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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광고·협찬 영업 금지시켜 달라”
“기자들 광고·협찬 영업 금지시켜 달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07.19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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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등장, 취재 권한 남용해 생존하는 ‘언론불사’ 성토

“요즘은 ‘언론불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언론사 영업활동을 취재를 하는 기자들이 하기 때문입니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편집국 기자 광고·협찬 영업활동 금지법’을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여론 수렴의 장이 된 국민청원 게시판은 많은 언론이 기삿거리 발굴을 위해 주시하는 공간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언론들의 ‘나쁜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편집국 광고·협찬 금지법을 요구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편집국 광고·협찬 금지법을 요구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대한민국 언론을 바로 세워주세요 - 편집국 기자/부장 광고협찬 영업활동 금지법’을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서 청원자는 언론사 사주의 이익을 위한 취재 권한 남용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글쓴이는 “요즘 대한민국 언론 취재권한은 사회 공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언론사 매출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며 큰 기업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를 빌어 ‘언론불사’를 이야기했다. 언론사 영업활동을 기자들이 하기 때문에 언론 사업 역시 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기자들은 좋은 기사를 쓰는 것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광고·협찬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가, 언론사 매출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가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익을 위해 악의적인 편집과 보도로 피해를 입히고도 언론은 정정보도로 갈음한다”면서 “악의적인 보도로 얻는 것(광고·협찬)은 많지만 잃는 것(배상금)은 너무 적다. 악의적인 보도가 반복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언론사 편집국 영업 관행 문제를 지적한 청원글 일부. 

지난 17일 게시된 이 글에는 이틀 간 550여명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 대중적 이슈와는 거리가 있는 사안이라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 동의’를 얻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업계에서 공공연한 사실로 여겨지는 문제를 공론장에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선 홍보인들 “현실보다 덜 리얼…개선 어렵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홍보인은 “데스크(편집국 부장)가 영업에 나서고 기사와 광고를 바꾸는 일이 너무도 비일비재한 상황인데 속은 시원하다”면서도 “(해당 글은) 현실보다 너무 덜 리얼하다. 구체적 사례를 들면 본인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으니 그 와중에 몸조심한 듯하다”고 말했다.

다른 홍보인은 “기업에서 홍보하는 사람치고 (청원에) 동의 안 할 사람 있겠느냐. 다 아는 문제도 해결책이 안 보이는 게 진짜 문제”라고 했다.

실제로 ‘편집국 광고·협찬영업’은 새로울 것 없는 묵은 이슈다. 광고시장 규모에 비해 매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언론사 생존을 위해 진작부터 기자들이 ‘영업전선’에 투입돼왔다. ▷관련기사: 산업부장 vs 경제부장, 치열한 ‘광고싸움’

오죽했으면 요즘엔 편집국에서 영업해도 좋으니 ‘내부 교통정리’만 해달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곽혁 광고주협회 상무는 “광고·협찬이 나가는 매체는 동일한데 편집국 출입기자가 도와달라고 했다가 광고국에서 따로 요청이 들어오고, 또 담당자 바뀌었다고 다른 채널로 얘기 꺼내는 등 커뮤니케이션하기도 어렵다는 말들이 많다”며 “최소한 매체사가 창구라도 일원화한 뒤에 광고나 협찬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곽 상무는 “청원에서 거론된 문제 역시 협회에서도 관심을 갖고 연구했던 주제들”이라면서 “개선을 희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안 되고 있다. 특히 광고주(기업)들이 제일 답답해하는 부분이 효과 없이 집행되는 원턴광고(모든 신문에 일률적으로 집행하는 광고)”라고 덧붙였다.

언론사 수익 사업으로 진행되는 각종 행사들에 대한 협찬 부담도 상당하다. 곽 상무는 “기본적으로 과도한 행사와 협찬 요청도 자제돼야 하지만, 최소한 (스폰하는) 기업의 니즈에 부합하는 행사를 기획해야 하는데 매체사들이 그런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며 “언론이 가진 힘 때문에 필요 없는 행사에 대해서도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포럼의 계절’ 돌아왔다

전문가 “언론 시장도 자율 경쟁 필요…‘통폐합’ 유도할 수도”

이에 대해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사익을 위해 지면을 활용하고 편집권을 남용하게 되면 공기(公器)로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은 약화되고 언론 권력화만 강화된다”며 언론계 발전을 위해서도 해당 청원은 “중요한 제안인 것 같다”고 봤다.

이 교수는 “언론이 갖는 공공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사기업화되면 저널리즘 본연의 임무는 약화되거나 왜곡될 수밖에 없다”며 “사주 이익을 위해 언론의 공적 기능이 남용되는 부작용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해당 청원은)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김성해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제가 봐도 국내 언론사가 너무 많다. 그렇다고 뉴스가 다르냐 하면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지적하며 다각도에서 발전적 안을 제언했다. 

김 교수는 “(국내 언론 시장에) 차별화된 뉴스, 돈을 주고 사봐야 할 뉴스가 없다. 존재가치가 없으니 광고든 구독료든 후원금이든 할 의미가 안 생기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언론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사회적 합의를 찾아야 하는데 언론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 정부와 같은 공적기관에서 할 수있는 일, 독자(시민)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을 것 같다”고 봤다. 

김 교수는 “언론들도 이제는 ‘백화점’ 영업을 그만 둘 때가 되지 않았나. 물론 광고를 못 받으니까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킬러콘텐츠’를 앞세워서 백화점 영업을 지속하는 중간 정도의 방법과 충성독자에 호소할 수 있는 전문분야를 앞에 내세우는 ‘플래그십(Flagship)' 모델이 가능할 듯하다”고 언급했다.

저널리즘 생태계 복원을 위해 정부가 언론 분야의 ‘통폐합’을 유도하는 다소 급진적 방법도 언급했다. 시장의 비정상을 잡으려면 ‘공정과세’ 또는 ‘불로소득’이 없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을 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 교수는 “정치적 다양성 등을 전제로 언론 시장도 자율 경쟁을 하도록 했으면 한다. 독과점이 형성되지 않도록 하면서 현재의 언론사 수를 시장 경쟁에 따라 크게 줄이는 것이 꼭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지자체, 언론재단 등에서 ‘한계 언론사’에 대한 콘텐츠 지원 방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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