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해도 주어지는 혜택, 어떤 의도?
걷기만 해도 주어지는 혜택, 어떤 의도?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8.08.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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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앱 활용한 마케팅 활발…“고객의 다양한 컨텍스트(맥락) 정보로 친근하게 다가서”
일상의 평범한 발걸음이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일상의 평범한 발걸음이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 30대 후반 직장인 김모씨는 요즘 저녁에 열심히 스마트폰을 흔들곤 한다. 하루 걷기 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해 횟수를 채우기 위해서다. 그는 “요즘은 날이 더워서 걷는 게 힘들지 않냐”며 “이 앱은 앉아서 흔들기만 해도 걸음으로 인식해서 가끔씩 꼼수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량을 다 채운 김씨에겐 스타벅스 커피 쿠폰이 주어졌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걷기가 마케팅 수단으로 떠올랐다. 하루에 일정 걸음 이상 걸으면 할인 혜택이나 쿠폰 등의 소소한 리워드를 제시하는 식이다. 일상 속 건강관리라는 명분을 앞세워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자연스럽게 수집하기 위함이다. 헬스케어 분야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앱들이 등장하며 사람들의 움직임과 관련된 이같은 데이터 예측과 활용이 손쉬워졌다는 점도 이 같은 마케팅에 활기를 불어넣는 요인이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걷기운동을 측정하는 앱들을 내놓고 많이 걸으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회사 입장에선 보험료 지급과 밀접한 건강 관련 정보를 걷기 앱을 통해 일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SNS처럼 지인들과 연결해 순위경쟁을 하거나, 팀 목표를 정해놓고 함께 달리는 느낌을 주는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도 더해지고 있다.

또한 걷기는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툴이 되기도 한다. 단순 이동거리뿐만 아니라 위치정보를 통해 동선도 함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걷기를 통한 보상을 마케팅 툴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SK텔레콤은 AIA생명, SK(주) C&C와 손잡고 걷기목표 달성 시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T건강걷기 X AIA Vitality’ 서비스를 출시했다. SK텔레콤 고객이 바이탈리티 앱을 다운받고 주 단위 걷기목표를 달성하면 매주 3000원, 월 최대 1만2000원씩 총 6개월간 통신요금을 할인준다.

KEB하나은행은 하루 1만보 이상 걸으면 최고 우대금리(연 2.35%) 혜택을 적용해 최고 연 3.6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도전365적금’을 내놓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운동과 건강관리와 금융혜택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상품”이라며 “하나멤버스앱을 통해 걸음수를 확인하면서 재미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금화면에서 광고, 뉴스 등 콘텐츠를 즐기면서 캐시 적립 혜택을 얻을 수 있는캐시슬라이드는 만보기 기능을 더한 스텝업을 선보였다. 앱을 깔고 걸으면 50걸음에 1캐시가 적립되고 자신의 목표 달성 시 최대 1000캐시가 추가로 쌓인다.

회사 관계자는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캐시는 기존 캐시슬라이드처럼 회사가 확보한 광고 수익을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잠금화면에서 콘텐츠 감상뿐 아니라 만보기 기능을 통한 건강과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왼쪽부터) KEB하나은행 도전365적금, 캐시슬라이드 스텝, 워크온 내 스폰서 챌린지 페이지.
(왼쪽부터) KEB하나은행 도전365적금, 캐시슬라이드 스텝, 워크온 내 스폰서 챌린지 페이지.

이처럼 자체 앱을 통해 고객들의 걷기와 마케팅을 결합하기도 하지만, 회사간 협업을 통해 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워크온’과 동국제약 센시아가 함께 한 캠페인을 예로 들 수 있다.

정맥순환장애를 예방, 관리하는 좋은 습관 중 하나인 걷기를 독려하며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고, 워크온의 기부 챌린지를 이용해 캠페인 참가자의 걸음 수만큼 동국제약이 결식 아동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후원하는 사회공헌을 합친 형태다.

워크온은 포스코에너지, 롯데칠성음료, 메트라이프생명, SBS, 한국IBM, 동국제약, 코레일, 풀무원 등의 기업들과 협업해 소셜펀딩(기부), 마케팅 및 프로모션, 임직원 건강관리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걷기와 관련한 기업 마케팅이 활발해지는 것에 대해 정해권 스왈라비 대표는 “걷기는 단순하지만 고객 일상의 다양한 컨텍스트(context·맥락) 정보가 포함돼 있다”며 “이를 활용해 사용자에게 가장 친근하게 마케팅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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