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구글의 위기관리, ‘교과서적 PR’ 일깨우다
AI발 구글의 위기관리, ‘교과서적 PR’ 일깨우다
  • 임준수 (micropr@gmail.com)
  • 승인 2018.07.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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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직원’…가이드라인 실천이 관건
구글 인공지능 윤리 논란은 이 시대 ICT 기업들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
구글 인공지능 윤리 논란은 이 시대 ICT 기업들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
구글과 미 국방부의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 프로젝트가 몰고온 파장은 인공지능(AI) 시대 윤리적 문제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 PR윤리 등의 다양한 함의를 담고 있습니다.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① 예고된 적색육 파장
② 구글식 위기관리
③ 교과서 벗어난 PR적 교훈

[더피알=임준수] 기업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직원들과 균형적 관계를 유지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의 경영진이 보여준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물을 통해 몇 가지 교훈을 얻는다.

첫째, PR은 핵심 공중의 지각(perception)과 조직의 실체(reality)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다.

구글러들은 구글의 핵심 이해관계자이자 가장 중요한 공중이다. 제조업보다 직원 1인이 창출하는 수익이 월등히 앞서는 실리콘밸리의 첨단 산업에 있어서 재능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 이들의 이직을 최소화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구글에 입사한 사람들은 다른 IT기업의 직원보다 사회적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자유롭게 의사 개진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많은 구글러들은 문서화되진 않았지만 구글의 비공식적 창립 모토로 알려진 “악해지지 말자”를 신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지주회사 알파벳 체제로 바꾸면서 구글은 “악해지지 말자”를 “옳은 일을 하자”로 바꿨다.

실제 이번에 회사를 상대로 한 서명 투쟁에서 이들은 이 모토를 언급하면서 구글이 창립 정신에 맞는 윤리와 사회 책임 의식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같은 프로젝트를 록히드 마틴이 수주했다고 하면 뉴스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구글이기에 지각과 실체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하는 PR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둘째, ‘쌍방향 균형적 공중관계’에 기반한 PR은 교과서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 PR이론에서 종종 이상적인 규범 모델로 꼽는 쌍방향 균형적 공중관계 모델의 핵심은 조직의 이해관계에서 다소 손해가 발생할지라도 핵심 공중의 우려와 요구를 반영해 고수해온 정책이나 결정을 조정 혹은 수정하는 것이다. 언론대행자 모델에 기반해 활동하는 대부분의 실무자들은 너무 이상적이어서 교과서에서만 존재하는 이론 쯤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구글의 위기관리를 통해 쌍방향 균형적 공중관계 모델에 입각한 PR이 문제해결에 있어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답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실제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직원들의 저항을 잠재웠을 뿐 아니라, 핵심 공중인 기술 관련 시민단체와 활동가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다. 일례로 일렉트로닉프런티어재단(EFF)은 “메이븐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구글의 결정의 구체적 내용을 모르지만 구글이 직원들의 우려에 귀를 기울였다는 것과 AI 활용에 관한 윤리적 기준들을 마련했다는 보도를 기쁘게 생각한다”는 환영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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