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음원을 만날 때
AI가 음원을 만날 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8.07.3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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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스피커 붐 타고 음악 사업 잰걸음…킬러 콘텐츠로 활용
디지털 음원 사업은 ICT 업계의 현재진행형 과두인 인공지능과도 접점을 가진다. 플리커
디지털 음원 사업은 ICT 업계의 현재진행형 과두인 인공지능과도 접점을 가진다. 플리커

[더피알=문용필 기자] 디지털 음원 시장을 잡기 위해 국내외 주요 ICT 기업이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다. 1차적으론 플랫폼 확장을 위한 콘텐츠 확보 전략의 일환이지만, 4차 산업혁명의 최대 화두인 인공지능(AI)과도 접점을 가진다. 특히, 최근 트렌드처럼 쏟아지고 있는 AI스피커가 오디오 플랫폼의 한계를 가진 것을 감안하면 음악은 그 자체로 중요한 기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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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아마존이나 구글은 이미 개방형 AI 플랫폼을 갖췄다. 은행계좌 조회나 게임 등 수많은 콘텐츠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개방이 별로 안됐고 (AI스피커 출시)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만 쓸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음악까지 없다면 그냥 스피커만 쓰는 셈”이라고 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도 “AI는 현재 킬러 콘텐츠가 별로 없다. 이대로라면 장난감으로 끝날 것이다. 날씨 물어보고 잡담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AI와 음원 사업의 조합은 단순 결합 그 이상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류 소장은 “장르와 작곡가, 가수 등의 메타데이터가 음원사이트에 존재한다. (특정) 음악을 좋아하는 사이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렇게 빅데이터들이 쌓이고 있기 때문에 AI 서비스를 접목하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위 교수도 비슷한 시각에서 “AI와 음원이 결합하면 이용자가 좋아하는 가수들의 신곡이나 동향에 대해 AI가 검색할 수 있다”면서 “AI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에 이용자 취향의 가수들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음악을 추천하는 기능은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서비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네이버의 AI 음악추천 서비스 '바이브' 구동화면.
네이버의 AI 음악추천 서비스 '바이브' 구동화면.

네이버가 지난달 출시한 음악 서비스 바이브(VIBE)는 이런 대중들의 기호를 반영한 것이다. AI를 통해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의 음악 감상 패턴과 개별곡을 분석한 AI는 이용자가 좋아할만한 곡을 골라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준다. AI 기반인 만큼 음악 감상 패턴이 누적될수록 이용자 취향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곡 구성의 요소를 AI가 분석해 다음 곡을 자연스럽게 믹싱해 이어주는 ‘AI DJ’ 기능도 제공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스피커나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기, 스마트 디바이스가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음원 감상 환경이 달라지고 있는데 기존의 네이버뮤직 만으로는 대응이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다양한 상황에서 개인취향 맞춤형 음악을 제공하려면 AI 기술은 필수였고 자사의 기술력과 서비스 노하우를 적용해 바이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자사 AI스피커에도 바이브를 도입한다.

아직 상황은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지만 향후 ICT 기업의 디지털 음원 시장 공략은 계속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임성희 아이리버 동영상그룹장은 “(음원) 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어느 순간 잦아들겠지만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계속 될 것”이라며 “향후 음성 기반 플랫폼이 성장하게 되면 가장 필요한 것이 음악 같은 오디오 콘텐츠”라고 예상했다.

다만, 무분별한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다. 위 교수는 “과거처럼 음악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비스니스 모델을 전개하기 쉽지 않다. 아울러 음원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는데 이런 전략적 고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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