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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국 풀어낼 ‘소통 리더십’ 어디에?
경제난국 풀어낼 ‘소통 리더십’ 어디에?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8.08.13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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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권위 앞 불통이 문제 키워…위기 때 홍보 빛 발해야
서울 명동거리에서 관광객들이 텅빈 상점 앞을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 뉴시스
우리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서울 명동거리에서 관광객들이 텅빈 상점 앞을 지나는 모습. (자료사진) 뉴시스

[더피알=김광태] IT,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은 중국에 다 따라 잡히고 반도체 하나 남았다. 뜨거운 날씨와는 정반대로 내수경기는 식고 서민경제는 얼어붙었다. 그나마 버티고 있는 수출도 미·중간의 무역전쟁에 휘말려 직격탄을 맞을 거라는 우려가 작지 않다.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는 대기업은 반(反) 재벌 적폐 대상에 올랐다. 수출 비중이 높은 10대 그룹 중 검·경찰이나 국세청, 공정위 같은 사정기관의 수사나 조사를 받지 않는 곳이 없다.

직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직원들은 총수 퇴진을 외치며 여론몰이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기업 안에서 노사 간 대화로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는 통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바깥을 향하고 있다. 조직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PR인 입장에서는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

재벌가 갑질은 사실 법적인 피해가 아닌 정서적 피해다. 오너 개인의 도덕성의 문제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에선 갑질 이슈가 터지면 온 국민에게 정서적 피해를 줘 훨씬 광범위한 반감이 일어난다. 그런 공분을 노리는 걸까? 언론의 지나친 관심도 문제다. 아무튼 이번 사태가 시발이 되어 다른 기업에게도 확산돼 전 국민을 상대로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위기가 닥치면 대부분 강력한 리더십을 원한다. 그 리더십은 바로 소통에서 나온다. 지금 우리는 경제 위기에 처해 있다. 국가 경제를 책임지는 대통령은 국가 경제 주체인 재계 총수들과 머리를 맞대고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 것인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총수는 총수대로 직원들과 소통하며 힘을 모아야 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경제 위기 속 소통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며 악수하는 모습. (자료사진) 뉴시스

조선시대 소통 리더십으로 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왕이 바로 세종대왕이다. 마음이 통하면 만사가 통한다는 신념 아래 신하들을 차별하지 않고 토론 문화를 활성화했다. 설득보다는 경청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며 해결책을 찾는 진정한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성리학이 국시임에도 불교와 승려를 배척하지 않고 그들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등 특정 인사‧이념‧종교로 편을 가르지 않았다.

기업에서는 홍보의 정의를 소통에 두고 리더십을 발휘한 사람이 삼성 이건희 회장이다. 이 회장은 홍보란 “윗사람의 말을 아래로 12시간 내로 전달하는 것이고 아랫사람의 말을 24시간 내지 48시간 이내로 윗사람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윗말과 아랫말이 상하좌우 잘 유통되게 하는 것”이라 했다. 여기에 “점과 점의 소통은 안 되며 모든 조직이 동참을 하고 삼성이 어디로 가느냐를 전 사원에게 어떻게 잘 전달해주는가가 바로 홍보의 노하우”라 했다.

그리고 1993년에 그룹 전 임직원을 향해 “이제 7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위기를 선언하고,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슬로건 하에 신(新)경영을 선포하는 한편, 본인이 직접 나서 사장부터 사원에 이르기까지 소통하면서 삼성의 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꿔 놓았다. 그 결과 오늘날 삼성은 소니는 물론 애플, 인텔을 넘어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외환위기 시절이던 1999년, 김경일 상명대 교수가 쓴 책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가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는 책을 통해 사농공상으로 대표되는 신분사회와 맹목적인 복종, 남존여비, 위선을 부추기는 군자의 논리 등 우리 뇌리에 박힌 유교사상이 잔존하는 한 외환위기를 벗어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투명성과 평등, 창의를 말살하는 시대를 역행하는 유교사상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갑질, 미투도 유교사상이 빚은 병폐다. 권위 앞에 불통이다. 박근혜 정권도 결국 불통으로 무너졌다.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세계 무역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어느 때 보다 리더의 소통 리더십이 중요하다. 위기 때 빛을 발하는 게 홍보다. 리더가 선두에 서서 올바르게 소통할 수 있도록 직언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안테나를 더 높게 세우고 바닥 민심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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