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엔 없어요, ‘온라인 온리’ 제품들
매장엔 없어요, ‘온라인 온리’ 제품들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7.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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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소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 겨냥…유통 거품 빼고 가성비 극대화 실험 잇따라

[더피알=박형재 기자] 기업들이 잇따라 온라인 전용 제품을 내놓고 있다. 유통 마진을 줄이는 대신 가성비를 높여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합리적 소비 추구 경향이 커지면서 새로운 유통 실험이 늘고 있다.

온라인 전용 제품에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식품업계다. 두유, 생수 등 음료부터 가정간편식(HMR)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식품은 ‘베지밀 애플두유’를 온라인에서만 판매 하고, 대상 청정원은 ‘집으로ON’이란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만들어 잡채볶음밥, 해물볶음밥 등 4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제과는 지난 5월 온라인 전용 ‘누드로즈 블랙티 빼빼로’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롯데마트 매장이 아닌 G마켓, 옥션, 11번가, 롯데닷컴 등 이커머스 채널에서만 판매된다.

웅진식품은 일찌감치 온라인 전용 제품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어 성공한 사례다. 2015년 온라인 전용 탄산수 브랜드 ‘빅토리아’를 만들어 지금까지 8개의 제품을 내놨다. 편의점, 마트 등의 전통적인 유통 채널을 과감히 포기하고, 유통 마진을 소비자에게 돌려준 결과 경쟁 제품 대비 40% 이상 싸게 공급할 수 있었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합리적 가격으로 탄산수 시장의 거품을 제거하고,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내세운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며 “온라인에서는 제품을 낱개로 사는 오프라인과 달리 박스 단위로 구입하 기에 소비자들이 가격, 효능 등 실제 리뷰와 온라인 콘텐츠 등을 꼼꼼하게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롯데에서 내놓은 온라인 전용 ‘누드로즈블랙티 빼빼로’. 뉴시스
롯데에서 내놓은 온라인 전용 ‘누드로즈블랙티 빼빼로’. 뉴시스

합리적 소비 즐기는 밀레니얼

패션·뷰티업계도 이른바 ‘온라인 온리(Only)’ 실험이 한창이다. 과거 소비자들은 ‘옷은 직접 입어 봐야 한다’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 ‘합리적인 소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변화의 주요 배경이다.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오프라인 매장 판매는 고전 하는 대신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는 데 있다. 통계 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을 보면,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약 1조원씩 증가하다가 2016년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10월까지 9조3000억원에 달했다. 국내 전체 패션 시장이 수년째 2%대 성장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삼성물산 빈폴레이디스는 최근 온라인 전용 상품 ‘라임 빈폴’을 선보였다. 가격을 기존 제품의 60% 수준으로 낮추고, 다양한 과일 이미지를 사용해 화려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빈폴레이디스는 2016년 가을부터 초코 빈폴, 커피 빈폴 등 1030 세대를 겨냥한 캐주얼한 시리즈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코오롱FnC는 럭키슈에뜨와 커스텀멜로우를 통해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매장과 달리 옷을 직접 입어볼 수 없는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길이나 외형을 확인 가능한 영상 콘텐츠도 함께 올려 소비자들이 상품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 

빈폴레이디스 관계자는 “젊은 고객 유입을 위해 메인 상품과는 별도로 젊은 감성을 불어넣은 차별화된 상품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2030 고객층 확대 및 매출 확장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은 기본적으로 유통 마진이 적어 수익율이 좋고, 노출이나 프로모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툴이 많은 것이 장점”이라며 “메인 브랜드 이미 지와 충돌을 막기 위해 품질에 각별히 신경쓰고 기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변화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뷰티업계도 온라인 온리에서 예외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전용 ‘화이트젠 에센스 쿠션’을 지난 3월 출시했다. 기획 단계부터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2030 의견을 반영했으며, 오프라인 매장 출시 계획은 없다.

코웨이코스메틱 역시 온라인에서만 파는 리엔케이 (Re:NK) ‘래디언스 컬러 크림 EX’를 선보였다. 이제품은 2013년 출시 이후 100만개 이상 판매된 리엔케이 주력 제품 ‘미라클 래디언스 컬러 크림’의 휴대용 버전으로, 가격 부담을 낮추고 30ml 소용량으로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밝은 피부 톤을 좋아하는 젊은층을 고려해 투명하고 반짝이는 광채피부를 연출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며 “온라인몰이라는 한정적인 채널에서 판매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매출과 긍정적인 고객 반응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빈폴레이디스의 온라인 전용 제품 ‘라임 빈폴’. 삼성물산 제공
빈폴레이디스의 온라인 전용 제품 ‘라임 빈폴’. 삼성물산 제공

‘원 오브 뎀’에서 ‘온리 원’ 되려면

식품·패션·뷰티 등 다양한 업종에서 온라인 전용 제품을 내놓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통마진을 뺀 만큼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기업과 소비자 모두 윈윈이다. 다만, 가격에만 집중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온라인 온리 제품의 최대 장점은 가격경쟁력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고 유통 거품을 제거해 높은 가성비가 보장된다. 가격을 낮추거나 품질을 높여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온라인의 특성상 브랜드 파워의 영향이 적은 것도 후발주자들에겐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온라인 소비자는 오프라인과 달리 광고로 전달되는 일방적 정보보다는 소셜미디어와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경로에서 얻은 정보를 종합적으로 비교해 구매한다. 매장에서 보여주기 어려운 제품의 특장점을 고객에게 설명하고 제품력만으로 승부할 수 있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일수록 출퇴근 시간 등을 이용해 온라인·모 바일에서 짬짬이 쇼핑하는 형태가 많기 때문에 그들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온라인에서 너무 가격만 강조한 상품을 제공하면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온라인 전용으로 차별화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되 온·오프라인을 통합적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업 입장에서 온라인 전용 판매는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이전 시장 반응을 살피는 테스트베드 역할도 한다.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판매한 다음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제품 확대 여부를 가늠하는 것이다. 

금강제화의 경우 지난 2015년 트리텍스 소재 신발을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출시한 뒤 시장에서 긍정 적인 반응이 나오자, 이듬해 트리텍스 신발을 30% 가량 확대한 바 있다.

제품 론칭과 판매가 모두 온라인에서만 진행돼 진입장벽이 낮고, 다양한 제품의 여러 시도에 대한 즉각적인 고객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정확한 판단과 수정·보완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도 장점이다.

이밖에 온라인 시장의 주요 고객인 젊은 세대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전용 제품 덕분에 온라인 매장을 일부러 찾는 젊은 고객의 유입이 계속되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도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론 브랜드 노후화를 막을 수 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는 “인구통계학적으로 보면 소비자 구매 패턴은 크게 온라인, 오프라인, 두 가지 병행의 세 가지로 나뉘는데 점차 온라인 선호 소비자가 늘어나므로 이들을 공략하는 상품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전용 상품이 지금은 독특하지만, 더많은 상품들이 나오면 ‘원 오브 뎀(one of them)’ 이 될 수 있다”며 “단순히 가성비만 추구할 게 아니라 멤버십을 끊으면 추가 혜택을 주는 식으로 새로운 편익을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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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2018-07-24 23:17:32
임대료 관리비 세금 다 내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으라는 소리? 온라인세 빨리 제정해라 공룡 기업만 돈 버는 세상 된다. 그럼 소비는 누가 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