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꾸리는 공유오피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연결될까
대기업이 꾸리는 공유오피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연결될까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8.1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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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자원 공유+혁신 요소 외부 조달…“실질적 협업 진행…아이디어 갈취 오해 있을까봐 조심스럽다”
사무실의 개념을 혁신적으로 바꿔 자유로운 네트워킹과 업무 협력을 강조한 공유오피스에 국내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공유오피스 체인 ‘Toong’ 내부 모습.
사무실의 개념을 혁신적으로 바꿔 자유로운 네트워킹과 업무 협력을 강조한 공유오피스에 국내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공유오피스 체인 ‘Toong’ 내부 모습.

[더피알=안선혜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공간을 활용한 실험에 나섰다.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공유오피스 등으로 불리는 장소에 스타트업들을 한 데 모으면서다.

현대카드의 ‘스튜디오 블랙’과 아산나눔재단이 만든 ‘마루(MARU 180)’, 한화생명의 ‘드림플러스’, 패션업계 최초 꾸려진 신세계인터내셔날 ‘S.I_LAB(S.I_랩_)’ 등이 대표적. 이들 오피스는 잘 꾸려진 사무공간에 스타트업이 쉬이 누리기 어려운 혜택들까지 덧붙이면서 새로운 네트워크의 장이 되고 있다.

▷관련기사: 그 기업들은 왜 스타트업에 공간을 오픈하나

대기업들의 코워킹 스페이스 진출은 ‘오픈 이노베이션’에 방점이 찍혀 있다. 내부 자원을 일정 부분 공유하면서 자사에 부족한 혁신 요소들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식이다.

다만, 우선은 생태계 조성이라는 큰 그림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고, 실질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코워킹 스페이스가 혁신에 기여할지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구체적 진행사항을 공개하는 일에는 다소 보수적인 모습도 보인다.

코워킹 스페이스 기업 한 관계자는 “반드시 비즈니스 기회를 엿보겠다는 것보다는 스타트업들이 갖고 있는 혁신적 에너지나 노하우 등을 배울 수 있다”며 “실질적 협업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협업사 전략상 공개를 원치 않을 수도 있어 섣불리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실질적 협업이 진행되고 있거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국내 정서상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갈취한다는 오해가 있을까봐 상당히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대카드 공유오피스 '스튜디오 블랙' 내부에 마련된 라운지. 출처: 현대카드
현대카드 공유오피스 '스튜디오 블랙' 내부에 마련된 라운지. 출처: 현대카드

대기업의 코워킹 스페이스 진출은 기존 중소규모 공유오피스 업체들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기업은 자본력이나 네트워크가 있으니, 기존 스페이스들에게 위협적이긴 하다”며 “처음에는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부터인가 해당 프로그램 이름을 그대로 따와 코워킹 스페이스로 바꾸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자신들이 소유한 건물을 이용해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 여러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기존 입주사와 예비 입주사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졌다”는 첨언이다.

스타트업 간 네트워킹이 코워킹 스페이스의 핵심인 만큼 내부 협업 프로세스에 대한 니즈는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이 하니 막연한 기대감에 입주했다가 성장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장소를 옮기는 곳들도 존재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보안에 대한 우려도 있다. 민감한 기술 관련 내용이 코워킹 스페이스 이용 과정에서 노출돼 곤란을 겪은 사례가 나오면서다. 서로 교류를 나눌 공간과 기밀 사항을 마음 놓고 토의할 수 있는 공간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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