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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에 돈 쓴 효과, 제대로 따져보자
PR에 돈 쓴 효과, 제대로 따져보자
  • 신인섭 1929insshin@naver.com
  • 승인 2018.08.2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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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섭의 글로벌PR-히스토리PR] 실효성 있는 통일된 기준 없어, 공공입찰제안에부터 명시돼야

[더피알=신인섭] 지난 7월 더피알 기획시리즈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2017.5~2018.5) 간 공공홍보사업 652건, 총 1373억원에 관한 분석기사가 게재된 바 있다. 1건당 평균 2억1000만원 꼴이었다. ▷관련기사: 文정부 출범 이후 공공PR, 숫자로 정리해보니

해당 결과를 접하며 자연스레 질문이 생겼다. 그 많은 정부예산, 달리 보면 우리가 낸 세금이 잘 쓰였는지, 그 성과가 무엇인지 하는 것이다. 답을 구하기 전에 우선 미국의 PR과 광고시장에 관한 자료를 보기로 한다.

세계 광고비를 조사하는 몇 회사 가운데 프랑스 퍼블리시스 계열 매체전문회사인 제니스옵티미디어(ZenithOptimedia)가 발표한 지난 5년간의 미국 광고비와 PR비는 아래 <표>와 같다.

이에 따르면 광고비는 2018년 추정 2006억 달러(약 227조6800억원)로 전년도 2.8%에서 4.9%로 성장했고, PR은 57억 달러(약 6조4700억원)로써 5.0%에서 7.4%로 수치가 증가했다. 성장률로 보면 최근 3년 새 PR비는 광고비의 갑절 또는 그 이상이다. (광고비는 매체에 사용된 전체 금액 즉 외형이고 PR비는 주로 PR회사의 서비스 수임료(fee)이다)

미국 광고비-PR비 추이

자료: Advertising Expenditure Forecasts. 2016. ZenithOptimedia. 198쪽 성장률 계산(반올림)은 필자가 함. 2017,18년은 추정.
자료: Advertising Expenditure Forecasts. 2016. ZenithOptimedia. 198쪽 성장률 계산(반올림)은 필자가 함. 2017,18년은 추정.

광고비에 대한 효과 조사는 이미 1910년대부터 있었는데 미디어 발전과 궤를 같이 했다. 출발은 당연히 인쇄매체였다. 신문·잡지 부수조사인 ABC제도가 1914년 미국에서 시작돼 1930년대에는 주요 선진국이 모두 이를 채택했다.

또 1930년대 라디오가 등장하자 미국 AC닐슨은 라디오 청취율 조사를 개시했고, 1950년대 TV시대에는 역시 닐슨의 TV시청률 조사가 시작돼 곧 세계로 퍼져나갔다. 물론 광고효과도 디지털·모바일 환경에 맞춰 다시 손질돼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만 적어도 표준화된 기준이 마련돼 있다는 점에선 평가할 만하다.

아직도 AVE 타령?

이에 비해 PR효과 조사는 상당히 뒤떨어졌다. 퍽 오래전부터 관련 논의가 있었으나 광고환산가치(Advertising Value Equivalency)가 수십년간 표준모델처럼 사용됐다. 줄여서 AVE라 불리는 해당 조사는 그 근거가 한 번도 증명된 일이 없고 지금은 효용성이 거의 폐기된 상태이기에 개선이 시급하다.

PR효과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본격 대두된 건 1990년대에 들어서다. 1996년에야 국제 커뮤니케이션 측정 및 평가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Measurement and Evaluation of Communication, 이하 AMEC)가 설립되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2010년 6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5개 주요 PR단체들이 발표한 선언문(Barcelona Declaration of Measurement Principles)이 채택되기도 했다. 이 선언의 7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목표 설정과 측정은 매우 중요하다. 목표는 가능한 한 계량화해야 하며 측정은 전통미디어와 소셜미디어를 포함해 주요 이해관계자의 인지, 이해, 태도, 행동 등의 변화를 포괄해야 한다.

2. 아웃풋(Output·산출결과)보다 아웃컴(Outcome·성과) 조사가 바람직하다. 성과에는 구매, 기증, 기업평판, 공공정책 등에 대한 각종 조직의 이해관계자 인지, 이해, 태도, 행동 변화 등이 포함된다.

3. 가능한 비즈니스 결과에 미친 영향을 측정해야 된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판매와 매출 등 증대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4. 매체 측정은 양적·질적 양면으로 실시한다. 예컨대 기사가 난 신문의 발행부수도 중요하지만 논조(tone), 이해 당사자나 오디언스의 특정 매체에 대한 신뢰도나 상관관계, 보도 내용의 긍·부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

5. 광고환산가치(AVE)는 PR의 가치 측정 기준이 아니다. AVE 주장의 근거로 미국 광고계 거장 오길비(David Ogilvy)가 한 말, 즉 보도기사가 광고의 6배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받아들여져 왔지만 증거는 없다.

6. 소셜미디어는 측정할 수 있고 측정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일은 소셜미디어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예상 성과의 결정이다.

7. 건전한 측정을 위해서는 투명하고 반복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콘텐츠의 근거와 수집방법, 분석방법은 기계식인가 아닌가, 또 서베이의 경우 표본 관련 사항 등과 통계상 방법 등이 해당된다.

바르셀로나 원칙은 PR업계에서 발표한 여러 연구 중 PR효과 측정의 중요성을 공식화한 이정표와도 같다. 실제 해당 선언이 나오고 난 뒤 관련 단체, PR회사, 연구기관, 학계 등에서 수많은 세부 실행 방안이 나왔다.

AMEC의 경우 2011년 ‘AMEC 합리적 메트릭(AMEC Valid Metrics)’을 발표했다. 단, 실무에선 이용하기 어색하다는 한계가 지적되기도 했다. 2016년에는 ‘AMEC 통합평가 프레임(AMEC Integrated Evaluation Framework)’이 나왔다.

내용을 보면 큰 틀에서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목표 설정과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의 인풋, 활동, 그 결과로 얻어지는 아웃풋, 아웃컴, 효과(Impact) 등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전략 커뮤니케이션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핵심 조치, 이해를 돕는 사례, 적용 가능한 기준과 방법들을 비교적 상세히 기술했다.

불과 10페이지도 안 되는 이 연구 결과는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인 측정 안내서라고 생각된다. 원문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PR 30년, 과제 주어졌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PR연구센터는 모든 PR계획을 수립할 때 캠페인 총예산의 약 9%를 효과측정 비용으로 책정할 것을 권하고 있다. 가치를 생산해내는 PR활동에도 성과 측정과 객관적 평가는 필수라는 얘기다.

집권당 노태우 대통령 후보의 1987년 6·29 선언에서 시작된 표현의 자유가 계기가 돼 현대적인 PR에 접어든 지도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국내에도 PR업을 표방하는 회사가 적어도 200개는 넘게 있다. 이 정도 업력과 규모라면 PR의 성과측정이 어렵다는 핑계는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

지난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 전차군단에 두 골을 넣는 우리 젊은 선수들을 보면서 PR분야에서도 ‘Can Do 대한민국’이란 생각이 들었다. 당장 전면적인 변화가 어렵다면 정부에서 내놓는 제안요청서(Request for Proposal, RFP)만큼이라도 PR의 효과 측정 항목이 의무적으로 명시돼야 하지 않을까. 이것저것 다 해달라는 백화점식 요청보다 훨씬 더 실효성 있고 실제적인 PR활동이 뒤따르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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