만 아니라 공간적, 시간적, 업무방식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줄임으로써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업무 낭비 요소는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잦은 회의, 업무 공간에 대한 낭비, 불합리한 제도나 비합리적 의사결정구조에서 발생하는 소모적 논쟁 등 기업 특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변화에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 공통된 목표다. 오랜 관행으로 무거워진 군살을 빼고 언제라도 바로 움직일 수 있는 슬림화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형근 한국능률협회 일자리창출본부장은 “줄어든 근무 시간에 예전에 하던 업무량이나 퍼포먼스를 내려면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중요하지 않은 단순 반복 업무는 외주를 맡기거나,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라 7월 2일부터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하기로 했다. 뉴시스
신세계백화점은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라 7월 2일부터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하기로 했다. 뉴시스

최근 많아진 워크 다이어트 움직임은 회의 문화 개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회의 타이머’ 제도를 도입했다. 회의시간을 최대 1~2시간까지 설정해두고 자료를 미리 공유해 빠르게 합의에 이르는 캠페인이다. 내부 회의 자료는 간단한 메모로 대체해 PPT 작성도 최소화하고 있다.

KT는 사내 캠페인을 통해 회의 자료 준비 최소화, 회의는 한 시간 이내, 한 개라도 명확한 결론 도출 등을 장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워크 다이어트의 일환으로 5대 불필요 업무(회의·보고·지시·업무집중·리더변화) 줄이기를 추진 중이다.

집중근무시간을 설정해 특정 시간대에는 다 같이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강제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 시간에는 흡연실 이용이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사용도 금지된다.

신세계는 오전 10시~11시 30분, 오후 2시~4시에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했다. 이 시간에는 회의도 최소화된다. GS홈쇼핑도 오전 10∼11시, 오후 2∼4시를 집중근로시간으로 정해 팀이나 외부 미팅을 제한하고 있다. CJ는 계열사 사업부별로 집중근무시간에는 회의·흡연·티타임을 자제하는 ‘3무 운동’을 벌이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반복되는 일을 자동화하거나 근무시간 조정으로 생산성을 높이기도 한다. 이마트 물류의 경우, 점포의 검품 직원이 직접하던 상품 분류 업무를 물류센터에서부터 분류하는 체계를 구축해 점포 상품 입고 시간을 5시간에서 2시간 반 수준으로 단축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부터 전 매장의 폐점시간을 자정에서 밤 11시로 한 시간 앞당겼다. 그 대신 자정까지 근무하는 인력의 10%를 오후 2시~5시 피크타임으로 전환 배치했다. 손님이 많지 않은 시간대 근무를 과감히 줄여 업무 효율화를 꾀한 것이다.

한화토탈은 모든 영업 업무를 통합해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세일즈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다. 거래처를 방문할 때는 현장사진 촬영·업로드 등을 통해 방문 보고가 가능하고, 이메일 전송이나 결재 상신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많은 기업들이 문서작성을 최소화하고 일반적인 업무는 전자결제로 돌리는 등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LS전선은 보고서 대신 이메일과 구두 보고 활성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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