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업들은 왜 스타트업에 공간을 오픈하나
그 기업들은 왜 스타트업에 공간을 오픈하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8.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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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추구+사회공헌 두 마리 토끼 잡기…새로운 네트워크 장으로
대기업들이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라는 이름으로 공간 실험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에서 운영하는 S.I_랩 내부. 신세계 제공
대기업들이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라는 이름으로 공간 실험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에서 운영하는 S.I_랩 내부. 신세계 제공

[더피알=안선혜 기자] 벤처캐피탈(VC)과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이 한 공간에 들어가 있다. 자연스레 서로 교류하며 투자의 기회도 엿본다.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이벤트홀이 갖춰져 있고,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에 제작물을 실험해 볼 수 있는 테스팅룸(testing room)도 마련돼 있다. 샤워실, 수면실, 카페와 같은 편의시설은 기본이다. 이 모든 시설물은 꽤 근사한 인테리어로 구성돼 있다.

최근 대기업 및 관련 재단에서 만든 코워킹 스페이스의 모습이다. 일명 공유오피스로 불리기도 하지만, 이들은 단순한 임대업이 아닌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해당 공간을 꾸몄다고 말한다.

사무실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적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법무, 세무, 노무 등과 관련된 도움을 주기도 한다. 나름대로 엄선된 기업들과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는 입주에 매력적 요소다.

지난 2014년 4월 처음 문을 연 ‘마루(MARU) 180’은 아산나눔재단이 만든 창업지원센터다. 서울 역삼동에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 1090평 규모로 지어졌다.

마루 180 전경사진과 디바이스랩 모습. 마루 제공
마루 180 전경사진과 디바이스랩 모습. 마루 제공

사무실이 들어선 각 층 한 편에는 스타트업이, 다른 한 편에는 파트너사인 VC와 엑셀러레이터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오며가며 자연스레 교류를 나누는 가운데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산나눔재단 관계자는 “실제 같은 층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한 입주 스타트업의 경우 ‘일할 때 되게 신경 쓰이게 됐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용료는 1인당 10만원 수준이고, 규모에 따라 조금씩 할인이 들어간다. 현재 9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법인 설립 5년 이내에 팀 멤버는 16명이 넘어가면 안 된다. 재단 관계자는 “초기 고정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입주사들이 만족한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코워킹 스페이스 ‘스튜디오 블랙’을 설립했다. 건물 8~12층에 약 560석 규모 오피스와 부대시설을 갖춰놓았다. 조명과 음악, 공기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 6개 수면캡슐이나, 샤워실에 구비된 독일 한스그로에 수건 등 프리미엄급 업무 지원 시설이 특징적이다. 현재 100개사 이상이 입주해 있다.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내부.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내부. 현대카드 제공

스튜디오 블랙은 1인 54만원부터 비용이 책정된다. 아주 저렴한 가격은 아니나, 고퀄리티 편의시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현대카드 역시 임대 비용 대신 서비스 비용이라는 용어를 채택하는 등 임대업과는 철저히 선을 긋는 모습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대기업 자체 동력만으로는 빠른 기술 변화를 트래킹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문 기술을 스터디 하는 동시에 빠르고 유연한 스타트업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목표도 있다”고 밝혔다.

같은 건물 5,6층에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운영되는 ‘핀베타(Finß)’도 자리한다. 핀테크(IT 결합 금융 서비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엑셀러레이터 공간으로, 선정된 기업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입주가 가능하다. 기본 시설은 스튜디오 블랙과 유사하다. ▷관련기사: 현대카드가 핀테크 스타트업을 모으는 이유

한화생명 역시 CSR 차원의 핀테크기업 엑셀러레이터 공간과 유상 임대를 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개소한 드림플러스63 핀테크센터는 자사 보험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에게 전액 무료로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6개월 계약기간에 최대 1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현재 3기째 운영으로, 7개사가 입주해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서비스 보유 스타트업 등을 선발하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한화 드림플러스강남 이벤트홀 모습. 한화 제공
한화 드림플러스강남 이벤트홀 모습. 한화 제공

올해 4월에 오픈한 드림플러스 강남은 한화생명 서초사옥에 15개층 2500석 규모로 들어섰다. 핀테크 기업 중심인 드림플러스63과 달리 콘텐츠, 헬스케어, 교육, 사물인터넷(IoT)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서비스 보유 스타트업 등을 선발하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독립형 오피스는 1인 41만7000원부터, 자유석은 35만원 선에서 이용 가능하다. 라운지가 각 층마다 구성돼 있고, 다른 코워킹 스페이스와 유사하게 오픈키친과 폰부스, 회의실, 샤워실, 동영상 촬영 및 제작·편집 설비 등을 갖추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지난 4월 업의 특성을 살려 서울 청담동에 패션 특화 코워킹 스페이스 ‘S.I_LAB(S.I_랩)’을 만들었다. 패션업계에 종사하거나 패션에 관심이 많은 크리에이터, 스타트업, 프리랜서들에게 사무공간과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S.I랩 내부. 신세계 제공
신세계인터내셔날 S.I랩 내부. 신세계 제공

업계 간 네트워킹을 주목적으로 하는 만큼 분리된 지정 사무실이 아닌 오픈형 테이블과 라운지 등이 들어선 80여평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회비는 1인당 월 15만원 수준.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원래 무료로 운영하려 했지만, 최소한의 진입 장벽이 없으면 아무나 와서 분위기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회원제로 하게 됐다”며 “동료나 미팅 대상자를 데려오는 건 얼마든지 자유롭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코워킹 스페이스이니 만큼 때론 브랜드 론칭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각 오피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과 혜택 등은 더피알 매거진 7월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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