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표 뉴스, 디테일 놓치면 역풍 맞을수도
청와대표 뉴스, 디테일 놓치면 역풍 맞을수도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8.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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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로 경제지표 강조하다 오류, 과장된 그래프에 비판 목소리…뉴미디어 담당자 “검수 미진…의도성은 없어”
청와대
청와대가 카드뉴스로 제작한 ‘가계소득증가율’ 그래프. 2015년 2분기의 2.8%보다 2017년 3분기의 2.1%가 더 높은 곳에 위치했고(빨간선), 가계소득 성장폭도 훨씬 큰 것으로 표시돼(노란선) 논란이 됐다. 

[더피알=박형재 기자] 청와대가 경제 관련 카드뉴스 시리즈를 내보내며 오류가 있는 그래프를 사용해 논란을 자초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강점인 대국민 소통을 통해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려 했으나 ‘디테일’을 놓쳐 오히려 빈축을 샀다.

청와대는 지난달 27일부터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서 ‘한국 경제의 다양한 얼굴’ 시리즈를 연재 중이다. 카드뉴스 형태의 이 콘텐츠는 숫자와 그래프 등으로 국내외 경제 현황과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8월 3일까지 경제성장률, 수출, 소득, 고용, 투자, 국가신용 등 총 6개 시리즈물이 올라왔다.

문제가 된 내용은 ‘소득’ 편에 사용된 분기별 전기 대비 가계소득증가율 변화 그래프다. 청와대는 “한 가정의 총소득을 나타내는 가계소득증가율은 나아지고 있다”며 해당 그래프를 소개했다.

그러나 그래프 상의 세로축(y축)이 잘못 그려졌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2분기의 2.8%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3분기의 2.1%를 그래프상 더 높은 곳에 위치시킨 것. 또한 2015년 2분기 2.8%와 2018년 1분기 3.7%는 0.9%포인트 차이임에도 그래프에서는 과장되어 성장폭이 훨씬 큰 것처럼 표시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 페이스북에는 “그래프의 정보 왜곡이 청와대의 신뢰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습니다”, “2.1을 2.8보다 위에 그렸단 건 어떤 의도가 있다고 밖에 생각이 안드네요”와 같은 비판 댓글이 올라왔다.

청와대는 “카드뉴스 중 15년 2분기 지점의 2.8이 17년 3분기 지점의 2.1보다 낮게 보이는 오류가 발견돼 수정했다”며 “오류를 지적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정확한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세심하게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해당 콘텐츠는 6일 오전 수정, 재게시됐다.

바뀐 그래프
6일 수정, 게시된 가계소득증가율 그래프. 

전문가는 대국민 직접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현 정부의 아쉬운 점으로 꼽히는 경제 지표가 나쁘지 않다고 어필하는 건 시도할만하지만, 눈에 띄는 이 같은 오류를 범할 경우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주52시간 근무,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친화정책을 잇따라 내세웠으나 경제성장률 등이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에서, 이를 방어하는 게시물 실수는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는 “기업이나 언론, 공공기관 등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때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과잉 메시지를 던질 때가 있는데 잘못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이보다는 각종 경제지표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수준의 메시지로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뉴미디어비서실) 관계자는 “카드뉴스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저희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 검수가 미진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다른 의도성을 갖고 한 일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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