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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협찬, 계약은 예능인데 실행은 보도국서
방송사 협찬, 계약은 예능인데 실행은 보도국서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8.09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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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포럼서 ‘방송계 적폐’ 지적, “협찬비 받기 위한 프로그램 속출…방통위는 책임 떠넘겨”
민주언론시민연합이 8일 주최한 포럼을 통해 방송사 협찬 관행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홈쇼핑 판매와 연계하거나 보도 프로그램에서 협찬을 받는 사례 등이 지적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적한 방송사 협찬 문제. 생활정보 프로그램이 홈쇼핑 판매와 연계되거나 뉴스와 같은 보도프로그램이 협찬 형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자료화면

#. 계약은 예능 프로그램과 하지만 실제 협찬 집행은 보도 프로그램에서 이뤄진다.

#. 건강 정보 프로그램에서 협찬을 통해 특정 식재료에 대한 소개를 하고, 유사한 시간대에 바로 옆 홈쇼핑 채널에서 해당 식재료를 가공한 건강식품을 판매한다.

#. 실제 협찬 방송이 나간 일이 없지만, 가짜 증빙자료를 만들어 제출하고 광고비를 받는다. 광고주와 협의된 허위 증빙으로, 업계에선 관행적으로 이를 ‘협찬 증빙’이라 부른다.

#. 출연 섭외를 위해 전화를 건 PD에게 의사가 얼마를 내야 하는 건지 조심스레 묻는다. 쇼닥터 프로그램 등에 일정 비용을 내고 출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지난 8일 주최한 정기포럼에서 언급된 방송협찬 행태들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방송제작을 위해 협찬을 받는 게 아닌 협찬비를 받고자 만드는 방송이 많아지고 있다”며 “시청자들이 방송을 통해 기망당하고 있지만 정작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는 조사권이 없다고 하거나 다른 부처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객관성을 유지해야 할 보도 프로그램에서 협찬비를 받고 특정 공공기관에 우호적인 방송을 내보내고, 건강정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제품이 곧장 TV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연계 사례가 여러 차례 발각됐지만 주무부처인 방통위 대처가 너무 미온적이라는 것이다.

김 사무처장은 “협찬이 정말 필요하다면 가능한 지점과 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분명하게 그으라”며 “협찬고지를 손보겠다고 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의결을 이끌어내야 하는 당사자인 방통위는 빨리 고치라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8일 진행한 포럼 현장. 김언경 사무처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8일 진행한 포럼 현장. 김언경 사무처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방통위가 협찬고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을 내놓았지만 이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다. 

방통위는 방송사가 협찬을 고지할 때 ▲프로그램 종료 시 등에 1회에 한해 고지할 것 ▲현행 화면 하단에만 허용된 협찬고지 위치를 화면 하단 또는 우측 중 사업자가 선택 ▲행사·프로그램 예고 시 협찬고지 횟수를 매체별 각 1회씩 확대(지상파중앙 1회→2회, 지역지상파 2회→3회) 등의 개선안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협찬고지에 대한 규정을 아무리 늘리더라도 협찬과 협찬고지를 별개로 여겨 협찬에는 적용을 하지 않는 지금과 같은 관행이 계속된다면 사실상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진형 민언련 정책위원은 “고지만 하지 않으면 어떤 종류의 협찬을 받더라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협찬고지’에 대한 허용범위와 세부기준만 마련할 뿐 ‘협찬’ 자체의 허용범위와 기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실례로 지난 2014년 11월 방송광고 금지 업종인 한국마사회가 KBS, MBC, EBS, MBN 4개사에 협찬한 건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안건 상정 시 최성준 당시 방통위원장은 “고지를 안 하면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인데 고지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협찬과 협찬고지는 별도라는 실무자 보고 내용도 있었다.

박 정책위원은 지난 2003년 헌법재판소 판례를 들어 방통위의 이같은 해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경인방송은 방송광고 금지 업종인 한국담배인삼공사로부터 협찬을 받고 이를 고지했으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고, 위헌제청했으나 헌법재판소는 ‘협찬고지 허용범위를 규율하는 법률조항은 협찬 허용범위를 나타낸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박 정책위원은 “간접광고가 법으로 허용되고, 타이틀 스폰서십(프로그램명에 광고주를 노출하는 방식) 제도 개선이 이뤄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길을 열어줬지만 음성적 협찬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며 “협찬은 고쳐야 할 방송계 적폐 중의 적폐”라 비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선 협찬 개념을 새로 정의하고 허용범위를 시행령으로 적시할 것을 요구하는 것과 제작비를 초과하는 협찬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대안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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