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1-17 13:04 (토)
완제품보다 구성품으로 차별화하라
완제품보다 구성품으로 차별화하라
  • 이승윤 seungyun@konkuk.ac.kr
  • 승인 2018.08.17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윤의 디지로그] 인그리디언트 브랜딩 전략, 제조사-협력사 윈윈하며 경쟁 우위 확보
인그리디언트 브랜딩 전략을 주목해야 한다. 사진은 일본 시계 브랜드 놋토가 파트너인 장인을 소개하는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더피알=이승윤] 디지털은 고객과 소통방식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다. 그 중 최근 마케터들이 집중해서 살펴봐야 할 부분이 바로 인그리디언트 브랜딩(Ingredient Branding) 전략이다.

이는 제품에 포함된 부품이나 소재, 성분 등 구성 요소를 브랜드화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2007년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이 선정한 ‘세계를 변화시킨 101가지 발명품’에 뽑힌, 방수·방풍·투습의 기능성 소재로 유명한 고어텍스(Gore-Tex)가 소재 브랜딩의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등산복 매장 직원은 “이 옷은 고어텍스 원단으로 만들었습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왜 해당 제품이 비싼지 설득할 수 있다. DVD, PC, 게임기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소음 제거와 입체 음향 기술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돌비 시스템을 내세워 “우리 제품은 돌비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라고 소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그리디언트 브랜딩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면 구성요소를 제공하는 곳과 최종 완제품을 판매하는 회사 둘 다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동시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해당 제품이 뛰어난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손쉽게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으므로 비슷한 제품들에 비해 자연스럽게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정보가 곧 커스터마이징

인그리디언트 브랜딩이 디지털 시대에 더 주목받는 이유는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폰 덕분이다. 과거엔 최종 제품에 들어가는 구성품을 일반 소비자에게 알리고 브랜딩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무리 좋은 소재나 부품을 사용하더라도 그 내용에 대해 소비자가 어떠한 사전 지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인그리디언트 전략은 작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매장 직원이 “이 신발은 밑창 솔이 유명한 비브람(Vibram) 제품으로 만들어졌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면, 고객은 설령 그런 브랜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더라도 스마트폰을 통해 비브람이 어떤 건지 손쉽게 알아낸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소비자가 방문한 매장 내에서 본인들이 만든 완제품이 어떠한 우수 소재들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고, 적극 체험시켜주는 방향으로 인그리디언트 브랜딩을 시행하는 곳들이 많아졌다.

일본 프리미엄 시계 브랜드 놋토(KNOT) 매장은 철저하게 이러한 전략을 극대화시킨 방향으로 운영된다. 놋토는 ‘당신만을 위한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단 하나의 시계를 만들어드립니다’는 브랜드 콘셉트를 가진 브랜드다. 매장을 방문하거나 혹은, 온라인상에서 직접 고객이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한 시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사실 여기까지는 그렇게 새롭지 않다.

놋토는 시계의 전체 이미지보다 시계의 개별 부품, 만들어지기까지 장인의 숨은 노력을 보여준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시계 브랜드가 가장 공들여서 제공하는 경험이 시계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시계를 구성하는 개별 부품과 관련된 것들이란 점이다. 놋토는 필자와 같은 외국인들에게 생소하다. 하지만 매장에 방문해보면 시계의 각 파트들 소재가 일본의 유명 장인들이 운영하는 공방 혹은 브랜드로부터 온 것임을 강조하는 정보들이 독립된 공간을 통해 충실하게 제공되고 있다. “시계줄은 일본의 유명한 OO가죽 장인의 공방에서 만들었습니다”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매장 곳곳에는 아이패드 형태의 장치들이 배치돼 이러한 정보들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세히 적어놓은 시계 부품 정보를 읽어보거나 혹은 매장에서 보이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다 보면, 놋토는 단순히 커스텀 시계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최상의 구성 요소들로 이루어진 브랜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최종 제품에 사용된 개별 구성 요소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제공해주고, 동시에 이런 정보를 고객들이 직접 휴대폰을 통해 다시 살펴보게 만드는 형태로 인그리디언트 브랜딩 전략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잠재 소비자에 접근하는 디테일

디지털은 인그리디언트 브랜딩 방식 자체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프린트 광고물이나 TV광고에 완성품과 소재로 사용된 브랜드를 같이 강조하는 형태로 단순하게 진행됐다. 지금은 이런 단편적인 활동을 넘어 다양한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끄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데님 브랜드 이스코의 교육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진 데님 작품들. 출처: 공식 인스타그램
데님 베이커 이스코는 다채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통한다. 사진은 데님 브랜드 이스코의 교육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진 데님 작품들. 출처: 공식 인스타그램

연간 약 2억만 미터 이상의 원단을 생산해 내는 세계 최고의 데님 메이커 이스코(ISKO)는 디젤(Disel), 누디진(Nudie Jeans)과 같은 프리미엄 진 브랜드들과 활발하게 콜라보레이션 하며 프리미엄 진 시장의 3분의 1 이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코는 가장 적극적으로 인그리디언트 브랜딩 전략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순히 광고를 통해 브랜드 콜라보를 알리기도 하지만 이스코 이스쿨(ISKO I-SKOOL)과 같은 데님 교육 프로그램을 론칭, 데님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뛰어난 디자이너에게 상을 주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포털에서 ‘이스코’를 검색해보면 이들이 얼마나 다채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으며, 동시에 어떠한 방식으로 우수한 데님 원단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고객들은 해당 소재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면 인터넷을 통해 광고를 찾아보기보다 그 브랜드가 어떤 역사와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정교하게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고객들이 제품에 사용된 구성품을 검색하는 순간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 단순 정보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고객들이 최종 완제품에 들어가는 구성품을 직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들로 인그리디언트 브랜딩 전략에 변화를 주는 것이 요구된다.

디지털 시대 소비자들은 단순히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객체에 머물기를 원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최종 제품에 들어가는 눈에 띄지 않는 성분이나 구성품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